Wine bar Corkbuzz, NYC / Wine Social, 청담
언젠가부터 한국에서도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다양한 와인을 구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와인 콘텐츠들도 많아졌는데요. 와인에 미쳐있는 1인으로서 행복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분들이 와인을 마시고 와인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와인은 뭔가 어렵다, 난해하다는 인식들은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건 꼭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와인이 아무래도 다른 술에 비해 지역이나 빈티지, 품종까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접근이 어딘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 인 것 같은데요. 이런 분들에게 와인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혹은 와인에 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지식들을 와인과 함께 제공하는 뉴욕과 한국의 와인 공간을 살짝 소개해볼까 합니다.
NEW YORK _ Corkbuzz Wine Studio : 단순히 와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와인 교육을 파는 와인바
75 9th Ave, New York, NY 10011
Corkbuzz는 마스터 소믈리에, Laura Maniec가 오픈 한 레스토랑 겸 와인 바입니다. (마스터 소믈리에는 소믈리에 중에서도 최고 탑 레벨의 소믈리에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한데요. 세계적으로도 몇 명 되지 않을 정도로 취득이 어렵다고 합니다.) 마스터 소믈리에가 오픈 한 만큼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구비할 뿐 아니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글라스 와인부터 다양하면서 재밌는 콘셉트의 Wine flights를 제공합니다.
와인 플라이츠 Wine flights는 와인 테이스팅 코스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다양한 셀렉션의 와인을 테이스팅 할 수 있도록 글라스로 제공하는 걸 말합니다. 어떤 와인인지 메뉴판에 미리 설명해두고 고를 수 있게끔 하기도 하지만, 아예 어떤 와인인지 모르게 숨긴 상태의 블라인드 테스트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화이트 와인 코스, 레드 와인 코스처럼 고를 수 있게도 하고 화이트, 로제 , 레드 여러 가지를 골고루 섞은 플라이츠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Corkbuzz는 와인 스튜디오라는 이름답게 이런 블라인드 와인 플라이츠가 잘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매번 구성이 바뀌니 갈 때마다 새로운 와인들을 접할 수 있고, 와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이 '와인 테이스팅 노트'도 함께 제공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너무 전문적이라 어려운가 싶지만, 와인 초보들도 그냥 느끼는 대로 적다 보면 와인의 향과 맛에 집중하게 되고, 그냥 술로서 호로록! 마셔버리는 와인이 아니라 기억에 새겨진 특별한 와인이 됩니다.
이렇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끝나면 담당 소믈리에가 와인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자세히 해주는 것도 특징입니다. 와인 생산 지역부터, 품종, 생산자, 그리고 전문가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까지 설명해주면 그날 마신 와인은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기억이 되는 거죠. 와인 러버들과 와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만 뿐만 아니라 초보자에게도 와인에 대한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Corkbuzz는 뉴욕 첼시마켓 안에 하나, 유니온스퀘어 근처에 하나.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니온스퀘어점이 조금 더 넓고 다양한 모임이 가능하도록 큰 테이블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시음회나 교육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서 블라인드 와인 플라이츠를 즐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 매번 패기 있게 블라인드를 도전하지만 말도 안 되는 답을 쓰는 사람입니다)
와인소셜. Wine Social. 청담 : 계급장 떼고 즐기는 와인오마카세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6길 71-2 (신사동)
뉴욕에만 꼭 이런 공간이 있는 건 아닙니다. 청담 도산공원 앞에 위치한 와인소셜은 Corkbuzz 부럽지 않을 만큼즐겁고 재미있는 공간인데요. 나의 취향을 찾아주는 와인 문화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오픈한 와인바입니다. 사실 오히려 Corkbuzz보다 Wine Flights 자체에 더 집중해서 만들어진 공간이고 더 독특한 재미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메뉴판 자체가 굉장히 심플하게 2~3가지 코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즈널로 운영되는 코스는 2가지인데 (대부분 2개월 주기로 바꾸신다고 합니다) 주로 클래식한 와인으로 구성된 코스 A, 조금은 펑키하고 독특한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코스 B가 있고, 나머지 코스는 시즌과 관계없이 연중으로 운영되는 코스 C가 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의 코스를 주문하면 소믈리에 분이 다섯 잔의 와인을 서빙해주십니다. 와인에 대한 특별한 설명 없이 서빙해주시기 때문에 와인의 맛, 색깔, 향 등을 '계급장 떼고' 테이스팅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비싼 와인이라고 하면 왠지 더 맛있는 것 같고, 싼 와인이라고 하면 왠지 싼 맛이 나는 것 같은 게 사람 심리인데요. 이렇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서 본인의 취향을 찾기도 하고 편견 없이 와인 자체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와인소셜에서는 함께 간 사람들끼리 와인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장치도 함께 제공하는데요. 손님은 여러 가지 이미지가 담긴 5장의 포토카드를 받게 됩니다. 사진의 이미지와 와인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매칭 하면서 와인의 느낌에 대해서 조금 더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와인소셜은 보틀샤크라는 와인 수입사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틀샤크에서 수입하는 와인 외에도 다양한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서 다른 수입사의 와인도 함께 구성하고 있다고 해요. 와인은 단순한 알코올도 아니고, 반대로 또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걸 소개하는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이제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팔아야 한다 - 는 말도 식상해질 만큼 제품과 콘텐츠, 그리고 문화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만으로는 매력이 없는 세상입니다. 상품과 공간에 담은 스토리텔링,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링, 제품의 가치에 대한 설득과 이야기들이 고객을 이끄는 것 같습니다. 두 와인 공간을 보면서 고객에게 취향과 가치를 판매한다는 것에 대한 접근을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