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 Q&A - 1
정신과 약을 먹으면 졸립지 않나요?
정신과에 내원한 분들께 약물 치료를 권할 때 가장 많이 여쭤보는 질문 중 하나가 약을 먹으면 졸립지 않은지에 대한 것입니다. 정신과 약을 먹게 되면 하루종일 졸립거나 멍한 상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입니다. 정신과 약은 졸린 약과 졸립지 않은 약이 각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의사는 약을 처방할 때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환자분의 상태에 맞게 처방을 합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어떤 분은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반해 다른 분은 평소보다 더 많이 자고 낮에도 무기력한 상태입니다.
밤에 잠을 잘 못자는 분의 경우 저는 졸립게 하는 항우울제를 취침전에 사용하여 환자분이 푹 잘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반면에 과수면을 하는 환자분의 경우 아침에 먹는 각성효과가 있는 항우울제를 처방하여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졸립지 않도록 합니다.
설령 졸린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경우에도 평소 기상 시간 이후에는 졸립지 않도록 환자분의 상태를 확인하며 약물 용량을 조절해나갑니다. 즉, 수면은 깊고 편안하게 취하도록 만들고 오전과 낮시간에는 정상 컨디션으로 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처방합니다.
불면 증상으로 인해 졸린 약을 처방했던 환자분이 상태가 회복될 경우 같은 용량에도 이전보다 더 졸립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환자분의 증상을 다시 체크한 후 기존에 처방한 졸린 약을 감량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여 잠이 오지 않거나 너무 졸린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을 조절해 나가면 됩니다. 졸린 정신과 약 중 항불안제는 특히 작용 시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충분한 상의를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