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 Q&A - 2
우울증이 심하여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거나 이미 자살시도를 하여 응급실에 온 환자분들의 경우 입원치료를 최우선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분들이 회복될 동안에 보호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신과에 입원을 해야한다는 권유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극구 거부를 합니다. 환자분 본인이 입원치료에 동의를 하더라도 부모님과 같은 보호자분들이 말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입원 환자분들이 회복되는 경과를 지켜봐왔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어하던 분들이 회복이 되어 웃는 모습으로 퇴원을 할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정신과 입원치료는 마음이 힘든 분들에게 굉장히 효과적이고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지금은 제가 외래 치료만 하고 있음에도 필요한 분들에게는 꼭 입원치료를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입원치료의 장단점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저는 급성기 환자들을 주로 보는 대학병원에서 4년간 주치의 역할을 하였고, 수년 이상 입원하는 만성 환자들을 주로 보는 대형 정신과 전문 병원에서도 근무를 하였었습니다. 두 병원의 특성은 상이한데 오늘은 제가 근무했던 대학병원의 입원환경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정신과 병동은 환자분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다른 병동과 분리되어 출입이 제한됩니다. 출입이 제한되는 만큼 병동 안에는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TV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실과 산책을 할 수 있는 테라스, 그리고 탁구나 농구 등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시설과 노래, 미술 등 각종 그룹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정신과 입원 전에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흡연 가능 여부입니다. 병원 시설 내에서는 흡연이 금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담배를 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병원들이 흡연자를 배려하여 담배를 필 수 있는 시설이나 외부 산책 등의 방법을 마련해놓았습니다.
각 병실은 1인실과 4인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화장실은 남, 여 한개씩 따로 있는데, 1인실에는 개인 화장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격리실이라는 곳이 존재하는데, 환자분의 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다른 환자분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분리시키는 공간입니다.
직원들의 공간으로는 면담실과 간호사실이 있는데 면담실에서는 담당 주치의와 면담을 진행하는 공간이고, 간호사실에서는 환자분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간호 업무를 진행하는 곳입니다. 의료진은 8시간씩 3교대를 하며 24시간 환자분들과 같이 생활하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입원 생활 및 치료 과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