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인간심리 실험실이다

by 자유학개론

투자로 다져진 확신, 그러나 여전한 괴로움

지난 5년간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투자서적, 경제서, 성장 관련 도서들이었다.

유튜브로는 500시간이 넘게 투자와 성장 콘텐츠를 시청했고,

실전 투자로 쌓은 경험까지 더해져 이제는 나만의 투자 세계관이 단단하게 서 있다.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것은 이제 확신한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투자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예전 같지 않다.


오히려 공부의 기회로,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즐거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행복한 부업이자, 언젠가는 가장 많은 현금을 창출하는 본업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아직까지 직장에서 느끼는 인간관계나 부조리로 인한 스트레스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당히 수동적이고 회피적인 태도를 지닌 동료나

무능력한 리더를 볼 때마다 화딱지와 분노의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왜 이럴까? 곰곰 생각해보니 답이 보였다.


과거의 나와 마주하는 고통

아마도 그런 모습이 내가 인생에서 가장 저점에 있었을 때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의 나도 그랬다. 수동적이고, 회피적이고, 결정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때 당시 정말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나를 개조했기 때문에,

지금 그런 모습을 보면 과거의 내가 떠올라 더욱 견딜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 감정에 더 솔직하기로.

큰 꿈을 꾸기로, 성공하기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로 다짐한 만큼,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이들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로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무능한 리더는 회사에서 구조적으로 바뀔 수 없다.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분노하거나 불안해하기보다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인간심리와 관계의 실험실로 보는 프레임으로 연습해보자.


대학이라는 특수한 실험실

나는 현재 모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한 지 7년차다.

대학의 주요 리더십 포지션인 학장, 처장들은 모두 현직 교수가 맡고 있다.


대부분 일생을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보냈기 때문에,

아무리 하버드나 스탠포드 학위를 보유했다 하더라도 실무와 현장 경험이 전무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문제는 잘 지적하고,

이상적인 아이디어는 꾸준히 설파하지만, 내부에서 매듭을 풀 수 있는 혜안이 없다.

문제가 생겼을 때 수습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런 부분을 십분 인지하고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교수는

자신이 하버드대 박사학위가 있고 우수한 논문을 썼다고 해서

행정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유형이 진짜 똑똑한 케이스다.

본인이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자신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사전에 체크하여 정책결정에 하자가 없게끔 디자인한다.


변화의 조짐과 내려놓음의 시작

실제로 요즘 교직원으로 입사하는 신규직원의 학부 스펙이 현직 교수의 학부 수준만큼

혹은 이를 능가하는 학력을 보유한 자들이 많다.

앞으로 대학의 리더십 포지션 중 일부가 직원 출신으로 채워지는 날들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는 현 직장에 대한 애증의 감정도 서서히 내려놓고 앞으로 내가 갈 길에 집중하고자 한다.

엄청난 상승과 성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앞으로 여기서 남은 시간도 길어야 5년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이곳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인간관계와 본능을 유심히 관찰하며 혜안을 쌓을 생각이다.


3자 시점이 주는 놀라운 이점

이처럼 상황을 3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면 엄청난 이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첫 번째, 감정소모가 현저히 줄어든다. 덕분에 내 목표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두 번째, 무엇보다 행간의 관계 흐름에서 인간본능의 핵심과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또 저러네, 답답해 죽겠다"며 화를 냈을 상황에서,

이제는 "아, 저 사람은 지금 불안감 때문에 결정을 회피하고 있구나"

"저 반응은 자존감을 보호하려는 메커니즘이네" 하며 분석하게 된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사람의 다음 행동까지 예측이 되기 시작했다.

인간의 행동 패턴이라는 게 생각보다 단순하고 반복적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투자와 사업으로의 확장

그리고 나는 이것을 향후 투자와 사업에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주식시장도 결국 인간의 심리가 만들어내는 곳이다.


탐욕과 공포, 불안과 확신, 회피와 도전.

직장에서 관찰한 인간의 본성들이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심리를 이해하고, 파트너의 성향을 파악하고,

경쟁자의 다음 수를 예측하는 것. 모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그런 면에서 지금 이 직장은 정말 값진 실험실이다.

돈을 내고도 얻기 어려운 살아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매일 접할 수 있으니까.


새로운 프레임, 새로운 시작

요즘 후배들이 묻는다. "선배, 어떻게 그렇게 여유로워 보이세요?"

나는 웃으며 답한다. "관점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 보여."


5년 전, 피를 토하며 나를 바꿀 때는 몰랐다.

그때의 고통이 지금의 관찰력을 만들어줄 거라는 걸.

그때의 분노가 지금의 여유를 만들어줄 거라는 걸.


이제 나는 회사를 인간심리 실험실로 본다.

매일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새로운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내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된다.


분노했던 과거의 나에게 고맙다.

그 덕분에 지금 이런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앞으로 여기서 보낼 5년.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관찰자로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을 무기 삼아 진짜 자유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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