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공방글쓰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초조해졌다. 진심으로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좋아하는 일을 정하라니. 직업 군인 이후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책에서 언급하는 “‘가장 싫은 것’부터 찾아내라.”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끊고 자기 말만 하는 것’,’비 생산적인 회의’,‘눈치 보는 분위기’,’가식적인 인사’ 등 리스트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나씩 적을 때마다 뭔가 속이 시원했다. 어느 순간엔 나도 몰랐던 내 감정들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아, 내가 이런 걸 진자 싫어했구나.” 싫은 것들을 찾아보니, 그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끝까지 들어주기’,’조용한 아침’,’내 속도로 일할 수 있는 자유’ 같은 것들이 말이다.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오답을 지우다 보니 남은 게 진짜였다.
가장 싫은 것부터 찾았더니 다음에는 가장 좋아하는 것이 남았다. 그렇다. 거창한 꿈 대신, “이건 진짜 싫어!”라는 외침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