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국 석사 챌린지 Episode 4
지난 1년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온라인 석사 프로그램(MSCSO)을 통해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적고자 한다. 그리고 이 1년이라는 시간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도. 봄학기를 시작으로 여름 계절학기, 가을학기를 지나며 이루 말 못 할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지금 나를 압도하고 있는 감정은 '뿌듯함'이다. 랜선 석사 도전은 결과적으로 내 삶과 커리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학비는 앞선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한 과목당 1,000 USD이다. 총 10과목을 들어야 졸업이므로 재수강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졸업까지 학비는 10,000 USD가 필요하다. UT Austin의 경우 매 학기마다 ISS(국제 학생 및 학자 서비스)에서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125 USD를 추가로 요구한다. 내 경우 가을 학기에 CS388(자연어 처리)과 CS380(가상화) 두 과목을 들었고 등록금으로 2,125달러를 지불했다.
ISS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이민과 세금, 재정 지원과 관련된 상담 등을 제공한다. 국제 학생들이 학업과 현지 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 기관인데, 사실 온라인 수강생이 받을 도움은 많지 않다. 아래는 지난 비상 계엄령이 내려졌을 당시 ISSS에서 보낸 사려 깊은 이메일.
미국 온라인 석사 과정은 Coursework(수업활동) 위주다. 논문을 써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옵션은 있으나 오프라인 학생과 같은 수준으로 교수님의 케어를 받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시간대도 다를 뿐 아니라 교수님은 on campus 학생들 신경 쓰기에도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논문을 꼭 써야겠다면 미리 좋은 주제를 선정하고 교수님께 끈질기게 사전 컨택하는 등의 노력은 필수다. 연구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온라인 수강생 논문지도에 대한 입장(?)을 써두시는 교수님도 있다.
나는 올해 총 4과목을 들었고 성적은 3.75/4.0을 기록했다. 업무 강도가 있는 편이라 매 학기 2과목씩은 들을 수 없어 계절학기를 수강했고, 결과적으로 1년 중 10달 반을 업무와 학업을 병행했다. 도저히 공부할 기분이 아닌 날도, 더 이상 모니터를 볼 체력조자 없다고 느껴지는 날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고 보려고 노력했고, 운도 조금 따라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만약 업무 시간이 예측 가능하고 강도가 적당하다면 정규 학기(가을, 봄)에 2과목을 듣고 계절학기는 듣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면 산술적으로 5학기 즉 2년 하고 한 학기를 더 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처럼 퇴근이 8~9시 또는 그 이후라면 한 학기에 2과목은 정말 쉽지 않다. 따라서 계절학기를 적극 활용해야 3년 내 졸업이 가능하다. (보통 현업과 병행하는 경우 3년 내 졸업을 목표로 한다.)
성적을 매길 때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Grade Curve'를 사용한다. Grade Curve란 학생들의 성적 분포를 특정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의 점수분포가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 교수는 학업 성취도를 상대적으로 평가하여 A, A-, B+, B 등의 Grade를 부여한다. 내 경험상 전체 수강생의 50% 정도가 A학점을 받았다. 그러니 프로젝트, 퀴즈, 시험이 매우 어렵더라도 Grade Curve를 믿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 반대로 난도가 낮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나에게 쉽다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니까.
온라인 석사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내 삶을 바꾸는 중이다. 우선 Chat 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면서 관련 요소 기술과 응용서비스, 제품들에 관심이 커졌고, 결국 회사 내 AI와 관련 높은 부서로 포지션을 옮겼다. 일과 관련된 전공이기에 직, 간접적으로 업무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주어진 시간 내 일과 공부 그리고 가족들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은 내 시간 관리 능력을 높여 주었으며 심지어 아플 시간도 없기에 체력 관리까지 더 잘하게 됐다. 다국적 인맥이 생기고 영어 실력이 느는 건 덤이다. 앞으로 남은 2년, 랜선 석사과정이 나를 또 어디로 데려다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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