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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단 Dec 17. 2019

5분 자유론

고전 도슨트 1화

사회 구성원이 갖는 자유의 가치와 한계, 공동체가 개인의 자유에 얼마나 간섭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인 사례와 논증으로 풀어낸 명작이다. 물론 현대인의 시선으론  동의하기 힘든 부분들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1859년에 출판된 책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많은 생각 할 거리를 주는 걸 보면 고전의 가치가 이런 것이구나 싶다. 자유론은 서론을 포함하여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서론]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우리들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공공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해 상호 간의 약속이 필요하다. 그 약속은 역사가 진보하면서 예절, 도덕, 법률이라는 형태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개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어떤 근거로 얼마나 제한할 수 있는가? 밀은 이렇게 얘기한다.



인류가 개인으로서 또는 집단으로서 타인의 행동에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정당한 근거는 자기방어이다.

...
자신의 육체적 또는 정신적 행복은 충분하고 정당한 이유가 못된다.
...
우리가 하는 일이 타인에게 조금도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그들로부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으며, 그 행위로 초래되는 결과를 감수하는 한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요구한다.



계급과 노예가 존재하였고, 여성이 정치를 할 수 없었던 시절에 나왔던 이 책은 민주주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 현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또한 동시에 국가와 국민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에 한하여 그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
밀은 올바른 사회를 위해서는 절대 무오류성 (자신의 주장이 절대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진리가 아닐 수도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서로 대립되는 의견들은 진리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 어떤 의견이 진리라 하더라도, 그 의견은 비판과 견제를 통해 사람들에게 더욱 선명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게 된다. 밀은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것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졌으며 과거에 도덕적, 과학적으로 올바르다고 믿었던 많은 것 들이 현대에서는 오히려 부덕하고 잔인한 행위가 된 많은 사례들을 통해 자유롭고 충분한 토론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민주 정치와 귀족정치, 사유재산제도와 평등, 협동과 경쟁, 사치와 금욕, 사회성과 개인성, 자유와 통제 그리고 기타 실제 생활상의 끊임없는 모든 대립에 관해서 쌍방을 찬성하는 의견이 평등한 자유 속에서 발표되며 도일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활발하게 주장되고 변화되지 않는다면, 쌍방의 요소 거 공평하게 취급받을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저울대의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가는 것이 이치다.
...
오직 의견의 차이를 통해서만 진리의 모든 측면을 공평하게 다룰 기회가 생긴다
...
진리의 여러 부분 사이의 맹렬한 싸움이 아니라 진리의 반쪽이 은밀히 억압당하는 일은 가공할 만한 해악이다.




[행복의 한 요소로서의 개성]
밀은 건강한 사회의 조건으로 개개인의 다양성을 강조한다. 개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서로 결합 됨으로써 개성의 활력과 풍부한 다양성이 발생하며 이것들이 서로 결합되어 독창성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육체적 능력과 마찬가지고 정신적이며 도덕적인 능력 역시 사용함으로써 향상될 수 있고, 자유로운 의견과 토론은 개개인의 정신 즉 개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또한, 개성을 억압하는 것은 여론과 습관의 압재(과거의 것을 고집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성향을 얘기하는 것 같다)이며 발전된 사회를 위해서는 그러한 것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자유론>
개성을 파괴하는 것은 어떠한 이름으로 실행되는 것이라고 공언해도 모두 전제 정치이다.
...
현존하는 선한 것들은 모두 독창성의 성과라는 사실을 상기하여 겸허한 태도로 앞으로도 독창성이 성취시켜야 할 일이 남겨져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할 것이다.
...
사람들이 다름에 따라서 정신적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도 달라진다. 그들 모두가 동일한 정신적인 환경과 풍토 속에서 건전하게 생활해 갈 수 없는 것은 모든 종류의 식물이 동일한 물질적 환경과 풍토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개인에 대한 사회 권위의 한계]
사회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 은혜에 보답할 의무가 있으며 또한 일정한 행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개인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 간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하며 사회에 필요한 노동과 희생을 각자 자기 몫만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를 이루기 위한 인간 상호 간의 이러한 규칙들이 준수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각자 자신에 관한 일에 있어서는 개인의 자발성이 자유로 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밀은 어떤 생각과 행동이 그 사람에게 일반적인 관점에서 해가 될 것을 예상하더라도 그것을 강제할 어떠한 명분도 없으며 그러한 것이 가능한 유일한 경우는 개인이 개인 또는 사회에 자발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경우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특히 그는,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을 유해하고 모욕적인 것으로 여기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리의 적용]
밀은 개인은 자신의 행위가 자신 이외의 어느 누구의 이해와도 관계되지 않는 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고 얘기하면서도 개인의 정당한 목적(이익) 추구가 많은 경우에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나 손실을 준다는 것을 인정한다. 재미있는 점은, 밀은 이러한 개인과 개인 간의 이해관계 대립은 나쁜 제도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해관계의 갈등을 피해 갈 수 있는 제도는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하더라도 지속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이해관계는 밀 역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간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자연의 조건 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장 요즘만 해도 출퇴근 카풀과 택시 간의 갈등, 대형마트 와 골목 상권, 최저임금 문제 등 수없이 많다. 현대의 민주제에서 중요한 점은 그러한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합의해 나갈 것인가로 바뀌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모든 사람은 헌법이 부여하는 기본권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더 큰 자유, 더 실질적이고 체감되는 자유를 가진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사회 권력을 지닌 사람들임은 분명하다. 나는 실질적 자유의 분배를 위해 정부 규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규제는 경쟁의 공정성 확보와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만약 정부나 사회의 간섭이 전혀 없다면 자본주의 사회는 거대 자본의 독무대가 되어 또다시 인간과 집단의 탐욕을 극단적으로 몰아갈 것이다. 최후의 자본주의가 제국주의가 되지 않기 위해, 자유라는 이름의 폭력을 휘두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규제의 범위와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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