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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작가 Dec 03. 2023

A whole new world

아름다움

나는 영어가 좋았다.

꼬부랑꼬부랑 생긴 철자들, 둠칫 두둠칫 리듬을 타는 듯한 특유의 억양,

영어라는 언어에서 느껴지는 스웩이 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정말이지 눈이 번쩍 떠지는 일이다.

언어의 소리, 모양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truly completely facinating


초등학교를 지나 중, 고등학교 때를 생각해 보면 영어 수업 시간은 조금 특별했다. 책상에 고개를 박고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된 듯  혼자만의 시간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책상을 서로 붙여 마주 보았고 새로운 문장, 표현을 입 밖으로 꺼내어 보곤 했다.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웃음이 피식피식 터지며 까르르 까르르. 우리는 생기 넘치고 살아있었다. 만약 옆에서 지켜봤다면 ‘어, 이거 수업 시간 맞아?’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언어는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배운다. 때로는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맥락을 익히며 배웠다. 그렇게 나는 영어를 통해 내가 사는 세상의 동그라미를 조금씩 키워나갔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것.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A whole new world~

 A dazzling place I never know~”



중학교 때에 알라딘 OST인 'A whole new world' 노래를 배웠다. 선생님은 알라딘 영화 속 장면을 함께 보여주셨는데 마치 내가 양탄자를 타고 나르는 것 같았다. 멜로디도 가사도 그 속에 있는 단어 하나하나까지 너무 아름다운 곡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XTLJmYsaUQ


알라딘의 이 장면을 보면 안다

영어는 나에게 A whole new world이고

A dazzling place that I never new 이다


이제서야 느껴지지만 영어공부는 단순히 영어라는 과목의 시험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A, B, C 철자를 누가 더 잘 외우는지, 파닉스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영어는 과목이기 이전에 언어이고 살아가면서 평생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순간에 누리게 되는 아름다움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굉장히 커다란 세계를 마주하는 일이다. 언어 뒤에서 풍겨오는 다른 문화를 보게 되는 일이고 한국어와는 다른 낯선 소리를 감각하는 일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사람은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듣는 음역대가 다양해진다. 다른 언어체계속의 규칙을 익히며 그 안의 정돈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다. 세상을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변에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있거나 언어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다. 여기서 느껴지는 설렘과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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