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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Apr 15. 2019

교육의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북리뷰]

폴김x함돈균 대담집

  이 책은 스탠퍼드대 교육공학자 폴김과 인문학자 함돈균의 대담집이다. 즉, 인터뷰어인 함돈균의 질문과 폴김의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폴김의 교육마인드, 혁신적 교육 활동과 더불어 함돈균의 교육적 생각 또한 엿볼 수 있다.


 1. 이책의 첫번째 키워드는 ‘혁신’으로 시작한다.


스탠퍼드대 교육공학자 폴김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일까? 그리고 혁신은 교육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터뷰어인 인문학자 함돈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회 혁신의 처음과 끝이 모두 ‘사람’과 관련이 있고, 그래서 결국은 사람을 키우는 문제인 ‘교육’에 관한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폴 김 교수의 대답,

 “ 혁신이 안되는 사회는… 결국은 다 사람이죠. 사람들이 그 사회의 어떤 상태를 표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절대로 혁신은 안 일어납니다.”


두 사람의 공통키워드는 ‘사람'이다.

그럼 혁신은 어떻게 일어날까? 폴 김 교수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할수록, 질문이 근본적일수록 질문의 가치가 크고, 파급효과도 크다”


2. 대학에는 왜 혁신이 필요한가?


“대학을 보면 어떻습니까. 참 변화가 없다.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시스템안에서 비슷한 훈련, 생각을 하고 시계속도도 멈춰있다. 500년이 지나도 대학은 별 차이가 없다. … 사회적 변화를 원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발달, 개발이라고 다 ‘혁신’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


혁신에 대한 폴 김 교수의 접근 중 마음에 걸리던 부분이 있었고 내마음을 아는 듯 함돈균은 이를 정확히 지적하면서 물어본다.

“선생님의 생각 중 고통받는 현장 외부에 있는 인식의 주체들이 고통 현장에 있는 이들의 상황에 개입해야 한다는 관점은 근대 유럽인의 계몽주의와 비슷한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이상이 자꾸 듭니다.”

이에 폴 김 교수는 총의 예를 들면서 “근거와 목적이 명확할 수록 혁신이 된다...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가치 지향적 질문이 생략되었거나 가치 지향이 보는 사람에 따라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 는것” 이라고 답한다. ‘어떤 '가치’인가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안주하느냐 vs 질문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때 교육자의 역할은 질문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내는 것, 질문할 수 있는 연습을 하게 해야 하는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폴 김 교수가 얘기하는 혁신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 단순함, 맥락화, 지속적 열정과 헌신이 있을 때


3. 책의 제목인 ‘코칭’에 대한 이야기는 2장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코치는 학생의 장점, 단점, 강점, 약점, 잠재력을 정확히 알아야 알고 학생의 최대한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어야한다”


  “코치는 잘 알아야 해요. 뭘 잘하고, 못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상황에서는 정말로 잘할 수 있는지, 코치와 학생 사이에는 그런 자신감이 형성되어야 해요. 학생은 코치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해요. ‘코치가 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방향제시를 해줄 때 내가 최대한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어’”


나도 교사를 하고 있지만 개개인 학생의 장, 단, 강, 약점을 모두 파악하면서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이때 어떠한 마인셋으로 학생을 바라볼 것인가도 참으로 중요하다. 또한 내가 생각한 학생의 잠재력이 맞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선 학생과의 ‘대화’, ‘관찰’, ‘진정성’등이 많이 요구된다.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농구, 축구필드에서의 코치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자기애와 자기자신에 대한 신념을 갖도록 해야죠. 할수 있다는 신념을 아주 빠르게”

이 부분은 나를 포함한 모든 교육자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본적 마인셋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믿는 mindset


But

아무래도 폴 김 교수가 스탠포드의 교수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스탠포드와 같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국한된 교육활동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스탠포드의 교육적 분위기를 묘사한 부분에서의 부러움, 거리감 등을 느끼며 한국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내게 여러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들게 했다.

미국이 활기,피드백, 탈권위주의, 학생중심, 적극성 등이 특징이라면 한국은 오직 시험을 위한 필기를 하러온 학생들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직업에 대한 서로의 생각 역시 다르다. 삼성을 만들것인가?(스탠포드학생들) 삼성에 취업할 것인가?(한국학생들)  

우리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교실모습이 떠오르며 조금은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또한 '배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고민 없이 technology(기술)만 이용해 교육에 접근하는 교육관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을 종종 했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초반을 읽으면서도 '교육을 기술로만 접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아래 부분을 읽고나서 부터 생각이 전환될 수 있었다.


  “스탠퍼드의 좋은교육 조건을 어떻게 열악한 교육환경에 노출된 지역에 활용하고 연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라는 부분과 학습자의 자율권, 믿음을 주는게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점을 보며 폴 김 교수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폴 김 교수가 더 궁금해졌고, 어떻게 현명하게 교육공학을 바라보고 이용할 것인가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생각의 기회로 다가왔다.


4. The great good, global citizen 도 지속적으로 책을 관통하고 있다.

“전 지구적 현실에 대한 개념, 사회적 요구 및 필요성, 파급효과, 그런것을 어릴 때부터 키워줘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도시, 농촌 아이들은 집안에서 그야말로 ‘일손’이다. 교육은 언감생시 꿈에도 못꾼다. 부모들이 반대한다. ‘Labor’로 쓰여야 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학습을 위해 만든 ‘포켓스쿨’과 아이들에게 기기를 주고 ‘스스로 발견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던 폴 김 교수의 접근방법,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책으로펴내는 ‘천일스토리’ 작업 등을 읽으며 단순히 ‘코칭은 이래야 한다’ 라는 이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폴 김 교수가 ‘실행한’ ‘생생한 교육 이야기’가 담긴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폴 김 교수의 행동을 보고 그야말로 change maker, entrepreneur 라고 느꼈다.

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 즉, 맥락화를 통해 그들에게 직접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학습이 가능하게 했다.


맥락화가 없는 도움은 어떤 모습일까?


5.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중 중요한것은 ‘empathy(공감)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 ‘맥락화, 공감'의 과정은 중요하다.


문제 속에 들어가서 이해관계자들의 ‘voice’를 들어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그 중심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진짜문제임을 확인하고 해결방안도 ‘수혜자' 의 입장에서 제시할 수가 있다.

맥락화가 없이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수동적 수혜자로 만드는 ‘도움은’ 나쁜교육하고 똑같다. 지금의 나쁜학교교육, 지식을 전달받는 사람들을 만들고, 지식을 수단으로서 받아가게 한다. 원조프로그램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아프리카카 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 아닌 제공자 입장에서 ‘이게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자의 위안만을 위한’ 방식은 그들을 수동적 수혜자로 계속 만드는 방식이라고 지적한 부분이 ‘코칭’을 넘어 우리모두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   

P. 149 “스탠퍼드 실험실 안에서는 상당히 혁신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혁신은 실험실 안에서만 혁신이다. 실험실에서의 혁신이 현지에서의 혁신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 그중 가장 큰 이유가 추측이 많기 때문이다.”


P. 150 “그 추측이라는 게 관성적인 사고인 거죠. 협소한 자기 경험에 근거한. 사람들을 정말 알고 이해해야 혁신이 가능한 거잖아요. 이해나 공감이라는 게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앎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죠.”


6. 그렇다면 공교육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함돈균님이 다음과 같이 폴 김 교수에서 묻는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을 한국에 전하면 교사든 학부모든 이런 반론이 예상되기는 합니다. ‘폴선생님 말씀은 참 좋은 말씀이다. 그러나 그건 교육원론이고, 미국 같은 나라의 교육환경에서나 통하는 얘기다. 한국 실정과 너무 안맞는 교육 이상론이다.’ 하고 말이예요.”


이에 폴 김 교수의 대답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당연히 반대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죠. 특히 교사나 교육당국의 입장에서 코치할 시간이 없다느니 언제 뭐를 해야 한다느니 할 수 있겠죠. 그러면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시간과 조건을 만들어야죠. 모델이 좋으면, 교육의 비전에 관해 수긍이 간다면, 현실론을 언제까지나 고수하면서 불평하고 불만을 토로할 게 아니라 여건을 수정하고 모델을 바꿔버리라는 거예요. 아닌걸 왜 자꾸 고집하는걸까요. 이러한 것도 일종의 ‘저항’입니다. 변화를 위한 진통이 두렵고 불편하니 기존 시스템의 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거예요.”

-마인셋 전환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


이러한 마인셋 전환을 위해선 교육을 위한 진정한 '리더십'의 역할도 중요하다.


"질문을 마음대로 하고 그것을  자신있게 공유 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게 바로 리더십의 역할이다.”


개인적으로 공교육 교실과-실제 reality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다 changemaker로 성장해야 한다’라는 당위성은 아니지만 학교에서의 그 경험은 중요하다고 본다. ‘power’근육을 키워주는 일이다.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부분 중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 있다.

“두려움에 의존하는 교육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거에요. 단지 두려움 때문에 뒤쳐질까봐 두려워서다른 아이와 다른 다를까 봐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그건 한국교육이 두려움에 근거한 ‘군중교육’이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7. 폴 김 교수가 생각하는 이상적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인터뷰어인 함돈균님이 “학교를 만든다면 최종적으로 무엇을 하는 어떤 형태의 학교가 가장 이상적 학교일까요? 선생님의 관점에서는 질문하는 학교, 질문의 질을 높이는 학교, 질문하는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는 학교가 최종적인 목표이면서 과정이 되게끔 하는 그런것이 되겠네요.”


폴 김 교수“처음에는 그런것을 접할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처음에는 그런것을 exposure할 수 있게,engage할 수 있게끔 하고, experiment할 수 있게. 그 다음에 교육에 대한 empowerment를 가질 수 있게해야죠”

“질문하지 않으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겉모습만 학습자 중심이라고 진정한 학습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학습자중심' 수업이 학교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교사, 교육자의 '마인셋'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역시 공감되는 폴 김 교수의 말이다.

“문제해결중심학습방법론도 결국은 이 방법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한가지 더, 정서가 들어가는 거죠. 문제를 주고서 ‘풀어봐’ 하는 것과, ‘나는 너희들이 정말 똑똑한 과학자라는 말을 들었어. 그래서 이걸 해결해 달라고 도움을 얻으러 여기까지 왔어’ 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요. 그러니까 학습자의 ‘자율권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가 실제 그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와 무관하게 그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렇게 믿음을 주고 필요성을 보여주면, 무의식중에 자기가 믿은 만큼 힘을 표현할 수 있는거죠.”

교사로서, 하루하루 매일 성찰하고, 공부하고, 깨닫고, 아이들과의 관계를 연습하면서 상처와 스트레스도 받지만 '나의 진정성이 아이들에게 통할것이라 기대하며 오늘도 교사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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