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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Jul 01. 2019

추천책_역사의 역사, 어떻게 읽어야 할까?

[Book Re:View]

1. 어떤 책인가?


이제는 정치인의 모습보다는 작가가 더 어울리는 그야말로 알쓸신잡의 귀재인 유시민 작가의 책.

많은 지식을 알기도 하지만 그 깊이와 통찰 역시 넘사벽이란 말이 어울리는 유시민 작가.


그의 2018년 작(作)이며 헤로도토스부터 현재 유명한 지성인 중 한 명인 유발하라리까지 다양한 역사가들의 저술 방식, 그들의 사상과 개인적 삶, 당시 시대상황 등을 통시적, 공시적 관점으로 유시민 작가의 깊은 통찰력에서부터 나오는 평을 적절히 더하여 맛깔나게 서술한 책이다. 이번 책은 유시민스럽지 않은 북디자인을 보여 주었지만 유시민스럽게 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안착했다.  


위에도 언급했듯 당대의 내로라했던 역사가들의 서술방식, 그들의 삶과 생각, 시대상을 보여주며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서사가 주는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책을 펼치는 순간, 역사가의 상상 속으로 들어간다. (출처: Pixabay)


흔히 ‘역사책’에 나오는 역사를 ‘사실’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가에 의해 선택되어 재가공된,  편집된 ‘이야기’이다. 역사가가 어떤 관점으로 역사적 사건을 그리냐에 따라 '악마의 편집'도 '천사의 편집'도 될 수 있다.

다면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행동과 모습들 중에서 역사가가 어떤 면에 더 공감하느냐에 따라 의인의 모습으로도, 악인으로도 묘사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다. 역사가들의 상상은 ‘사실처럼 보이는 실증자료들의’의 흩어진 구슬들을 하나로 꿰기 위한 실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자, 책의 목차를 보면 헤로도토스부터 유발하라리까지 시대순으로 서술이 되었다. 저자의 방대한 역사 지식을 보여준다.

또한 단순히 기존의 역사서들을 편집한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각 역사가들에 대하여 유시민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과 해석이 덧붙여져 있다. 이는 이 책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화룡점정이다.

각각의 요리 재료를 셰프의 맛의 감각을 통해 완성된 느낌이다. 간이 잘 벤 요리를 먹는 느낌이랄까?


Photo by Jonathan Borba on Unsplash


2. 이렇게 역사를 배웠더라면...


개인적으로 내겐 학교에서 배운 ‘역사’ 과목은 사실 ‘배웠다’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단편적이고, 지루한 암기과목이었다. 그래서 역사가 흥미로운 탐구영역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깊게 공부를 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할 방법을 알지 못하기도 했다. 수업시간 ‘역사’ 과목은 지루했고 그저 시험만 겨우 보고 넘기자 라는 마음이 전부였다.


개인적으로 책으로 읽어 본 ‘먼 나라 이웃나라’, '하룻밤에 읽는 유럽사’가 그나마 흥미롭게 읽어본 역사서적이다. 그러다 교사 임용고시에서 요구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 자격을 위해, 당시 EBS 최태성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역사 공부를 하게 되면서 역사가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즉 서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역사는 이렇게 흥미로운 건데, 학교에서 난 대체 왜 그렇게 배워야만 했지?"라는 의문이 함께 따라왔다.


그 후 ‘역사’는 내게 흥미롭게 한 번쯤 깊게 공부해보고 싶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역사의 역사'를 읽으며 다시 한번 역사를 깊게 탐험해 보고 싶은 욕망이 되살아 났다. 즉 이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의 안내서,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언제쯤 역사의 항해를 시작하고 탐험할 수 있을까? (출처: Pixabay)


3. 책 속으로


목차에 나오는 역사가들 중 그나마 이름을 들어본 역사가는 마르크스,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김부식, 그리고 역사과목 서술형 문제의 단골손님인 에드워드 H. 카와 토인비, 하라리 정도였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봤을 뿐 이들도 이들의 저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모른다고 주저할 필요는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 [역사의 역사]는 역사를 서술한 책이 아니다. '역사를 서술한' '역사가'들에 관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유시민 작가의 말이다.

 “훌륭한 역사는 문학이 될 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
사마천- 출처: 위키백과

개인적으로 '역사가의 삶'이 흥미롭게 다가 온 역사가는 '사마천'이었다. [사기]라는 책을 쓰기 위해 치욕을 견딘 것, 총 130편에 52만 6,500자 분량의 저작을 완성한 것. 이토록 방대한 양의 역사서를 쓰게 한 동기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생각과 삶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다른 역사가들도 마찬가지로 방대한 역사서를 쓰기 위해 감내해야 한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그들을 계속 글을 쓰게 만들었을까?

단 순 몇 년이 아닌 몇십 년 동안 말이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과거의 사마천 혹은 다른 역사가의 삶을 보고 싶어 졌다.  


4.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역사의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역사적 지식들을 정확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한번 이 책을 눈으로 읽어내는 것만 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능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어디나 예외는 있는 법이니)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면 책에 적절한 밑줄과 생각, 요약을 기록해야 하고, 욕심을 더한다면 노트필기도 추천할만하다. 책에 나오는 아까운 내용들을 책을 덮는 순간 증발된 지식으로 남기기는 너무 아깝다. 나의 '앎'으로 내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도 읽은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단편적 이미지와 지식들만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책을 다시 읽을 자신도 시간도 없기에,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재정리하며, 공부가 필요하다.


5. 삶에 대한 물음

우리가 역사 속 일부로 남게 된다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아니,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역사서에 기록될 일은 없을 확률이 높겠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남을 거라 생각된다.

가족, 가까운 지인 혹은 짧게 만났던 인연 일지라도 나를 아는 누군가의 기억 속, 특정한 모습과 장면으로 그들이 나의 역사가가 될 것이다. 왜곡도, 포장도 그들에게 달려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다. 당신이 살아가는 오늘, 하루하루를 어떻게 연주하느냐는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하루하루가 모여 완성되는 나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고 싶은가?


+참고+

돌베개출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유시민 작가의 강연들이 올라와 있다.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유시민 작가가 더 궁금하다면 들어볼 내용들이 꽤 있어 추천한다.

다음은 팟캐스트[책, 이게 뭐라고] 녹음 영상에서 유시민 작가가 했던 말이다.

"Right now, Right here.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당신은,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나의 역사를 즐기고 있는가?


<2019.09.03.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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