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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는 영국에서 홈리스들에게 잡지 판매를 통해 합법적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1991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이 되었다. 잡지 판매금의 절반의 수익을 판매원이 가져가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는 2010년 창간되었다.
<출처: https://bigissue.kr/about/mission>
이십 대 초쯤 어느 날, 홍대 거리에서 처음 빅이슈 판매원을 만났었습니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빅이슈입니다."라고 외치며 작은 매대에서 잡지를 판매하던 모습이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그 이후로 알게 된 잡지, The Big Issue. 서울을 돌아다니면 가끔씩 잡지를 판매하는 빅이슈 판매원들을 마주치고는 합니다. 판매원들마다 정해진 장소와 시간대에 잡지를 판매하는데요. 저는 비정기적으로 일, 이주에 한 번씩 판매원들에게 잡지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빅이슈 잡지의 글과 사진들은 연예인부터 일반인들의 재능기부로 채워집니다. 두껍지 않아 휘리릭 한 시간이면 충분히 읽게 되는 분량이지요. 몇 년 동안 잡지를 읽으며 드는 생각은 구성되는 글의 내용들이 점점 풍성해진다는 겁니다. 찾아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사회적 이슈들을 많이 던지며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미처 몰랐던 사회적 약자와 빈틈에 대해 알게 되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작지만 따뜻한 글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지요.
홈리스분들에게 '기부'의 형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혁신적입니다.
몇 해 전 겨울, 주 3회씩 재활치료를 위해 3개월 정도 병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환승하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너무나 춥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마다 버스정류장 옆에서 빅이슈 판매원분이 "빅이슈입니다."라고 말하며 잡지를 판매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마음이 참 많이 쓰였습니다. 추운 겨울이었거든요. 10분도 안 되는 시간도 저는 몸이 떨리는 추위가 느껴지는데, 몇 시간씩 서계시면 정말 몸이 얼어붙는 것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천 원의 잡지 금액 중 절반인 이천오백 원이 판매원분에게 돌아간다는 사실과 추운 겨울 "빅이슈입니다."를 외치는 판매원분의 모습,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며 힐끗힐끗 쳐다보았지만 잡지를 구매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바쁜 길을 서둘러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틀 전 구매한 잡지가 있기에 또 구매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버스가 오고 저는 쓰이는 마음만 남긴 채 병원으로 향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홈리스분들이 구걸이 아닌 스스로 잡지를 판매하고 그 수익의 반을 가지며 자립을 할 수 있는 구조,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구조가 참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매 외 다른 구조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몇 년 동안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날씨에 상관없이 밖에서 '빅이슈입니다.'를 외쳐가며 판매를 하는 구조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잡지를 알리는 계기도 될 수 있지만 당장 스쳐 지나가며 구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짐을 남길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판매를 하는 구조는 순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홈리스분들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자립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판매원분들의 판매량도 많이 감소했다고도 하네요.
개인적인 바람이고 욕심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를 위해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제가 알지 못하는 다른 혁신적 구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며칠 전 구입한 빅이슈 잡지를 읽으며 브런치에 제 생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씁니다.
뛰어난 재능은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내에서 빅이슈 잡지 재능기부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취지는 '빅이슈 판매원분들이 판매 외 다른 구조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썼지만 오늘 하루, 지나가다 마주치는 빅이슈 판매원분이 계시다면 한 권의 잡지를 구매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단지 누군가를 도와주는 행위뿐 아니라 잡지를 읽으며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소소히 알게 되는 재미도 의미가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