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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의종군 Sep 14. 2021

플랫폼 기업의 비판을 바라보며

요즘 카카오라는 기업이 비판의 시험대에 오르며 플랫폼 회사들의 독과점이나 골목상권 침해 문제가 붉어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배달의 민족이 받는 수수료도 문제가 되었죠. 도대체 플랫폼이란 어떤 문제가 있기에 이렇게 비판을 받게 될까요? 조금은 여론몰이에 의해서 맹목적인 비판이 일어나지 않나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 이 글은 특별히 어느 한 편의 입장을 편향되게 바라보지 않도록 노력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먼저 과거에는 없던 플랫폼에 대한 비판이 왜 크게 일어나고 있을까요? 정확하게는 플랫폼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독과점에 대한 경계에 더 가깝게 바라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대한민국의 유일한 자동차 제조사가 되고, 외제차의 수입이 어느 정도 규제된다고 하면, 현대차는 독과점 회사가 됩니다. 가격을 올리거나 서비스가 형편없더라도 대한민국 내에서는 현대차를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과거에는 독과점에 대한 내용이 중심산업인 제조업을 향하고 있었다면, 코로나 이후 진정한 4차 산업혁명에 의한 IT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인터넷 산업이 독과점 시장에 등장하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한 외부 활동들이 제한되면서 멈춰버린 제조업 대신 언택트로 대변되는 IT산업이 단시간에 너무 급성장하면서 독과점에 대한 내용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IT산업은 단독산업을 한다기 보다는 산업간의 중개를 하는 플랫폼적인 성격을 많이 띄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플랫폼 산업의 독과점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사업자 중간에서 피를 빨아먹고 있는 해충처럼 묘사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플랫폼 산업은 정말 사업자 중간에서 수수료 마진을 남기면서 사업자의 수익을 갉아먹기만 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애시당초 그 플랫폼은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플랫폼 산업은 몇 가지 장점들을 제공하는데, 그것들을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카카오라는 기업의 비판이 거세기때문에 여기서는 카카오의 얘기들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플랫폼 기업들은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여 어떤 산업에 대한 잠재적인 고객들을 많이 모았습니다. 사실 그 만큼 사람들을 모으는데, 몇 년 걸렸고 그 비용은 거의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들어 부각되는 개발자의 고연봉들을 부담해가며 사람들을 모아온 것입니다. 비슷하게 유튜브라는 플랫폼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유저를 모았고, 네이버라는 플랫폼도 가두리양식이라는 비판을 받아가며 네이버 생태계 내에서 잠재적인 고객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장사를 한 번쯤 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실텐데요, 사람을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수많은 광고지, TV광고, 지역 신문광고 등을 통해서 마켓팅 비용을 소비해도, 사실 회수되는 비용(찾아오는 고객)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으기 어려운 고객을 다 모아놓은 곳이 플랫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언제 쓰여질지(특정 산업에 소비를 할지) 모르는 고객들을 붙잡아두기 위해서 해당 업체는 계속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례로, 카카오게임이라는 플랫폼이 있습니다. 사실 카카오게임이 유명해지기 전의 일이었는데요,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에 런칭하면서 대박이 났습니다. 그 때 유저가 많이 모여있는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위력을 몸소 체험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사람들의 접근을 좀더 쉽게 해줍니다. 사실 처음 나온 신생 기업의 사이트에 내 개인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가입한다는 것은 좀 찝찝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건을 파는 상점인데, 아무런 개인정보 없이 가입한 유저에게 물건을 파는 것도 판매자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배송이 필요한 경우라면 아무리 개인정보를 넣기 싫어도 '받는 사람'과 '주소'라는 정보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중화 되어있는 카카오나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해당 상점 또는 앱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한 번 둘러보고 말더라도 카카오계정에 대한 암호화된 키값 정도만 남게 됩니다. 또는 물건 하나만 사고 나서 재빨리 탈퇴를 해버릴 수도 있겠죠. 이런 안전함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이 일반 상점보다 플랫폼을 통한 접근에 대해서 좀더 쉽게 열어줍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플랫폼을 통한 시장크기의 증가입니다. 첫번째와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그냥 내가 물건을 파는 가게를 열었고 입소문을 잘 탔다고 가정한다해도 주위의 몇 사람 정도가 방문할 것입니다. 하지만 (특히 IT) 플랫폼의 특성상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보가 제공되고, 먼 곳에서도 우리 가게를 알고 방문하거나 전화로 주문하는 케이스들이 생겨날 것 입니다.


제가 왜 3번째 케이스에 대해서 강조를 하는가 하면, 플랫폼 기업에 대한 비판의 가장 큰 부분이 수수료에 대한 수취때문이기 때문입니다. 가게에서 하루에 10명 정도 손님을 받고 있고, 매출이 하루에 50만원 정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또한 수수료는 매출의 10%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만약 플랫폼에 들어간 후에도 매출이 그 정도라면, 플랫폼이 없을 때에는 50만원 매출이 나던 것을, 플랫폼에 들어가서는 45만원 매출로 줄게 됩니다.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잠재고객을 많이 모아둔 플랫폼에 입점했더니 하루에 20명 정도 손님이 방문하게 됐고, 매출은 하루에 90만원 정도가 되었습니다. 매출의 10%를 수수료로 낸다하더라도 81만원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면 그대로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이니 수수료를 낮추고 싶을테지만, 수수료를 내더라도 전체적인 매출이 올랐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사업을 하다보면, 어느 지점인가 정체되는 점이 올 것입니다. 더이상 고객이 늘어나지 않고 비슷한 정도의 수입이 지속되면, 당연히 사업주는 원가절감에 대해서 고민할 것인데, 왜 이렇게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는 건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단지 가정일 뿐입니다. 플랫폼에 입점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업이 잘된다는 것도 아니고, 입점하지 않더라도 잘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사업에서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호객행위에 대한 부분이 플랫폼에 넘어간 것이고, 사업주의 눈앞에 뿌려지는 전단지에 대해서는 돈이 아깝지 않은데, 수많은 적립금과 쿠폰으로 치장되어 있는 사업주의 눈에 보이지 않는 플랫폼에 사용되는 비용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것과 비슷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음반산업이었습니다. 유형의 자산인 CD를 1만원 가량 주고 사서 모으는 사람은 많았지만, 보이지 않는 MP3 음원을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는 꽤나 드물었습니다. 그것처럼 제조업에 기반한 소비형태에서 무형의 자산인 플랫폼에 기반한 소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사고가 조금은 옛 것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물론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작은 사업자들을 고사시키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할 일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을 큰 기업에서 다 해서 작은 상인들이 죽어간다는 것은 조금 과한 주장입니다. 누구나 처음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그러고 나니 그 이후에 신대륙 개척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후에, 그건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콜롬버스를 비하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카카오 택시가 없었을 때에 우리는 어땠을까요? 택시 기사님과 콜을 연결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서로 찾지 못해서 헤매다가 택시 기사님이 다른 손님을 태우고 가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휴대폰 앱에 익숙하지 못하신 기사님들에게 알려주고 교육하고 이제는 매우 스마트한 기사님들이 되셨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힘들었던 것들, 그리고 들어갔던 비용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사실 쉬운 것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데, 본질대로 쉽도록 바꿔준 것이 플랫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플랫폼이 없다면, 우리는 아직도 시장에서 물건을 사야되고, 택시를 잡기위해서 고생해야 되고, ATM기에서 돈을 찾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막는 것이 맞습니다. 독과점을 하고 있는 회사가 신생회사와의 공정한 경쟁이 아닌 불공정한 경쟁을 하지는 않는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회사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 잘하고 있다는 의견도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만 합니다. 구글의 표어인 "Don't be evil"처럼 언제 악당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플랫폼 산업을 하면서 중개수수료를 받는다고 해충 취급을 한다거나, 플랫폼 산업에 지나친 철퇴를 가하게 된다면 세계 산업을 호령하던 일본이 IT시대에 주목받지 못하는 바로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우리가 받았던 유형의 가치들이 무형의 가치로 변하였음을 인정하고, 그런 서비스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해야됨을 다시금 생각해보길 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약간은 두서없이 글을 쓴 것과 요즘 제기되는 비판에 역행하는 의견이어서 조금 두려운 맘이 있지만, 사람들의 의견도 독과점보다는 다양함이 좋다는 생각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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