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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Jan 06. 2020

펭수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드라마 대본 습작 1 : 비밀이 드러나는 씬 써보기

Q. 이번주 씬 쓰기 과제는 인물들 사이 숨겨진 비밀(감정 포함)이나 진실이 드러나는 씬을 써봅니다. 

A.


#S1_방송국 국장실

방송국 국장 : 또 시청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네.

강PD : 국장님…! 경쟁 프로그램은 펭수가 진행하는 남극의 쿡방입니다. 

방송국 국장 : 쯧 어디서 되도 않는 변명은...당장 시청률 못올리면 자넨 3달 감봉이야!


강PD, 국장실을 나와 방송국 복도를 비틀비틀 걷는다.

바깥 사무실, 동료 PD와 스텝들 전부 듣다 그가 지나가자 비웃는 소리. 


동료 PD1 : 풉 스타PD니 뭐니 잘난척 하더니..제작비 1억도 안드는 프로그램에 탈탈 털렸네.

동료 PD2 : 회당 출연료 수백만원 연예인들 데려다 방송만들면서...기껏 펭귄인형한테 진다는게 말이 돼?

동료 PD3 : 우리 조카가 키즈 유튜버거든? 조카 채널 구독자가 강 PD 프로그램 시청자보다 많은거 알아? (하하) 


쑥덕대는 소리, 점점 커진다.

강PD : (온몸으로 절규하며) 저것들이...알랑방귀뀔 땐 언제고...위선떠는 방송국놈들...이 모든 원흉은 펭수...펭수때문이야 가만두지 않겠어…!

 

#S2_방송국 사무실 / 지하실 

PD1, PD2, PD3 헐레벌떡 달려온다.

국장, 공용 소파같은 곳에 앉아 이쑤시면서 유튜브 골프방송 보고 있다. 

소란스러워 고개 돌려보면


국장 : 아 왠 소란이야?

PD1 : 소식 들으셨습니까?

PD2 : 펭수가 납치됐다니까요!

PD3 : 왠 정신병자가 새벽에 펭수 우리에 쳐들어가서 끌고갔다는데요?

PD1 : 납치범이 유튜브 라이브로 펭수 정체를 생중계한다고 합니다!


모인 사람들, 펭수 유튜브 채널 켠다.


컴컴한 지하실같은 창고 안, 한가운데 켜진 조명.

가면을 쓴 한 남자와 결박당한 펭수의 모습이 비춰진다.

협박범, 펭수 목을 가위로 위협하고 있다.


PD1 : 미쳤나봐! 어쩔 속셈이지?

PD2 : 인형탈을 벗기려는 것 같은데?

PD3 : 말도 안돼! 펭수는 펭수야! 


협박범 : 실시간 접속자가...300만명 넘었군요…제 생에 가장 많은 시청자네요...

펭수 : 살려주세요! 이 또라이가 절 죽이려해요.

협박범 : 모든 원인은 펭수 네놈 때문이야…! 전 수많은 방송인들을 대변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프로그램이 망한것도...방송사 수익이 날마다 쪼그라드는것도!!! 바로 이 망할 펭귄인형과 유튜브 때문이죠!!!! 


PD1 : 뭔 방송인 운운이야! 저 위선자!

PD2 : 근데 저 협박범, 어디서 많이 본것 같지 않아?

PD3 : 그런 것 같기도... 어딘지 익숙해…


펭수 : 그럼 더 재밌는걸 만들던가 이 방송국놈아!

협박범 : 조용히 해!...300만 시청자 여러분...여러분은 속고 계신겁니다. 유튜브라는 가짜뉴스에... 펭수라는 펭귄인형에...제가 이제 그 실체를 낱낱이 밝힙니다! (팔 번쩍 들어 펭수 목 가위로 찌르고)

PD와 국장 일동 : 끔찍해! 못보겠어! (야단떨며 손으로 눈 가리는데 손가락 사이가 다 벌려져있어 눈 멀뚱멀뚱 떠있다)

협박범, 펭수 인형탈 가위로 자르지만...펭수 몸에 가위에 닿자 솟구치는 피. 

이럴리가 없다! 계속 자르는데 선혈 낭자. 펭수, 비명 지르다 죽은 듯 푹 고꾸라진다.

PD3 : 저것봐! 펭수는 펭수라니까! 

협박범, 황급히 방송 끄고. 화면 FADE OUT.


S3_남극의 쿡방 세트장 / 방송국 사무실

다음날, EBS 남극의 쿡방 프로그램 화면, 제작진 공지문이 띄워진다.


‘500만 실시간 시청자가 모인 어제의 방송! 재밌게 보셨나요?

해당 방송은 4월1일 만우절을 기념해 촬영한 이벤트 영상입니다.  

펭수가 진행하는 남극의 쿡방은 이전과 똑같이 방송될 예정입니다.’


멘트 흐르고, 남극의 쿡방 세트장.

여느때와 다름없이 방송 진행하는 펭수. 유쾌하게 방송 흘러가는데.

한편, 소란스러운 방송사 PD 사무실.


국장 : 강PD 어디갔어! 말도 없이 프로그램을 결방시켜? 방송사고야!

PD1 : 3일 전부터 연락두절입니다. 아예 흔적을 감췄답니다.

국장 : 미쳤군! 스타PD니 뭐니 하더니 본인이 정말 스타라도 된줄 아나보지?


방송국 소리 멀어지고, 화면엔 펭수의 눈망울 가득찬다. 

그 눈망울 확대되면서...인형탈 쓴 강PD의 모습 등장.

강PD : (펭수 목소리 따라하며) 냠냠! 자 그럼 이제 참치캔을 따보도록 할까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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