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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남 덕에 엔비디아 사고 2600% 수익 본 썰

by 스몰빅토크

소개팅 제안이 들어온다면 까다롭게 굴지 말고 나가보는게 좋다. 결혼 전 100명과 소개팅 해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나보자.


물론 소개팅이 때에 따라선 피곤하고 기분 나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면 그뿐이다. 요즘엔 식사보단 가볍게 커피 마시며 소개팅 하는 커피팅도 유행이다. 개인적으로 초면에 부담스럽게 식사를 하는 것보단 커피를 마시는게 더 나은 것 같다.


나는 우연히 나갔던 소개팅 자리에서 주식 종목 추천(?)을 듣고, 얼결에 따라 샀는데 수입을 짭짤하게 번 적이 있다.

(제목처럼 수익률 2000%까진 아니다. 어그로 죄송하다.)


20대의 어떤 날이었다.

한 남자가 내 유튜브를 보고 지인의 지인을 통해 소개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마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 공통되는 지인을 찾아낸 듯 했다.)


당시 나는 남자친구가 없었지만 소개팅이 내키지만은 않았다. 상대는 좋은 회사에 다니는, 깔끔한 외모의 회계사였다.


당시 나는 작가 지망생으로 매일같이 글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반백수였다. 잘난 남성들을 보면 사랑에 빠지긴 커녕 속에서 열등감이 피어올랐다.

데뷔 전이라 내 직업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쪽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잘 할 자신도 없었다. (지금도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K 드라마 업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 하지만, 나는 언제나 입을 다문다. 모든 업계가 다 그렇듯 경험해보지 않으면 설명해도 이해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거절을 했다. (본인도 거절했으면서 남들에겐 소개팅 적극적으로 나가라고 말하는 아이러니란 참...)

한번 더 제안이 왔고 생각해보니 만나지 않을 이유도 없는 것 같아 약속을 한달 뒤로 미뤄 결국 장소에 나갔다.


그분은 당시 M&A 관련 빅딜건을 맡고 있었는데, 정신없이 바쁜듯 했다.


맛있는 식사를 했고 재밌는 이야기를 나눴다.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했다.


소개팅남은 직업이 회계사답게 주식을 많이 하는듯 했다. 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엔비디아는 꼭 사놓으라고 강력추천 했다. 엔비디아는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막 흥분해서 말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때가 2021년 1월이었다.


이때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었으면 대략 2600%의 수익을 보는 셈이었다.


그분과는 결국 잘 이어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선물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사람 만나는 자리에 빼지 말자.

그것도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나가야 한다. 인생의 큰 행운은 언제나 전혀 예상하지 못할 때 찾아온다.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비슷한 말을 했다.

"논리는 당신을 A에서 B로 이끌 것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당신을 어느 곳이든 데려가 줄 수 있을 것이다."


사람 만나기 전에 이거 재고, 저거 따지는 사람 치고 연애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결혼정보회사에 다니는 직원분께 들은 이야기인데, 모쏠이고 연애 경험이 적을 수록 맞선남에게 원하는 조건이 빽빽하다고 한다. 우선순위가 뭔지 생각해봐야 한다.


목표가 연애인건지, 피그말리온이 빚어낸 조각상 같은 이상형을 만나는 것인지.


만약 후자를 원하는거라면, 평생 살아도 죽기 전까지 만날 수 없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나는 어찌저찌 지금 결혼해 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꼭 지금의 남편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누굴 만났어도 무난하고 평화롭게 살아낼 자신이 있다.


내가 스스로 서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이런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환상을 저버리는게 좋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살다보면 다 비슷한 사람이다.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40대, 50대가 되어 육아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생각만 해도 진이 다 빠진다.


또한 소개팅 자리에서 나온 귀한 정보를 흘려듣지 않고,

주식 매수로 실행에 옮겼던 것도 잘한 것 같다.

나는 엔비디아 잘 모른다. 그래도 CEO라는 젠슨 황이라는 사람의 관상과 말하는 걸 봤을 때 뭔가 믿음이 갔다.


나는 주식을 사기 전에 언제나 경영자와 회사 분위기를 살피는데, (이 과정이 정말 철저하게 이뤄진다.) 내가 정한 기준선을 어느정도 넘어서면 매수한다. 그리고 이 기법은 꽤나 나름 정확하다.


나는 귀가 얇은 사람이 고지식하고, 자기 고집만 늘어놓는 사람보다 부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만나본 부자들이 그랬다. 귀가 얇다는 건 적어도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 듣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만의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결론

- 소개팅 제안이 들어오면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나가본다.

- 소개팅 자리에서 의외로 좋은 정보들을 들을 수 있다. 흘려듣지 않고 투자에 옮기자.


https://www.youtube.com/watch?v=9U8uA702x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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