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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Jan 16. 2017

연애 계산기

주의 : 절대 두드리지 말 것

세 살 어린 후배를 만났다. 아직 학생인데 이것저것 뭘 참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애였다,

밤을 새워 남자친구 얘길 했다. 

남친이 백수라고 한숨 쉬면서도 자기가 돈을 많이 벌어 하고 싶은 것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는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단다.


그 마음에, 괜히 시큰거릴 정도로 감동받았다. 그런 연애 참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그렇게 말해준다면 난 그 사람을 위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여자친구한테 까르띠에 반지를 사줬는데 거절했대. 그 심리가 뭘까?”



아무런 정보가 없다. 어떤 친구인지, 어떤 여자인지,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사귀었고 무슨 얘길 나눴으며 어떤 미래를 그렸는지. 

서로에게 어떤 점이 끌렸는지. 아무런 단서가 없다. 

까르띠에 반지를 줬는데 거절한 심리가 뭔지 어떻게 유추할 수 있겠어. 근데 그게 얼만데. 그렇게 비싸?


취준생이거나 자리를 못 잡은 친구들은 연애를 안한지 꽤 됐다.

사랑은 우연한건데, 이 시대의 연애는 정밀측정과 계산의 법칙을 따른다

세상이 점점 예측 불가해져서 그런지 인간관계만큼은 손안에 쥐고 있으려한다. 

그래서 소개팅 어플이 그렇게 호황인건가?


어쩌면 나 또한 그런 공식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지. 

불안정하니까. 관계를 정리해 버리고 

내가 가는 불안정한 길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내가 지려 하는거다.


민폐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큰거다.

먼저 안정 된 후에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건.


그치만. 연애가 좀 궁색하면 어때서? 라고 생각한다.

가난해도 부족해도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평등한 건 사랑이니까.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텔레비전 속에서 만들어놓은 연애에 대한 비용에 져버리면 안된다고.

애정마저 없으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 너무 힘들다.

함께 멍청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야지!! 하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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