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알고싶지 않아서
“모든 사람에게 착해 보일 필요는 없어”
단호한 목소리로 그가 말한다.
“착하게 보이려 하는게 문제야..응?”
다 간파당한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억울하다.
“그건 착하게 보이려 한다기 보단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
필요에 의해 착한척 할 수 밖에”
왜 이런것까지 항변해야 싶은 나는 말했다.
“아니 그건 오히려 갈등을 유발해. 타인과의 갈등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적으로 갈등하게 되겠지. 마음 내키는대로 할 수 없는거잖아 그거“
이 토론의 어떤 결론에도 그의 입장은 절대 바뀌지 않으리라는 듯한 말투.
“그래서, 오빠처럼 마음 내키는대로 말도 막 내뱉고, 욕도 막 하라고?
아는 사람한테 돼지상이라 뒷담화하고,
길가에서 종교전도하는 광신도들 보면서 다 죽여버려야 한다고 길길이 뛰고?“
“호불호가 강해서 그래. 사람을 볼 때 딱 판단하거든. 이 사람이 좋은지, 싫은지.
솔직한게 가식적인 인성보다 훌륭한거야.“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어떻게 나눌 수 있어?”
“깊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분류가 가능하지. 말했듯 넌 무관심해서 그런거라니까.
타인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아서 좋은지, 싫은지 모호한 영역에 그냥 내버려 두는거야.“
“좋았다가 싫어질수도 있고 끔찍할정도로 싫었는데 좋아질 수도 있는거잖아”
“그럴 순 있지. 확실한건, 타인에 대해 분명한 스탠스를 취하는거야.
애매하게 구는게 아니라. 무관심해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거, 그거야말로 나쁜거지.
악플보다 무플이 나쁜것처럼”
"오빤 오빠와 똑같은 사람 만나본적 있어?"
"그럼 삶이 정말 행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