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돌아다녀
나인투식스
최소 다섯시간은 꼬박 앉아서 하루를 보내는 사무직 직장인들
진짜 끔찍한 것 같다.
나는 아마 오래 못버틸 것만 같아.
이건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도
매일 기를 쓰고 삼호선 지하철에 오르지
도대체 뭘 위해서?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서.
누굴 만나기 위해서. 뭘 만들고 싶어서?
결국 대한항공 승무원 면접은 안갔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합격을 한다해도
누군가 모욕적인 말을 해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서비스마인드따윈 애초에 내겐 없다.
딱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고 할아버지가 엉덩이를 쳐다본대도 웃는 미소를 지을수가 없다.
나는 그냥 지금이 좋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수영을 가고
퇴근 후 요가를 가고
가끔 쇼핑을 하지.
열매를 주으러 어슬렁거리는 원시시대의 수렵채집인처럼
기사 취잿거릴 샅샅이 뒤진다.
기사를 쓸 때면 뭔가 심장이 달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해.
써보니까 정말 쪽팔리고 중2멘트네.
택시 기사님의 껌을 씹는 저작근 턱을 관찰하면서
여유로워지길. 조금만 더 여유로워지길.
조금 덜 일하길 바랄 뿐이야.
세상은 언제 좀 바뀔까.
<왜 출근하는가> 라는 책을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