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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슬리 보홀 May 06. 2017

<보홀 라이프> 여행이 그러한 것처럼 특별하게

푸른 하늘과 바다를 마주하며 내 안의 소리를 들을 때

매우 바쁜 날들의 연속.

 보홀에 온 이후로
생각지도 못한 작업 의뢰가 많이 들어오네요.
참 다양한 분야로요.

회사 다닐 때 바쁜 리듬에 익숙해져서 일까요.
가끔은 이런 조급함과 촉박함이 흥분된다는 : )

저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주시는
클라이언트들 덕분에 좀 더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어 참 감사한 요즘입니다.




보홀에 제가 만든 로고를 사용하는
가게가 둘이나(?) 있어
한 번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스타일대로 만든 로고를 단 가게들이
알로나 비치에 쭉 늘어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그런 상상.

마치 백종원 거리 같은 (찰싹)

쓸데없는 망상이죠 (찡긋)




아 좋다-
배에서 바라본 뭍의 풍경.

배에 걸터 앉아 있으면
세상과 점점 멀어지는 나를 발견해요.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파란 하늘과 바다를 마주하면
내 마음의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죠.

세상 모든 고민과 집착,
욕심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왔네요.
한국은 설날이 막 지났죠.

명절 냄새 아시나요.
가을엔 가을 냄새,
봄에는 봄 냄새가 나는 것처럼요.
기억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절 냄새는 정말이지 복잡 미묘해요.
설레며 동시에 알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죠.

그리움을 가지고 찾는 명절이라 그럴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엄마 얼굴이네요.

언제나 목에 걸리는 큰딸 걱정
한가득이신 우리 엄마.

맛있는 음식 먹이지 못해서,
늘 함께 했던 명절이라서
더 보고 싶고 애가 탄다 합니다.




정작 나는 명절 느낌도 모르고 지내는걸요.

큰 딸의 부재에
가슴 한편이 공허할 엄마 생각이 나
미안한 마음이 묻어납니다.




이번에 한국에 가게 되면
엄마께 따뜻한 보홀의 온기를
전해드려야겠어요.

빈 마음을 모두 채워주진 못하더라도.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는.

그런 작은 기쁨이 되고 싶어요.




어느 좋은 날. 발리카삭.

팡라오 섬에서 30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작은 발리카삭 섬이 보이죠.

몇 번 가서 마음이 시들해질 법도 한데,
 괜히 반갑고 설레는 건 왜일까요.




오빠 따라 저도 찍어봤지요 : )

제 피부 톤을 보고
몇몇 분은 다이버라고 착각하세요.

그거 아시나요.
저는 프렌젤을 장착했는데 다이빙을 못해요 (ㅋㅋ)
정확히 말하면 바닷물을 정. 말. 무서워하죠.

모두 거북이 스팟 찾으러 다닐 때
전 배 위로 도망을 가요.
(거북이가 저를 물 것 같아요ㅋㅋ)




사실 스노클링도
깊은 바다에서 하면 너무 무서운데,
이 날은 사진 찍어준다며
친구 환철쌤이 유혹했죠.

오빠는 프리다이빙을 하면 살 빠진다며
틈만 나면 영업을 합니다.




제가 프리다이빙을 배운다면
아마 도전해보지 못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날이 머...지..않 아 올 것 같네요...
(자의 5% + 타의 95%)




저도 다이빙 센터에 한 번씩 나가기 때문에
한 주 한 주 새로운 분들을 만나요.

이 멤버는 따로 오셔서 초면이었지만 금세 친구가 되어
마치 나도 배낭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 날은 분위기에 취해 기분에 취해
쿠키와 치즈, 살라미를 사러 갔어요.
긴 긴 수다를 이어가려고요.

참 재밌었던 좋은 사람들.

한국에 가서 또 보자는 약속을 뒤로했죠.




모닝 혼밥 -
(국밥이나 평양냉면이 아니라 조금 아쉽네요)

한국에서는 혼밥 내공이 만만치 않았죠.
혼자 먹을 때는 밥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고
천천히 씹으며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맘대로 틀고요.

누군가와 함께 먹는 것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이런 시간이 필요해요.





어느 날. 오빠와 오붓한 저녁시간.

한 달 동안 이곳저곳에서 초대를 받고
또는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식사 대접을 하느라
단둘만의 저녁시간을 가진 적이 손에 꼽네요.

한 번씩 데이트하는 기분이 나 두근두근.




서로를 바깥에서만 보다
이제는 안을 들여다보는 때.

그 안은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다른 부분들의 마찰이 있는데.

이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말보다는 눈빛과 마음으로써 소통하는 사이.




같이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요.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고,
살아갈 때 버티는 힘이 되기를.

뜨겁게 응원해요 우리를 : )




날씨가 좋은 날은 스쿠터의 속도를 줄여요 :)
차도 많이 안 다니는 길이라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죠.

그러다 스쿠터는 잠시 갓길에 세워두고
여행자 시선으로 사진을 찍기도 해요.




한 번씩 너무나 기분이 좋아 주체할 수 없을 때
이런 풍경들을 수집해요.

매일 마주하는 풍경이지만
모든 게 다르게 보이고 예뻐 보이죠.

구도나 감각이 좋은 건 전혀 아닙니다.

단지 한 프레임에 담는 색이 좋아서,
잘 찍는 모든 방법은 거의 무시를 하죠.



그림 그리면 괜찮겠는데 하면서
물개 박수 (짝짝짝)

 나라서 볼 수 있는 풍경들.
멋대로 찍었지만 뭐 어때-




이런 컬러 조합 좋습니다.

보홀의 집들은 전부 다 알록달록해.

사실 저는 색 감각이 모자란 편이라
자연의 색에서 모티브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이런 감각은
어디서 돈 주고 배울 수도 없잖아요.
매일 보고 수집하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죠!



여행이 그러한 것처럼
매일매일을 특별하게 기록하기를.

대단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알죠.

다만,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일상에 많은 색을 채워나가면 어떨까요?

똑같은 하루지만 다르게 그렸다 지워도 보고
이리저리 덧칠도 해보며.

마치 그림 같이요.




어제 제 지난 일기를 들여다보니,
온통 감사 메시지를 늘어놨더라고요.

삶이 윤택하거나
고민이 없어서가 아닌데 말이에요.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 보면
자꾸 감사할 일이 생긴 대요.
그러다 보면 하루하루 행복감을 갖게 되겠죠.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은 제 자신에게도 감사를 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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