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과 I can’t를 구분하는 것도 역량입니다
No를 외칠 때 Yes라는 사람
“일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현재로서는 빠듯한 일정에 맞추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김 과장은 별 거 아니래요. 할 수 있다던데?”
“김 과장이 그래요? 일정 내 가능하다고요?!”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이 과장은 못 한다 하고, 김 과장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프로젝트는 Go. 당연히 할 수 있다는 김 과장에게 배정됩니다. It’s so simple. 그런데 이 과장은 초조합니다. 벌써부터 스트레스로 가슴이 탁 막히는 것 같다네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예스맨 김 과장이 또 “아묻따 Yes”를 외쳤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김 과장은 해내지 못했습니다. 이 과장의 예상대로요. 그렇다면 남은 일은 누가, 어떻게 수습하게 될까요? 김 과장이 잡아먹은 시간만큼 일정은 더 타이트해졌을 텐데요.
김 과장도 물론 애썼겠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했을 겁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책임함이나 ‘누구든 도와주겠지’라는 안일함으로 시작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저 눈앞의 상사에게 잘 보이려던 의도도 아닐 겁니다. 그러니 억울하다고 호소하겠죠. 다 잘해보려 그랬던 거라고, 본인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요. 아무렴요, 그 마음 이해합니다. 그런데 김 과장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긍정의 힘’만으로 난관을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을요.
무책임한 예스 빌런
회사에 어김없이 한 명씩은 있다죠. 바로 예스맨. 능력만 받쳐준다면 독보적인 에이스가 됩니다. 동료들뿐 아니라 대표와 상사의 신임을 받는 건 당연하고요. 그런데 능력이 없다면? 윗사람에게만 알랑방귀 뀌고, 책임지지 못하는 민폐쟁이에 불과합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을지는 몰라도요.
회사야말로 말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때론 껄끄럽더라도 No를 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요, 이를 회피하고자 무조건 Yes를 남발한다면 뒤따르는 책임감에 허덕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알고 한 선택이면 괜찮습니다. 말뿐인 Yes였다면? 그건 긍정이 아닌 무지이자 무모한 만용이죠. 결국 문제는 ‘케파(capability)’를 모른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케파를 안다는 건
프로젝트 착수에 앞서 결정권자는 고려할 게 많습니다. 현실적으로 돈, 중요하죠. 일정, 데드라인과 함께 내외부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인력, 외부 협력사의 여력까지 체크해야죠. 결과물의 납품 방식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맨땅에 헤딩인 일인지, 내부적으로 소화 가능한지, 외주의 도움이 필요한지 등도 빠르게 저울질합니다. 한 마디로 ‘일의 케파’를 재보는 거죠.
여러 조건들을 검토한 뒤, 내부 담당자를 정하는 시점이면 이미 긍정적인 판단이 섰을 때입니다. 그렇기에 웬만한 반대가 아니고선 밀어붙일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성과(주로 돈) 중심인 리더와 실무자들의 입장이 언제나 같을 순 없겠죠. 상황이 여유롭지 않거나 리스크가 빤히 보인다면? 이때부턴 눈치 게임 시작입니다.
일잘러들은 본인의 역량까지 더하여 ‘전체적인 케파’를 타다닥 계산합니다. 만약 계산이 안 된다면? 성급하게 답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합니다. 정보를 크로스 체크하고, 상황을 요리조리 따져보며, 일의 윤곽을 파악합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할 수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생각이 있다’는 반증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면, 아무 생각이 없으면 질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Yes를 외친다? 옳다구나 하고 일은 던져질 겁니다.
무조건 ‘할 수 있다’ 하지 마세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일은 작게는 개인의 일이지만 크게는 팀의, 부서의, 회사의 일입니다. 즉, 사고가 난다면 개인만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거죠. 내 손을 벗어나 다른 이의 손까지 보태도 수습 불가라면? 모두가 지옥의 나날을 겪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남을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케파 파악’이 먼저입니다. 케파를 안다는 건 곧 일을 안다는 것이니까요.
신중하게 따져본 후, 가능 여부를 판단해 최종적으로 Yes or No를 외치세요. 그리고 No라는 의견이 있다면, Yes를 외치기 전 다시 한 번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진짜 확신이 들 때까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게 일머리입니다.
episode [1] 회사에서는 말이 씨가 되고, 일이 됩니다
“아니, 난 진짜 몰랐어요. 그런 일인 줄.”
“이런 일인 줄 몰랐는데 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정말 가볍게 물어보셔서 저도 쉽게 대답했어요.”
“다른 분도 아니고 대표님께요?”
“그땐 제가 하게 될 줄도 몰랐고요. 그리고 대표님한테 어떻게 못 한다고 해요.”
“근데 이제와 못하시겠다고요?”
“네... 어떻게 좀 해주세요. 아님 저 퇴사할래요.”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episode [2]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나요?
“일단 해보자.”
“이건 힘듭니다. 바로 3일 뒤인데 일정 못 맞춰서 사고 나요.”
“그래도 해보자.”
“전 못해요. 전 책임 못 집니다. 진짜 큰일 나요.”
“박 팀장은 어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일 뒤, “큰일 났다. 이거 어쩌냐? 박 팀장 이 시키는 잠수 탔어!”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