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에 빠진 개들

삶을 돌아보는 철학 동화

by 진리의 테이블

동네에 작고 얕은 구덩이가 있었어요.

길 한가운데 있는 작고 지저분한 구덩이었어요.

마음만 먹으면 피해갈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구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동네 개들이 죄다 구덩이에 빠졌어요.

“아~ 뼈다귀 진짜 맛있다. 깽~” 밥을 먹다가 빠지는 개

“어! 이게 뭐여~ 깽~!” 라고 구덩이를 보다가 빠지는 개

“어! 구덩이네, 피해가야지 깽~!” 구덩이를 피하다가 빠지는 개.

“멍멍~ 내가 구해 줄께. 깽~” 다른 개 구하려다 빠지는 개.

결국 동네 개들이 모두 좁고, 냄새나는 구덩이에 빠지게 되었어요.

좁고 냄새나는 구덩이에 빠진 개들은 자기들을 구해줄 사람을 기다렸어요.

얼마 후 엄청 착해보이는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구덩이를 봤어요.

“어~ 저거 뭐야? 왜 동네 개들이 다 여기있냐? 야~ 니들 왜 거기 들어가있니? 빨리 나와라”

“멍~아저씨, 저희들 여기서 나갈 수가 없어요. 도와주세요”

“그래? 자 아저씨 말대로 해봐~ 일단 너 제일 힘 쎄보이는 애가 딱 서! 그리고 그 다음으로 가벼운 애가 걔 머리위로 올라가, 그렇게 해서 사다리 타고 나오는 것 처럼 나와”

“멍~ 아~ 멋진 생각 이네요. 근데요.. 맨 밑에 있는 개들은 어떻게 나가요? 그냥 아저씨가 내려오셔서 구해주시면 안되요?”

“뭐? 야 구덩이가 이렇게 지저분한데 내가 어떻게 거기를 내려가냐?” 하면서 아저씨는 가버렸어요.

잠시 후 아줌마가 지나갔어요.

“멍~ 아주머니 저희 좀 구해주세요.”

“야~ 니들 왜 거기있냐? 내가 구해줄께”

“멍~어떻게 구해주실 건데요”

“응, 내가 구덩이에 물을 가득 넣을테니까, 수영해서 나와라.”

“멍~ 그러다가 우리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해요”

“엥? 니들 수영 못하니?”

“멍~ 저희들 2단계 발차기 까지 밖에 못 배웠어요. 아주머니가 내려오셔서 저희 좀 구해주시면 안될까요?”

“뭐~ 얘들아 내가 입은 이 옷이 너 얼마 짜린 줄 아니? 거기 내려가면 슈타일 완전히 망가진다고, 니들 아무래도 다른 사람 기다려야 겠다. 안뇽~” 하면서 쌩 가버렸어요.

그 이후, 아무리 기다려도 개들을 구해 줄 사람은 오지 않았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어요. 구덩이는 개들이 싼 똥으로 가득찼어요. 예전보다 더 냄새가 났어요.

“멍~ 이제 우리 여기서 죽나보다. 우리 주인님은 우리를 잊어버린건가?”

“멍~ 그러게 우리 주인님이 우리를 버렸나보다.”

“멍~ 주인님~ 주인님~ 저희 좀 살려주세요” 한 개가 힘껏 외쳤어요.

그러자 구덩이에 있던 모든 개들이 힘껏 외쳤어요.

“멍멍멍멍멍멍멍!!!!!!!”

온 동네가 울부짖는 개 소리로 떠들썩 해졌어요.

그 순간 어두운 밤 하늘에 작은 별 하나가 반짝 거렸어요.

다음 날, 개들이 힘이 없어 축 쳐져서 누워있을 때, 하얀 옷을 입은, 깨끗한 사람이 개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멍~누구세요?”

“너희들 주인님이 보내서 왔다”

“멍~ 주인님이요? 저희를 잊지 않으셨어요?”

“주인님은 너희를 찾고 계셨다. 그리고 어제 너희들의 소리를 들어셨어”

“멍~정말요?.. 그런데요.. 저희가 너무 더러워요. 냄새도 너무 심해지고, 더러워서 도저히 저희를 구하실 수가 없을거에요. 사다리도 없고, 도저히 저희를 구할 방법이 없어요.”

“주인님은 나보고 구덩이에 직접 들어가서 너희들을 구해오라고 하셨어.”

“예? 여기를 들어오라고요. 근데 당신은 너무 깨끗해요. 여기에 들어오면 당신까지 더러워질거에요.”

“내가 더러워지는 게 너희들 주인님의 뜻이란다. 내가 더러워져야 너희가 거기서 나올 수 있잖아.”

그러면서 깨끗한 사람은 구덩이로 뛰어 들었어요. 금새 개 똥과 냄새로 옷이 지저분해졌어요.

깨끗한 사람은 개들을 안아서 구덩이 밖으로 올려보냈어요.

얼마 후 개들이 모두 구덩이 밖으로 나왔어요.

개들을 모두 구한 사람은 개똥으로 온 몸과 얼굴이 더러워졌어요.

하지만, 그는 주인님의 개들을 모두 구한 기쁨에 웃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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