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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n 03. 2024

PLAZA, 지역색을 살릴수록 공간의 특색은 살아난다

지역색에 맞춘 공간감.


플라자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공간감으로 매장을 꾸몄다. 내가 방문했던 우에노, 이케부쿠로, 시부야점 등을 둘러보면, 취급하는 상품들은 대동소이했지만 상품 구성비와 인테리어는 달랐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대표 지역이자 교통요지인 우에노와 이케부쿠로 매장은 색상톤이 비슷했다. 그러나 조명과 상품 구성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파르코 이케부쿠로 매장이 우에노매장보다 캐릭터 상품이 조금 더 많이 비치되어 있었다. 여성 오타쿠가 많은 이케부쿠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였다.

시부야 109 매장은 기존 플라자 매장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매장은 감성에 초점을 맞춘 플라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엿볼 수 있으며,, 공간 브랜딩도 가장 잘 구현되어 있는 곳이다. 이 매장은 다른 매장과 달리 전체 매장 색상이 핑크색으로 통일되어 있을 뿐만이 아니라, 짙은 핑크에서 부드러운 파스텔 핑크까지 다양한 톤의 핑크를 활용해 '귀여움'을 강조했다. 10대와 20대 초반 젊은 고객층이 많은 시부야 지역 특성에 맞춘 전략인 셈이다. 매장 앞에 진열된 cipicipi와 에쓰쁘아 협업 제품만 보더라도 PLAZA가 겨냥하는 고객층을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매장 벽면만 핑크색으로 칠한 게 아니다. 상품 진열대 역시 핑크색을 활용해 통일감을 주었다.‘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시부야 109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품 진열은 화장품과 과자였다. 시부야 109점의 화장품 코너는 우에노, 이케부쿠로 매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체 매장 상품의 절반 가까이가 화장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화장품 전문 매장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일단 플라자는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고객층이 주로 찾는 시부야 109의 특성에 맞춰, 그들의 관심사인 화장품과 과자에 중점을 뒀다. 특히 화장품은 입술과 눈매 등 여성들이 신경 쓰는 부위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앞쪽에 배치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렬한 붉은색과 핑크색 계열의 화장품으로 강한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이는 전체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다른 화장품 매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귀여운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핑크색을 거의 도배하는 수준으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매장이 지저분해 보이지 않은 이유는 핑크색 진열대와 이에 맞춘 패키지로 통일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레브론과 메이블린 같은 제품은 매장 안쪽에 배치해 우에노점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상품 배치에 고민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과자코너도 핑크색 진열대에 패키지 단위로 진열해 여성 고객의 취향을 고려했다. 특히 가방 안에 넣기 좋은 사이즈의 제품을 선별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우에노, 이케부쿠로점에서 단품 위주로 과자를 진열한 것과 대비된다. 반면에 의류 코너는 우에노점에 비해 규모가 절반 이하로 작다. 패션브랜드가 많은 시부야에서 의류제품을 많이 진열할 필요가 없다. 이는 패션 브랜드가 많은 시부야 109와 시부야 지역의 특성에 맞춘 전략이다. 이처럼 시부야 109점은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세심한 연출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10대와 20대를 의도적으로 타기팅 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많이 오가는 시부야 109 지역의 특성에 맞게 매장을 특화시켰을 뿐이다.

시부야109점과 차이가 선명한 플라자 우에노점

고객취향에 맞게 선별한 브랜드


플라자 스타일 매장이 다른 매장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큰 이유는 PLAZA가 지향하는 방향성 때문이다. PLAZA는 '상품 배경에 깃든 문화와 상품 자체가 지닌 즐거움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화와 즐거움을 표현하는 상품들이 대체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경향이 있기에, 플라자 매장 역시 젊은 고객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순히 다량의 상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PLAZA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들만 카테고리별로 정갈하게 가려 뽑았다. 선별된 브랜드 내에서도 젊은 층의 기호에 맞는 디자인, 귀엽고 파스텔톤이 강하며 캐릭터가 들어간 상품들만 엄선했다. 이는 해당 브랜드가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다. 도쿄 브랜드들은 고객 취향에 맞춰 브랜드와 상품을 세밀하게 가려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플라자에서 판매하는 이류브랜드들.


플라자 스타일이 선별한 패션 브랜드들 역시 PLAZA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노스페이스, 헌터, 파타고니아, 챔피언, 폴로 랄프로렌, 캔버스, baggu, Manhattan Portage, Flowering 등 브랜드 정체성이 확고하면서도 플라자 스타일과 궤적을 같이하는 브랜드들이다. 

플라자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헤어핀 제품 사진들. 타깃을 굉장히 세분화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 헤어액세서리 브랜드 Flowering은 플라자가 지향하는 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과자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로투스 비스킷, 누텔라, 리터 초콜릿, 허니버터아몬드, 킷캣, 베이글칩, 하리보 젤리 등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춘 브랜드와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향은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매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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