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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n 20. 2018

도시와 거리:거리에는 삶의 디테일이 있다.

거리에는 삶의 디테일이 있다.

도시 속 디테일을 찾기 위해서는 거리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니다. 거리 속에 담긴 디테일이 도시를 더 자세히 보게 우리를 이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뉴욕은 내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곳이다. 또한 내가 지금까지 떠난 여행에서

뉴욕은 단연코 최고였다. 이유는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었기에 뉴욕 맨해튼 거리를 돌아다니는 게 여행의 전부였다. 

그 와중에서도 유일한 호사라면 1달러로 해결되는 미술관과 박물관.

조금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뉴욕에 갔을 때

뉴욕 자이언츠가 슈퍼볼 우승해서 뉴욕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쌓인 모습을 보았다.

또한 뉴욕에 머물던 마지막 1주일은 뉴욕 패션 위크였다.

물론 패션쇼를 볼 수 없었지만 링컨센터 앞에서 그냥 앉아서 구경하는 맛도 쏠쏠했다.

'그렇다면 왜 갔냐??"난 그냥 가고 싶었다."

왜 사람들이 그리도 뉴욕!! 뉴욕!! 하는지 궁금했다. 


낡은 지하철 입구는 아주 작다. 한국에서 본 지하철 입구와는 확연히 다르다.

단순하게 지하철 입구가 다른 사실만으로 부족하다.

뉴욕 사람들에게 지하철역 입구 크기는 한 명 혹은 두 명이 

동시에 지나가는 정도만큼이면 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뉴욕 H&M 매장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냥 여기에도 H&M 매장이 있구나 하는 정도이다. 정도

정확하게 어디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액자 배열과 사진이 느낌이 좋았던 곳이다.


뉴욕 지하철은 뉴욕을 잘 느낄 수 있다.

음... 뭐라고 해야 할까? 뉴욕이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눈앞에서 느낀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돈은 없고 어디는 가야 했다. 1주일짜리 지하철 패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거나 그냥 걸었다.


지하철에 깔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타일.

타일은 굉장히 오래됐지만 타일로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표현할 생각을 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꼭 사진을 쓸 필요도 없이 실루엣만 연출해도 더 멋져 보일 수 있다.

뉴욕 첼시 근처에서 본 벽에는 스니커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각 각의 스티커는 메시지도 없다.

서로 다른 스티커들이 하나로 모이니 제법 괜찮은 풍경이 나온다.

사람도 비슷하다. 각 개인은 개성도 없을지 모르고 시시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나 개개인들이 모이면 어찌 될지 모른다. 그러니까 사람을 쉽게 무시하면 안 된다.

어떤 멋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될지 모르니까. 

이케아 브루클린점으로 가는 페리는 무료다.돈 한 푼 없었지만 그저 마냥 행복하게 바라본 강가는 

아마 이제는 쉽게 느끼지 못할 감정이다.

베이징.2012년의 베이징은 90년대 서울을 보는 느낌이었다.

길거리에 사람들은 규칙도 질서도 없이 가판대를 놓고 있다.

지금 베이징 모습은 어떤지 모르겠다. 상해 가면 우버와 디디 추인이 없으면

택시가 못 잡고 위챗이나 알리페이로 결제를 한다는데.....

아마도 거리 노점상들도 위챗이나 알리페이로 결제를 받지 않을까?

예전에 본 거리가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그걸 기대해보는 일도 나쁘지 않다.


부산.

거리에서 음악을 틀 어놀고 에어로빅을 하는 이들을 얼마 만에 보았는지 반가운 풍경이었다.

같은 대한민국이지만 서울과 다르게 부산은 서울에 없는 반가움이 있다.

도시 속 거리와 사람 그리고 물건들을 관찰하면 그 도시가 가진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은 어디서나 똑같다.

저녁 에펠탑은 빛난다. 저 불빛이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조도가 모두 같은 걸로 알고 있다.

드 말은 에펠탑 꼭대기에서 바닥 조명까지 미세하게 조절했음을 알려준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디테일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음을 새삼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도시와 거리 속에 담긴 디테일을 관찰하는 일은 의외로 쓸모 있고 재밌다.

파리 세느 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다리이다. 이 다리에는 파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기억하자.

(우리가 지금 아름답다고 하는 파리는 유젠 오스망이 실시만 파리 정비사업의 결과물이다.)

다리는 아주 짧지만 그 다리에는 파리의 역사가 담겨 있다. 도시개발의 결과물로 생긴 한강의 다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20년이 넘게 본 커다란 한강의 다리를 보다가 센 강 위에 놓인 생각보다 작은 다리들을 보면

한강이 조금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만약 도쿄에 간다면 니혼바시 근처 다리를 가보자.

아마도 센강의 다리와 유사함에 사뭇 웃음이 나올지 모른다.



사진은 때 때로 시간을 왜곡시킨다. 이 사진은 마치 저녁에 찍은 거 같지만 사실은 새벽이다.

새벽에 베네치아 뱃길을 조용히 지나가는 배들을 보면 새벽에 처음 출발하는 버스가 생각난다.

환경은 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얼추 비슷하다.


비 오는 베네치아. 베네치아에 비가 오지 않았다면 나는 피렌체에 가지 않았을 거다.

베네치아는 멋지지만 거리마다 나는 바다 소금 냄새와 바다 찌린내가 코를 콕콕 찌른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여행이 누군가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괴로움 일지 모른다.


베네치아에서 거리를 이야기하기가 애매하다. 대부분 도시 속 거리는 땅과 사람으로 만들어지지만

베네치아는 땅이 아닌 바다가 사람을 연결한다. 베네치아를 운행하는 수상교통을 타면

이국적이면서도 낭만적이라는 이 도시가 생각보다 척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란 무엇인지 조금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곳이 베네치아다.


수많은 동상들은 예전에는 거리에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는 길목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조심히 역사를 보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들이 사람들을 보있다면

이제는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이 동상들을 봐주는 모습이 되었다.


로마인지 피렌체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로마나 피렌체 거리는 항상 타일에서 시작해서 하늘에서 끝난다.

타일은 옛날에 지어졌지만 시선이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현재에 가까워진다.

거리 자체가 디테일이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은 로마와 피렌체외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로마에는 항상 광장이 있고 그 광장에는 조그마한 시장들이 보인다.

대형마트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이 풍경이 옛 풍경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이 광장에는 1000년이 넘은 로마 문화가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가 대형마트에 가는 것을 역사가 없는 행동으로

비판할 이유도 비난할 이유도 없다.

우리는 로마와 다르게 발전 속도도 달랐고 문화도 달랐다.

우리와 성장 속도가 다를 뿐이다.  단지 비판은 언제나 조금 하지 말고 차분하게 할 필요가 있다.


뮌헨.

눈 온 새벽 뮌헨 시내의 거리는 조용하다.

부지런한 독일인들 답게 눈 온 새벽에 나와서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이 부쩍 많았다.

특히 오픈 시간이 한참 남은 스타벅스에서 눈을 치우고 준비하는 모습은 놀라웠다.

독일로 지나가면 언어가 갑자기 딱딱해졌다는 느낌과 그 언어에서 오는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프랑스어도 영어하고 다른 점이 적지 않지만 독일로 들어가면 유독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보스턴의 밤은 조용했다. 뉴욕과 비교하면 적막함이 느낄정도였다.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왔을 때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분위기이다. 

뉴욕은 자유롭게 열정이 넘치지만 보스턴은 그에 반해 차분하고 조용하다.

공기 마 저조 차분하고 고요한 보스턴은 공부하기에는 정말 좋은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와 도시간의 대비를 경험하는 일은 놀라운 일이다.

보스턴의 찰스강은 보스턴이라는 도시와 거리에 생동감과 따스함을 선사하는 장소다.  

고요하고 차분한 보스턴 거리를 걸어나와 맑은 에메랄드를 품은 찰스강 물빛이 마음을 회복시킨다.


도쿄 거리 에피소드 시즌2를 시작하기전 내가 돌아본 도시속 거리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 세상에 똑같은 거리는 없다. 같은 거리도 시대에 따라서 달라지고 나이를 먹음에 따라서 느끼는 바로 달라진다. 거리는 항상 그대로이지만 내가 변하는 것일까? 무엇이 변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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