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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l 12. 2019

미학은 생각에 날개를 달아준다

기획자,마케터,공학도들이여 미학을 통해 생각에 날개를 달자

'미술사' 전공자가 드문 편에 속하다 보니 평소에 이리저리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내 주변에 있던 경영대 친구들은 미술 (혹은 미학)이 마케팅과 기획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물어보았다. 주변에 있던 공대 친구들은 공학기술만

 다루다 보니 경영대와는 좀 다르게 '예술' 그 자체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는 편이었다.

이번 글은 내가 경영대와 공대 친구들에게 받았던 질문과 답을 적어보았다.


Q:나는 미술관에 가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미술사를 따로 공부해야 되는 거야?


A: 이전 글에서도 적었지만 특별하게 당장 미술사 책을 공부할 볼 필요는 없다.

미술관, 박물관에 가서 뭐가 뭔지 몰라도 상관없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한 개라도 있다면 충분하다.

기획, 마케팅,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왜? “라는 질문을 항상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는 유독 예술을 좋아한 이들은 이과생들이었다. 특히 공대 쪽.

‘공대생들은 예술에 관심 덜하지 않나?’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출처:MOS.org

물론 공대생들이 평상시에  공학기술을 많이 접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예술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하는 건 그들을 기만하는 거다. 상대적으로 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엄청난 갈급이 있다. 아무래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영향이 큰 거 같다. 내가 만난 공대 출신들 중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를 대부분 한 번씩은 하는 거 같았다. 다빈치는 '공학도'였지만 예술을 비롯한 다른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이게  공학도들에게는 '이상향'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가 자기 이력서에 “그림도 조금 할 줄 압니다”라고 적었기 때문이니까. 화가라고만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다빈치다.



Q:미술사를 배운다는 건 정말로 어떤 도움이 되는가?


A: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이 커진다. 당장은 결코 아니다. 미술사를 공부한다고 해서 당장 그걸 무엇인가에 써먹기는 어렵다. 실용학문이 아니니까. 미술사를 공부하면 그림을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통해  관찰력이 생긴다. 가령 그림 속에서 ‘해골’ 넣는다던가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문구를 그림 속에 적어놓은 작품들이 종종 있는데 이걸 경우 그림의 주제는 ‘죽음’이다. 이처럼 그림 속에서 특정한 의미를 지닌 은유적인 문장 혹은 인물을 넣는 ‘알레노리’라고 하는데 알레노리를 익히다 보면 '맥락'을 보는 게 커진다. 예를 들어 그림 작품 속에 평범한 여성이 있다. 그런데 그 근처에 큐피드가 있다면? 그 그림은 그리스 신화 속 한 장면으로 해석하는 게 보편적이다. 큐피드 자체가 ‘사랑의 신’이라서 그렇다. 이 같은 맥락으로 인해

그리스 신화에 대한 그림으로 해석한다. 또한 정물화 혹은 그림에서 나오는 '백자' 혹은 '그릇' 등은 당시  식문화와 국제무역을 알려주기도 한다.

시테 라타 섬의 여행.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드가 그림 속에 있기 때문에 이 그림은 일반 여행기가 아닌 그리스 신화에 대한 맥락이 생긴다. 출처:위키디피아.

이 같은 부분은 ‘책’과 ‘잡지’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기획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요즘은 책과 잡지에 “색인” 과 '메시지'를 맥락으로 엮어서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많이 늘고 있다.

 여기서 책과 잡지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알 레노 리'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림 속에서  ‘큐피드’가

'그리스 신화'라는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듯이 말이다. 어떻게 보면 미학 혹은 미술사는

사물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프레임을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림에는 항상 그림속 맥락을 만드는 상징들이 존재한다.  큐피트를 통해 비너스가 형상화되고 해골을 통해 죽음에 대해 붇기도 한다.출처:위키디피아

동양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양철학을 알아야 한다. 서양 그림과 다르게 동양미술은

오랜 시간 그림을 오랜 시간 동인 관찰하기도 해야 한다.  대체로 서양과 동양미술에 대한 접근은 다르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그림 재료 , 묘사하는 방법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분석적인 경향이 강해서 서양미술이 좀 더 잘 맞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림을 배우면서  익힌 ‘관찰하는 습관’은 장사를 시작한 후에

고객을 관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림을 관찰하는 일’과 ‘고객을 관찰’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미술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 고객 관찰력 향상’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바리스타와 요리사는 재료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있기에 요리와 커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반면에 고객은 음식 혹은 커피가 맛있어도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표현한다. 의외로 바리스타나 요리사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왜 내 음식을 저 정도밖에 이해 못하지?’ “왜 이 원두만이 가진 독특한 산미와 깔끔함을 모르지?”라고 이야기한다. 이건 오만이다. 고객은 정말로 모를 수도 있다.

마치 서비스 기획자가 “왜 고객들은 이 서비스가 좋은지 모르지?”라며 서비스 문제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일과 다를 게 없다. 그렇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맛있다~”이 거면 사실 충분하지 않나?"

내가 장사를 하면서 고객에게 들은 최고의 찬사는 "덕분에 즐거운 커피 한잔이었습니다.""정말로 맛있게 먹고 갑니다"이다. 이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출처:unsplah

자리에 앉아서 그림을 보는 일은 쉽지만 고객을 관찰하는 건 살아있는 대상을 보는 일이다.

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나는 장사를 시작한 후에 1년은 넘게 유연성을 키우느라 고생했다.

그림은 앉아서 보면 되지만  고객은 말투, 표정, 음악, 조명, 햇빛, 습도 등 수많은 변수들에 의해서 반응이 변하니까. 그 반응이 근거가 된다.

Q: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빠르게 미술 지식을 익히는 방법은 없을까?


A: 나는 언제나 다큐멘터리다.  내용의 유무를 떠나서 경영서적은 문장이 쉬운 편이다.

하지만 미술사 책은 그렇지 않다.   당장 서점에 가서 미술사 책을 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림도 보고 글자도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나도 처음 미술사를 배울 때 미술사 책에 익숙해지느라 힘들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수시로 미술사 책과 미술관을  가는 게 좋다. 그렇지만 마케터, 기획자, 디자이너들은 항상 빠르기 움직여야 하기에 나는 다큐 및 영상자료를 추천한다. 예술은 그 자체가 이미지고 책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게 확실히 이해가 빠르니까. 나는 예전에 경영학, 산업공학 쪽 친구 들위 해 내가 모은 다큐 중 예술 부분만 추려서 준 적이 있다.  

넷필릭스 앱스랙트느 예술, 디자인, 기획, 디자인을 모두 아우리는 좋은 다큐다. 출처:imbd

:   

예술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한 친구는 내가 보내준 다큐를 보고 예술을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그는 수시로  예술서적을 찾아서 보는 마니아가 되었다. 요 근래 연락을 잘 못하지만 이야기를 하면 예술 관련 책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요즘은 왓챠 플레이, 넷플릭스 , 유튜브가 있으니까 재밌는 영상 다큐를 찾아볼 수 있을 거다.

나보다 더 뛰어난 미술사전 공자분들이 멋진 영상도 많이 올려주시고 MOOC에서 강의도 들을 수 있다.


Q: (기획자, 마케터)가 미학적인 센스를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가장 좋은 건 퇴근길 혹은 하굣길에 근처 백화점에 가서 화장품 매장 사진들을 보는 거다.

시간 날 때마다 가는 게 좋다. 수시로 백화점에 가서 그냥 보는 게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왜 저 브랜드는 사진을 저렇게 찍었지?”, ”왜 캠페인 광고에서 제품보다 모델 얼굴을 강조할까?”

“왜 일상에서 하지 않는 메이크업을 광고사진으로 사용하지?”등 질문을 던지면서 보자.

나는 종종 코스매틱 브랜드 신상품이 나오면  백화점에 가서 발색을 확인해 보기도 한다.

(립스틱 색을 만드는 사람들은 색깔 천재들이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꾸 보다 보면 코스매틱 회사마다 선호하는 색,  시즌별로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보인다.

제품과 자사의 브랜드 미학을 일치시 키위 해 다양한 사진과 타깃 고객에 맞는 모델을 기용한다.출처: 헤라 홈페이지
어깨선에서 상체까지 초점을 어느 곳에 두는가에 따라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적요소는 변한다.
알라딘과 맥의 협업 물.
나스같은 경우는 미니멀하면서 쎄련된 이미지를 사진속에 담아낸다. 출차: 나스

 예를 들어 헤라와 경쟁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는  나스, 맥 같은 경우 자사 제품이 가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모델 정면샷을 찍지만  헤라는 모델 허리선까지 찍기도 한다. 기능을 강조하는지 미의식을 강조하는지 혹은 같은 사진도 재단을 다르게 해 느낌을 바꿔보기도 한다. 나스는 현대미술, 맥은  힙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다.  샤넬은 코코샤넬 때부터 이어온 여성만의 우아함과 부드러운 강인함을 잘 뽑아낸다.

샤넬은 언제나 여성이 가진 우아함과 부드러운 강인함을 사진과 영상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출처: 샤넬 홈페이지.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잡지를 보는 게 좋다.  잡지 자체가 아무래도  트렌드에 집중하는 면이 강하고  연령층을 명확하게 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 광고를 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광고 카탈로그 수준에 그치는 잡지에 질려  관점이 분명한 잡지를 더욱 찾는 편이지만  기존 잡지들도 결코 무시 못할 매체다. 패션잡지를 보면 잡지사에서 브랜드 미학에 맞게 제품 촬영을 진행하는데 이걸 유심히 보는 게 좋다. 특히 여성잡지 ‘더블유’가 이걸 굉장히 잘한다. 특히 ‘신상 립스틱’ 사진은 언제나 강력추천이다. 이니스프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두 개다. 하나는 제품 홍보용이고 다른 하나는 브랜드 미학을 전하는 계정이다.

시세이도의 미학은 이름에서 부터 시작한다. 출차: 시세이도 홈페이지.

브랜드 미학을 보려면 그 브랜드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 브랜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만든 사람 누구인가? 브랜드 홈페이지에 가면 잘 설명한다. 의외로 사람들이 그걸 잘 안 본다. 매장에 직접 가보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면면을 되짚어 보는 게 중요하다. 그 브랜드만의 미학을 찾는데 다른 브랜드 사례를 접목하는 건 스스로 개성을 죽이는 일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 면에서 나는 시세이도를 매우 좋아한다.

시세이도는 창업자 아들인 후쿠하라 신조가 유럽에서 아르누보를 비롯한 유럽 예술을 공부하고 이를 반영해

지금의 시세이도 로고의 기초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시세이도의 동백꽃 로고는 해마다 조금씩 디자인을 손본 결과다.  시세이도는 시세이도 산하 시세이도 팔러에서  자사 로고를 과자와 초콜릿으로 만들어서 팔 정도로 이름과 그에 기반한 미학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시세이도는 화장품 브랜드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라 서양문물을 전하기 위한 약국에서 시작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시세이도 팔러는 시세이도 전신인 ‘시세이도 약국’에서 판매하던 아이스크림과 소다수가 반응이 좋아 따로 만든 곳이다.) 그만큼 자신들의 브랜드 미학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게 시세이도다.


애플과 무인양품은 추구하는 브랜드 미학이 분명하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한다. 출처: 애플,무인양품 홈페이지.

애플, 무인양품같이 항상 일관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회사는 브랜드 미학이 명확해서 한 번만 알면 그다음부터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다른 사업군으로 확장해도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패션 브랜드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스타일을 제안해야 하기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미의식 범위 내에서  매 시즌별마다 바뀐다.  패션 브랜드가 자신들 미의식을  갑자기 바꾸면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니까.

구찌가 대표적인 예다. 구찌는 기존 가지고 있던 브랜드 미학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오히려 디자인 방식을 밀레니얼과 Z세대 기준으로 맞췄다. 구찌 로고는 크게 만들고 익살스러운 느낌을 가진 문양을 제품에 활용했다. 동시에 기존 고객들이 선호하던 제품들도 최대한 그대로 살렸다. 구찌 매장에 가면 엄청나게 새롭게 바뀐 게 없다.

발터 벤야민의 미학을 공부하면 현대시대 미디어에 대한 이해 폭이 늘어난다. 가장 좋은 그의 책을 읽는 거지만 이는 큰 도전을 요한다. 출처:The New Republic

나는 브랜드 미학을 연구하려고 미학 책을 독학하는 분도 보았다. 솔직하게 시간을 내어 꾸준히 미학을 공부하는 게 제일 좋다.  발터 벤야민을 모르는 이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그가 역사에 남긴’ 아우라’라는 표현은 다들 알 거다.  수능 지문에도 나왔으니까. (만약 ‘아우라’ 지문을 안다면 최소 아재다.) 수능에서 출제된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는 예술분야 수능 지문에서도 어려운 지문에 속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발터 벤야민의  ‘작은 예술의 역사’를 붙잡고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또한 아이돌뮤직 비디을 보기는 권한다. 음악, 가사, 영상의 상호관계를 신경 쓰면서 보면 더 좋다. 그냥 아이돌 자체를 보도록 하자. 트와이스를 본다면  “트와이스의 어떤 느낌을 사람들이 좋아하지?”에  집중하면서 보자. 'Yes or Yes'뮤직비디오만 보아도 그 안에는 트와이스가 각기 가진 다양한 아름다움(혹은 느낌)을 넣으려고 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뮤직비디오안에는 음악뿐만 아닌 트와이스 가진 성숙미, 발랄함, 세련됨등을 최대한 집어넣는다. 출처: 유투브



사람들은 BTS를 키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가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건 잘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학과 출신답게 BTS의 영상을 보면 노래 가사와 영상미가 기가 막히게 잘 맞는다.  해외에서 BTS 뮤직비디오가 현대미술 같다고 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을 담은 BTS의 'N.O' 뮤직비디오 출처: 유튜브.


미학은 사실 눈에 띠지 않는다. 오히려 감각에 가깝다. 어느 순간 익히면 감각처럼 따라온다.

패션 디자이너 톰포드는 항상 특유의 날렵한 허리, 어깨라인을 선보이는데  그가  미술사 출신인 것과 연관이 깊다. 섹시함과 우아함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건 미학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루이비통의 버질 아블로는  조금 다르다. 건축학 출신이다. 미술사와 다르게 건축은 실용성, 예술성, 상업성을 모두 담아야 하는 분야다.  건축은 공학에 기반하기 때문에 구체적이면서도 편집도 잘해야 한다.

버질 아블로 같은 경우 ‘건축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강조하는 렘 콜하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 같은 특징이 루이뷔통, 오프 화이트, 나이키와 협업 등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가 브랜드를 보고 느끼는 ‘야~ 느낌 좋네 “라고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그 브랜드 미학에 대한

반응이다. 미학은 언제나 가깝게 있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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