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재료는 자신의 흥미, 관심을 모으는 일에서 시작한다.
독서는 그 자체로 자신만의 자료 색인을 만드는 일이다.
보통 우리는 자신이 읽은 책을 보통 경영, 경제, 예술, 문학 등으로
나누거나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 , 예술 같은 기준으로 나눈다.
물론 이게 뭐 잘못되고 그런 건 아니다.
그렇지만 '학문'이나 '분야'보다 자신의 취향 혹은
'문장으로 만든 주제'로 책을 분류하면
자신의 발상을 키우는데 더 좋다.
‘매력적인 공간’, ‘수비드 기법을 활용한 요리,
’ 스트렝스를 늘리는 운동’, ’ 경험을 콘셉으로 잡은 공간’
'고객 서비스 디테일에 대하여'등
발상을 연결하는 형태로 하는 면에 좋다.
이런 방식으로 분류를 하면 어느 순간 자신이 세운
기준이 발상의 씨앗을 품은 색인들로 가득 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지나치게 꼼꼼하게 분류보다는 잡다하지만 특징이 있는 분류가 발상을 자극한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기획은 ’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료 색인에서부터 연습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제일 좋겠다.
내 브런치에는 도쿄에 관한 글이 많기 때문에 도쿄를 사례로 들어보자.
매번 도쿄에 가기 전에 색인을 바꾸는 편이지만
보통 도쿄에 관한 색인을 다음과 같이 하는 편이다.
[일본인의 세계관], [도쿄 거리], [도쿄 공간],
[고객 서비스], [덕질], [도쿄 음식과 가성비]
[일본인의 세계관]에 대한 자료를 모을 때는
일본의 역사, 문화에 대한 자료를 1순위로 한다.
다도, 정원, 신도, 센도 리큐, 도쿄도 정원 미술관, 국립 서양 미술관,
히카시고엔, 고쿄, 히비야 공원등은 이 같은 색인에 들어간다.
요즘은 교토를 준비하고 있어서 기요스미 테라와, 아라시마야,
리큐, 오딘의 난 같은 부분을 자료 색인으로 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상주의, 우끼오에, 자포니즘, 아르누보, 아르데코,
국제주의 건축 같은 자료도 일본 세계관 색인에 넣는다.
수집하는 자료들을 색인에 넣고 각 장르로 엮어서 다시 엮어보기도 한다.
이 같은 작업은 미술사 공부의 연장선이라서 나에게는 매주 수월한 일이다.
[도쿄의 거리]에 대한 자료를 모을 때는
도쿄에서 걷기 좋은 거리, 리모델링, 고가도로, 도쿄 교통에 대한
자료들을 색인에 넣는다. ‘도쿄 걷기 좋은 거리’,’ 도쿄 트렌디한 거리’
같은 단어를 영어 혹은 일본어로 검색하면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유명한 곳은 여행책에서 나온다.
야나카, 시모키타자와 , 오쿠 시부야, 기치 쵸지, 이노카시라 공원,
카구라자카에 대한 정보는 이 색인에 들어간다.
[도쿄 공간]에 대한 자료를 모을 때는 일본 건축가 , 신축 건물,
호시노야 리조트 , 긴자 식스, 에이스 호텔 등에 관한 기사 및
일본 보도자료 등을 색인에 넣어서 보관한다.
또한 교보문고에 가서 도쿄 공간에 대한 책도 수시로 찾는다.
타센에서 나온 건축책도 활용한다.
넷플릭스 다큐에서도 찾아본다. 도쿄 공간은 제품 디자인과도 이어진다.
무인양품, 츠타야, 하라 켄야, 후지사와 나오코, 이토 도요,
구마 겐고, 단조 겐고, 반 시게루, 오가타 신이치로에 대한 저서,
인터뷰, 위키디피아 자료도 찾아본다. 몇몇 자료는 일본어로 나오지만
구글 번역 기능을 잘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고객 서비스]에 대한 자료를 모을 때에는
일본 음식점 정보를 일본 사이트에서 많이 본다.
타베로그를 찾아보고 일본 백화점에서 발간한
인터넷 매거진 자료도 생각날 때마다 찾아본다.
내가 일본 고객 서비스를 색인으로 만든 건
일본 카페 하브스 오카카 난바 파크스 지점에서
본 짐 보관 바구니였다. 짐 보관 바구니를 의자 밑에 놓는다는
발상 자체를 생각해본 적 없었으니까.
위처럼 [도쿄 공간], [고객 서비스], [도쿄 거리]. [일본 세계관]에
관한 색인을 만들면 도쿄 일정도 당연히 색인을 따르게 된다.
자연스럽게 색인에 있는 자료를 직접 소비자가 되어 경험하는 거다.
그렇기에 나 같은 경우는 자료 색인이 끝나면
여행 준비는 대부분 끝난다.
자료 색인으로 일정을 짜기 때문에 일정마다 자연스럽게 ‘콘셉트’이 생긴다.
다만 신경 쓸 부분은 각 자료 색인마다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장소다.
[도쿄 공간], [고객 서비스], [일본 세계관]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장소가 종종 있는데 그곳에 가면 반드시 공통 색인을 전부 체크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블루보틀. 도쿄 블루보틀은
‘다도’라는 [일본 세계관]에 해당이 된다.
블루보틀이 표방하는 ‘따뜻한 미니멀리즘’은 [도쿄 공간]에 해당이 된다.
블루보틀 산겐자야점은 고객 호명을 하지 않고
음료를 가져다 주지만 나카메구로점은 호명을 한다.
이 부분은 [고객 서비스]에 해당한다. 블루보틀 산겐자야점은
리모델이지만 신주쿠와 아오야마점은 독립매장임에도 그렇지 않다.
이 부분도 역시 [도쿄 공간]에 들어간다. 내가 브런치 작성한 블루보틀에 관한
각기 다른 3 가지 글은 색인 분류를 통해서 나올 수 있었다.
색인만 잘해도 여행에서 디테일은 따라온다.
‘주제’가 있는 색인을 만들고 수집하는
재료가 꼭 책일 필요는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색인을 통해 책에서 다른 매체로 확장되는
거라고 보는 게 더 가깝다.
책은 어디까지나 지식을 얻는 큰 매체 중
하나라는 사실만을 먼저 기억하자.
나는 ‘요즘 주목하는 엔터테인먼트’라는 색인을
만들어서 틈틈이 자료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서 꾸준히 모으는 정보 중 일부에 반다이,
건담, 핫토이, 마블 유니버스가 있다.
요즘은 ‘소녀 전선’도 간간히 모은다.
반다이사는 게임 제작 및 건담 프라모델을 생산하는 콘텐츠 기업이다.
예전부터 건담 프라모델을 판매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스타워즈 라이선스를 취득해
스타워즈 프라모델로 생산한다.
8월에는 슈퍼스타 디스트로이어를 새로 출시하는데
스타워즈 팬들에게 엄청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요즘에는 대형마트에서도 건담 프라모델, 스타워즈 프라모델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건담 프라모델을 비롯한 원피스, 드래곤볼,
마블 피겨를 판매하는 건담 베이스 매장이 입점하기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이마트 1호점인 창동점이 있다.
최근 3개월이 넘는 기간을 들여 전층 리모델링했는데 주목할 부분은
2층에 새로 입점한 일렉트로 마트 창동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렉트로 마트에서 선보이는 제품들이다.
기존 이마트 창동점의 장난감 코너는 구색 맞추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일렉트로 마켓 창동점에서는 '키덜트+ 아이들'이 주 타깃이다.
장난감 코너에는 펀 코 피겨, 원피스 피겨, 핫토이, 반다이 건담
( MG, HG등급 상품까지) 토미 카 코너까지 새로 생겼다.
당연히 뽀로로도 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액세서리에서는 게이밍 키보드 제품이 늘었다.
게이밍 키보드는 눌러보니 아주 착착 감는 게 아주 손맛이 좋았다.
이 같은 사소한 부분도 자료로 남겨놓으면 밀레니얼과 Z세대들이
주목하는 상품들을 얼추 판단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모아놓으면 쓸 일이 생긴다. 이게 내 생각이다.
키덜트 시장에 대한 책, 보고서를 읽는 것도 좋지만 자
료 색인 자체를 하나의 큰 틀로 한 후 다양한 자료를 모으면 더욱 현실에 기반해서 사용할 수 있다.
핫토이는 홍콩에 위치한 피겨 회사다.
각종 유명 영화 캐릭터 모형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제일 유명한 상품중 하나는 아이언맨을 비롯한 마블 유니버스 캐릭터 피겨다.
실제 배우들 얼굴과 흡사한 퀄리티는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키덜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게임을 넘어서 하나의 프랜차이즈로 성장 경우에는 사업 경계를 더욱 확장하는 편이다.
게임 같은 경우는 게임음악 자체를 오케스트라 콘서트 투어 형식으로 개최하기도 한다.
스퀘어에닉스사는 피 날판타지, 킹덤 하츠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틈틈이 개최한다.
반다이사는 건담 유니콘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틈틈이 개최한다.
인기 모바일 게임인 ‘소녀 전선’은 최근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경희대에서 열기도 했다.
이같이 서로 연관성이 없는 자료들을 면밀히 관찰하면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보인다.
요 근래 들어 비주류였던 오타쿠 문화가 주류로 급성장하고 있다.
비록 사람들이 오타쿠 문화를 싫어할지 모르지만 기업 입장에서
확실한 매출원인 오타쿠는 환영의 대상이다.
마블은 D23 같은 디즈니 팬클럽에서 마블 유니버스 영화 일정을 발표하는데
이는 브랜드 전략뿐만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는 자리다.
같은 맥락으로 왕좌의 게임 성공 이후 관련 투어 등도 같은 경우다.
내가 여기서 강조하는 건 색인으로 자료를
모아놓으면 언젠가는 써먹을 근거가 된다.
이를 통해 가설을 설정하고 가설을 확인해볼 수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축으로 부상하면서
'경험'은 모든 부분에서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그렇다면 '경험'이라는 색인을 만들어
자신만의 관점으로 자료를 모으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평소 자신의 흥미 관심 영감을 자극하는 주제로
색인을 하면 자신만의 발상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영국 드라마 '설록'의 표현을 빌려서 사용하면
자신만의 ‘기억의 궁전’을 만드는 일이다.
이제 휴가시즌이 시작이다.
휴가시즌 동안 자신만의 기억의 궁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