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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l 13. 2019

'기묘한이야기'가 브랜드들과 협업 하는 방법.

[넷플릭스 X 기묘한 이야기] 브랜드는 낯섦을 익숙함으로 바꾼다.

(본 글은 넷플릭스 X 브런치 협업에 당첨되어 작성한 글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넷플릭스는  광고가 없다. 그렇지만 기묘한 이야기 시즌3에서는  코카콜라, 버거 킹, 7-Eleven, 갭, 이고 와플을 비롯한 100 개 이상의 브랜드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기묘한 이야기는  배스킨라빈스, 레고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했다. 정확하게는 넷플릭스가  마음껏 협업을 하게 허락했다고 해야 할까?

보통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특정 브랜드가 노출되는 경우 브랜드 노출을 위한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대표적인 예가 '트랜스포머 5: 최후의 기사'다. 영화준 내용과 상관없이 주인공은

갑자기 버드와이저 맥주를 마신다.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저기서 버드와이저가 왜 나와?" 하며

황당할 뿐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그런 게 없다. 오히려 1985년 상황에 맞게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자연스럽게 수영장에서 코카콜라를 마시고 와퍼를 먹는다. 세븐일레븐에 가서 물건을 사고 갭스의 옷을 입고 디 닌다. 인위적인 연출은 전혀 없다. 심지어 배스킨라빈스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스티븐이 일하는 스타코트 쇼핑몰 내 스쿱스 아호이라는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스티븐이  "체리 주빌레는 어때요?"라는 대사를 들으면 곧바로 '스쿱스 아호이=배스킨라빈스'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같은 자연스러움은 소비자들에게 거슬리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나온 상품은 자연스럽게 기묘한 이야기와 협업 상품으로 출시됐다. 어떻게 보면 모두 윈윈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기묘한 이야기는 앞으로의 브랜딩 마케킹 전략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이야기해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기묘한 이야기에서 노출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물속에서 1985년 감성과 2019년의 멋을 동시에 보았다. 기묘한 이야기와 협업한 브랜드가 꽤 많은 편인데 나는 이번 글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적 있던 협업 세 가지를 골라보았다.



1. 코카콜라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최고 승자는 코카콜라다.

1985년은 코카콜라사가 기억하기 싫은 해다. 그해 코카콜라 사는 펩시와의 경쟁이 치열했고

펩시를 제압하기 위해  99년간 유지했던 레시피를  변경한  '뉴 코크'를 전격 출시했다. 

처참하게 실패했다. 출시 후 79일 만에 다시 오리지널 코카콜라도 원상복귀.

기묘한 이야기 소품 제작팀은 드라마 배경이 1985년 뉴코크가 시장에 나왔던 시간대라서 뉴코크가 필요했다고 한다. 이를 의논하기 위해서 기묘한 이야기 제작팀은 코카콜라사를 방문했다. 뜻하지 않게 코카콜라사가 먼저 뉴코크를 한정 생산하자고 제의했고 ‘뉴코크’ 캔 50만 개를 5월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코카콜라는 기묘한 이야기를 위해서 뉴코크 기자인도 복각했다. 출처: 코카콜라

1985년 뉴코크는 코카콜라사의 흑역사이지만 2019년 '뉴코크'는 코카콜라 마케팅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시간대는 1985년 여름이다. 드라마 내에서 자주 나오는 수영장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뉴 코크를 마시고 있다. 슈퍼에서도 뉴 코크가 보인다.'뉴코크'가 드라마에 두드러지게 나오는 사실을 사전에 먼저 알았던 코카콜라 사는 앞서 말했듯이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을 위해   '뉴코크'를 한정판으로 재출시했으며 코카콜라 제로에는 '기묘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패키지를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장면을 담은 광고를 제작했으며 특별 팝업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었다.

기묘한 이야기 팝업 인터넷 스토어까지 만든 코카콜라. 서체도 1985년 풍이다. 출처: 코카콜라 홈페이지.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이 방영되기 전 2개월간 코카콜라는 소셜미디어에서 '기묘한 이야기'와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55,8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코카콜라는 7,311건에 달하는 언론보도가 있었다고 한다. 미디어 모니터 회사인 크리티컬 멘션은 기묘한 이야기 시즌3 프로모션 기간 동안 노출된 코카콜라의 가치를 12 억 7000만 달러로 계산하기도 했다.


나는 1985년도 뉴코크가 출시 후에 어떤 혹평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를 보고

어느 정도인지 유추가 가능했다. 드라마에서 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인 루카스가 뉴코크를 마시자. 친구들이 환멸과 어이없는 눈초리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뉴코크를 마시는 루카스를 보는 친구들의 표정은 멸시+황당+조롱에 가깝다. 출처: 넷플릭스

“어떻게 그걸 마시냐?”

“맛있으니까”

“뭐?”

“존 카펜터의 괴물 같다고 해야 할까?

오리지널은 걸작이야 두말할 것도 없지.

리메이크는 더 달고 강렬하고 더 훌륭해”

“맛이 갔네”


1985년을 추억하는 이들에게는  “야! 이거 그때 그 맛이야  욕만 신나게 먹고 79일 만에 망한 거!”라는 

추억과   뉴코크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게 그 폭망 했다는 뉴코크야? 코카콜라 흑역사?”라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브랜드 흑역사가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을 더 강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다.

이는 소비자가 가진 코카콜라에 대한 이미지와 코카콜라사의  미의식이 절묘하게 만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일이다. 기묘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뉴코크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코카콜라는 제품 흑역사를 '훌륭한 마케팅 사례'로  남겼다.

‘뉴코크’는 분명한 실패작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었다. 

코카콜라가 앞으로 ‘뉴코크’를 재생산하지는 않을 거다. 그렇지만 마케팅 차원 해서 ‘뉴코크’를   간헐적으로 출시하지는 않을까? 코카콜라사에게  2019년은 1985년만 틈 특별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묘한 이야기 드라마를 통해 가장 기묘하게 바뀐 건 '뉴코크'다.


https://www.youtube.com/watch?v=yrTVc6bfzVg

기묘한이야기 극 중 장면을 1980년대 스타일 영상광고로 만든 코카콜라. 출처: 코카콜라

-H&M

 사전 정보가 없다며 레트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출처: H&M

기묘한 이야기와 H&M과의 협업도 주목할만하다. H&M은 기묘한 이야기에 사 나온 수영복 의상을 한정 출시했는데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제품보다는 협업 제품 사진이다. 한정판 디자인은 드라마 속 배경 그대로다. 그렇지만 H&M이 찍은 화보 사진과 모델들의 착용샷은 2019년 감성이다.  이는 어쩔 수 없다.  H&M이 만든 제품은 1985년 디자인을 반영한  수영복이지만  드라마에서는  '1985년도 사람들의 삶'이고 

2019년에는 ‘1985년도 느낌의 멋'을 내는 아이템이다. 

기묘한 이야기라는 콘텐프가 옷에 1985년라는 맥락을 부여한다. 출처: H&M


1985년 이미지를 차용했지만 이는 2019년 기준으로 해석한 결과다. 우리가 아무리 1985년 흉내를 내도 그건 2019년 속 한 이미지이지 1985년도 아니라는 점. 그렇기에 지나간 과거가 더욱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고 해야 할까? 사진에서 H&M로고와 기묘한 이야기에 대한 사전 설명이 없다면 '198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화보라고 해도 누구나 수능 할 것이다.

H&M과 기묘한 이야기의 협업에서는 '맥락'의 중요성과 잘 만든 콘텐츠의 힘을 엿볼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설명이 없다면 바캉스 혹은 크루즈 컬렉션 캠페인 사진으로 생각하기 좋다. 출처: H&M


-나이키

출처: 나이키.

나이키도 '기묘한 이야기'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H&M과 동일한 방식이다. 다른 점이 있다던 조던 같은 가장 있기가 많은 모델이 아니라는 점. 기묘한 이야기의 배경은 1984년과 85년이다. 1984년은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 선수로 NBA에 데뷔한 해다. 충분히 에어조던 1을 기묘한 이야기 풍으로 다시 해석할 수 있음에도 

나이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나이키는 자회사인 컨버스를 통해 마이클 조던의 대학농구선수 시절을 기념하는 제품을 선보였었다.(또한 나이키는 에어조던 1x스파이더맨을 진행한 적도 있다.)

'나이키 x 기묘한 이야기' 협업에서는 클래식 느낌이 강하면서도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강한 코르테즈, 블레이즈를 협업 모델로 골랐다. 신발의 색감은 1985년도의 색감으로 최대한 맞추었다는 점이 포인트. 거기에 호킨스 고등학교를 상징하는 호랑이 무늬를 더했다.

나이키와 기묘한 이야기의 협업물로 나온 신발. 출처: 나이키.

나는 기묘한 이야기같이 괴물이 나오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기묘한 이야기를 보면서 1985년도 분위기, 자동차 디자인, 

편의점, 대형 쇼핑몰, 과자, 음료를 보면서 지금 시대와 많이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 우리하고 변하게 딱히 없는데...???" 이 정도?

 

'기묘하다'의 사전 속 의미는 '생김새 따위가 이상하고 묘하다'다. 

이는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괴물에게만 해당한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과는 거리가 멀다. 

기묘한 이야기의 영어 원제는 'stranger things'인데

'stranger'는 '낯선' 혹은 '이상한'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낯섦일까?

 기묘한 이야기가 표현하는 '낯섦'은 '1985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낯섦이다.

음악부터 헤어스타일까지 낯설다. 동시에 신선하다. 

흥미롭게도 드라마 속에 나온 브랜드와 상품들이 우리가 느낀 낯섦과 익숙함을 연결한다. 

코카콜라가 나오는 장면마다 "역시 코카콜라는 예나 지금이나 대단하네~'라는 

말 이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만큼 브랜드는 우리 삶 속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기묘한 이야기'는 의식주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협업 물'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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