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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Nov 02. 2021

미디어와 관점은 정보기술로 퍼져나간다.

정보기술은 미디어로 하여금 관점을 세밀하게 제안하는 편집력을 추구하게 만

현재 새롭게 생겨나는 미디어들은 자신들만의 ‘관점’과 '결'을 전하는데 집중한다. 

그 관점들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정보기술 인프라가 있다. 


정보기술은 현재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구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아주 가까운 미래'를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말하는 아주 가까운 미래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다. 그들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이 이용할 서비스를 '미리' 만든다. 이것은 카카오와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정보기술기업들은 언제나 가까운 미래에 집중한다. 출처:unsplash

빅 테크 기업들이 만든 서비스와 기술이 사람들에게 모두 사랑받는 건 아니다. 어떤 서비스는 살아남는다. 어떤 서비스는 소리 없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화려하게 주목받은 구글 글라스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하지만 틱톡같이 15초 이내의 짧은 영상 플랫폼은 어떤가?. 틱톡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틱톡을 보며 '저게 뭐야?'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틱톡은 그 자체로 문화를 '전하는' 도구가 되었다. '챌린지'문화가 대표적이다. 오히려 틱톡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이끄는 플랫폼이 되었다. 틱톡을 통해 개인은 '유저'에서 크리에이터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포브스가 선정한 크리에이터인 '에디슨 레'는 틱톡에서 90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오디오 콘텐츠, 협찬 계약, 넷플릭스 영화까지 진출했다. 에디슨 레가 나오는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한 달 동안 5500만 명이 시청했다.

틱톡에만 대략 9000만명. 다른 SNS를 합치면 1억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에디슨 래. 출처: 틱톡.

틱톡의 급속한 성장을 따라잡기 위해 인스타그램은 릴스, 유튜브는 '유튜브 숏'을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 기반에는 이미지센서, 카메라, 영상, 서버,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기술, 개별기능을 '통합'하는 프로그래밍 기술도 생각해야 한다. 동시에 그 기술이 우리의 관점을 전하는 '감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톰 하디가 연기한 에디 블록은 포트 나이트에서도 즐길 수 있다. 출처: 에픽게임즈.

지금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생각해보자. 제페토, 로블록스, 포트 나이트 등 가상공간이 가능케 하는 기술에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유니티의 유니티, 블랜더, 오토데스크, 에퀴닉스, 삼성전자등 정보기술 인프라를 만든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시대에 우리가 전하는 모든 관점은 전부 정보기술에서 시작한다. 가짜 뉴스까지도 말이다.

젠틀몬스터가 만든 디저트 샵 누데 이크. '시각정보'를 다루는 젠틀몬스터가 음식을 다루는 건 매우 매우 자연스럽다. 출처: 젠틀몬스터.

지금만큼 브랜드와 공간이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서로 경쟁하는 시대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그 중심에는 '관계'가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협업을 통해 ‘절단’이 아닌 ‘연결’을 지향한다. 서로 연결하며 브랜드와 브랜드가 부족한 면들을 채운다. 20세기처럼 ‘절단’하려는 하는 시도는 없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공간은 '판매'와 '전시'에만 집중했다. 그곳의 주인은 물건이었다. 사람은 주변이었다. 상품이 중심이었기에, 그 안에 사람과 정서는 없었다. 온라인은 이러한 오프라인의 모습을 해체시켰다. 코로나는 이를 더더욱 선명하게 느끼게 만들었다. 오프라인은 그들의 '제약'을 마주하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그 제약은 오프라인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알려주었다. 그것은 사람, 정서, 관계였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을 제압하면서 오프라인이‘상품’이 아닌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사람 냄새가 없는 온라인은 '사람 냄새'를 만들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이 사람, 정서, 관계를 지향해야 하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걸 알자, 온라인도 그러한 변화에 같이 참여하고 있다. 아마존은 그들이 가진 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점을 열었다. 또한 AWS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아마존 고도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성장한 브랜드들은 오프라인과 다르게 데이터에 근거한 '세밀함'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관을 만든다. 그 세계관에 맞는 브랜딩을 한다. 그렇게 만든 세계관을 공간으로 가지고 온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프렌즈와 라인이다. 명품을 포함한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취급하는 무신사는 그들이 만든 기본 패션 아이템인 '무신사 스탠더드'를 들고 홍대에 무신사 스토어를 열었다. 지속적으로 공간이 ‘미디어’로 변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모든 타깃 데이터는 오프라인을 만드는 기반이 되니까.

홍대에 문을 연 무신사 스토어 출처: 비즈 조선.

그렇다면 우리는 미디어의 밑바탕을 생각해야 한다. 그 기저. 그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과거 미디어는 거대한 담론과 소식에 집중했다. 그 안에 관계는 없었다. 애초부터 방송과 종이같이 일방적으로 전단하는 도구를 사용했다. 미디어가 권력과 밀착하는 건 당연할 일이었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점유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같은 방송들은 없어졌다. 기존 미디어 권력이 해체되었다. 오히려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과 사람들이 '연결'되는 모습으로 바꾸었다. 

개인은 이제 얼마든지 스스로 관점이 될 수 있다. 출처: 언스플래시.

개인은 '크리에이터'가 되며 다양한 분야로 나왔다. 그들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으로 퍼져나갔다. 드라마와 영화는 어떠한가? '본방'이라는 단어. 다들 기억하리라 생각한다.'본방송을 사수한다'는 말이다. 인기 드라마는 언제나 밤 9시 50분부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방송국이 지정한 시간, 방송국에 판매된 광고를 보면서 드라마를 기다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본방사수? 스트리밍을 시작하면 그곳이 바로 본방이다. 드라마와 영화는 OTT가 점령했다.'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기존 방송국 중심의 드라마 제작방식이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걸 다시 확인시켜준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슬랙 같은 메신저, SNS, 스트리밍, 줌을 활용한 비대면 모임 등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하다. [가짜 뉴스도 사람들이 자료를 찾아가면서 전부 검증한다.] 하지만  도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도구를 통해 지향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지금 생겨나는 새로운 미디어들은 '단절과 절단'을 지양한다. 새롭게 생겨나는 미디어는 그 뱡향을 사람과 사람 간 '연결'에 집중한다. 연결을 통해 더 풍부한 관점을 만들고 있다. 당연히 그들은 과거와 다르게 사람들의 '감각'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미디어는 살아남고 있다. 그렇지 못한 옛 미디어들은 철저히 나가떨어지고 있다. 이 모든 기반에는 정보기술이 있다.

정보기술은 미디어로 하여금 관점을 세밀하게 제안하는 편집력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관점을 제안하는 세밀함’은 잘게 갈라진 환경, 공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그 세밀함은 '감각' 사람들 개개인이 가진 감각을 회복시키는 게 기여할 것이다. 어쩌면 정보 기술 인프라를 통해 개개인만의 관점을 전할수록 우리는 획일화된 관점에서 벗어나 개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롱 블랙이 대표적인 사례다. 롱 블랙은 그들이 선별한 콘텐츠를 구독자들이 오직 24시간 동안만 볼 수 있게 했다. 롱 블랙 구독자들은 하루 중 반드시 롱 블랙에 들어가야 한다. 24시간이 지나면 보지 못한다.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보는 기존 서비스들과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있기게, 롱 블랙 구독자들은 그곳에서 롱 블랙이 선별한 콘텐츠를 보는 동안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롱블랙은 일방적으로 '24시간 이내로 콘텐츠를 읽어!'라고 하지 않는다. 온라인 토론 공간도 같이 만들어 구독자들이 자신들의 감각을 서로 나누기를 도전한다.

롱블랙은 하루의 한편. 24시간 동안만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롱블랙 구독자들은 슬랙에서 롱블랙 콘텐츠에 기반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정보기술과 이를 연결하는 기술들이 사람들이 연결성을 빠르게 바꾸었다. 구글독스, 트릴로, 슬랙, 노션 등 SaaS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빠르게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자체가 사람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들의 관점을 과거와 다르게 쉽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 SaaS 같은 API경제가 기업 및 개인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생산성은 더욱 올라갔다. 캔 바 , 어도비 XD 등 사람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디자인을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많은 정보기술회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생각을 구현하는 걸 막는 불편함. 크고 작은 장벽들을 계속 낮추고 있다.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상에서 있다. 너무나 많아진 정보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지?'. 사람들은 그 질문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수많은 정보 안에서 개개들이 자기들만의 기준으로 정보를 선별하기 시작했다. 뉴스레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많은 개인과 회사들이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인 빌리브는 20만 명이 넘었다. 신세계건설 관점에서 큐레이션 한 집과 주거, 공간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은 신세계건설의 뉴스레터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관점을 본다. 이미 '브랜드를 다루는 브랜드'가 된 매거진 B는 스프레드 바이비라는 뉴스레터를 통해 매거진 Bdml 관점을 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본사를 둔  '더밀크'를 만든 손재권 대표는 매일경제신문사 재직 당시, 실리콘밸리 취재 경험을 살려 미디어 회사를 세워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정보는 '뷰스 레터'로 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소식과 미국금융시장을 같이 다루는 더밀크.


개개인의 다양한 관점을 담은 콘텐츠들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의 밑바탕에서는 정보기술인프라와 소프트웨어가 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하나다. 하지만 서로 다르게 우리 삶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정보기술을 통해 개인 관점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관점'으로 구축한 ‘분위기’다. 분위기는 개개인이 취향을 을 경험하는 정서를 만든다. 만일 누군가 식당에서 무언가를 경험했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람이 먹은 요리. 요리를 담은 크고 작은 식기들. 그 식기가 놓인 식탁. 식탁을 둘러싼 인테리어.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이 식당 안에 머물며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이 관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개인이 겪은 세세한 경험들이 관점으로 바뀌는 시대다. 지금은 직관과 창의성을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는 게 중요한 시기다. 아무리 직관과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걸 자신만의 결과물로 남에게 전하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직관과 창의성으로 만든 관점을 전하는 건 어렵다." 이렇게 반문할지 모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기술 인프라는 개개인이 이전보다 더욱 편하게 자신의 관점을 전하게 돕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일 침프, 스티비는 사람들이 뉴스레터를  보다 쉽게 만들 수 있게 돕는다. 


정보기술을 도구로 삼은 개인.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에 개인의 관점이 담기기 시작했다. 기업은 개인이 만든 콘텐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많은 구독자를 지닌 크리에이터들과 공동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미디어는 자본을 가진 계층에서 개인으로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SNS와 영상은 빠른 피드백을 사람들에게 얻을 수 있게 돕는다. 이 모든 게 가능해진 건 정보기술 기업들이 만든 인프라 덕분이다. 이러한 형태는 정보를 전하는 성격을 갖은 미디어가 더 이상 정보를 전하는 성격에서 '더' 나아간다는 걸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편집력에 근거해 선별할 능력이 없는 미디어는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다. 관점이 있는 개인들이 그 구멍을 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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