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초보가 브런치 왕초보에게 전하는 편지.
처음으로 브런치에 대한 글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메모라고 하기에는 좀 길죠.
(저는 이 글을 3일 정도 포스팅한 이유 발행 취소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 같은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극단적으로 열린 생각을 가지기 위함입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 지난주 브런치 통계를 보며 가설을 세우고 그에 맞게 글을 씁니다.
이걸 8개월 동안 매주 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독자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매주 포스팅하는 글들은 언제나 데이터에 근거한 글입니다.물론 성공을 거둔 글도 있고 실패한 글도 있습니다. 때때로 데이터가 나오지 않아서 지운 콘텐츠도 있습니다. 혹은 매거진 이름을 변경하고 글을 옮기거나 발행 취소한 글도 있습니다.[제 기억으로는 2019년 5월 초에 490명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단순히 글 주제만 정하는 게 아니라 서체, 폰트, 구성, 형식, 사진 개수, 밑줄까지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브런치 글 전체를 볼드 처리하기 시작했다는 걸 보신 분도 계실 겁니다.
{모든 글은 볼드 처리.중요한 부분은 밑줄} 이건 제 주변 분들이 브런치 앱의
글이 선명하지 않다고 한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브런치에서 글을 쓰신다면,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합니다.
에세이, 분석글, 정보글을 모두 쓰고 싶다면, 매거진을 만들어서 한 곳으로 모으는 방법이 좋습니다.
여기서 확실한 기준은 ‘소재’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글과 동시에 이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8개월 동안 느낀 몇 가지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제 글과 함께 카카오 정책연구에서 과거 포스팅한 브런치 데이터에 대한 글을 보시는 게 좋습니다.
https://brunch.co.kr/@kakao-it/332
https://brunch.co.kr/@kakao-it/333
브런치로 작가 승인을 받아도 곧바로 구독자가 오르지 않습니다. 즉 0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건 모든 브런치 작가가 마주하는 현실입니다. 보통 처음에는 지인에게 구독 요청을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생각은 브런치에 글을 적으신다면, 스스로 자신의 글을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 소위 북극성 지료. 이거 설정을 잘하셔야 합니다. '구독자'를 볼 것인가? '공유 수’를 볼 것인가? '조회수'를 볼 것인지가를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브런치 글은 크게 3가지로 글이 퍼집니다.
첫 번째는 다음 메인에 노출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소위 글 조회수가 '떡상'합니다. 1시간 만에 몇 천 찍는 건 일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멘털 관리를 잘하셔야 합니다. 조회수가 10,20 나오다가 몇 시간 만에 몇천을 찍으면 흥분합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조회수죠. 저 같은 경우 ‘하네다 공항에서 노숙하는 방법’에 쓴 글이 처음으로 카카오 채널에 노출되었고 조회수가 6시간 정도만에 1만 뷰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 차분하게 생각할 일은 ‘조회수 대비 구독자수가 얼마나 늘었는가?’입니다. 전환율을 봐야 하는 거죠. 조회수가 높다고 해도 그냥 클릭하고 한 부분 슬쩍하고 보고 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 읽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만약에 1만 명이 조회를 해도 구독자수가 3명 혹은 4명이 늘어난다면요? (저는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 그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서 판단을 잘하셔야 멘털 관리를 잘합니다. 종종 브런치에서 글 하나가 몇 만 뷰를 찍었는데 3일 뒤에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 갑자기 우울해졌다는 글을 여럿 본 기억이 납니다. 소위 말해 떡 상한 조회수 글은 아웃라이어 한 데이터로 취급해야 편합니다. 동시에 그 글이 어떤 면으로 사람들에 다가갔는가만 보는 게 좋습니다. 저는 같은 날 포스팅한 두 개의 글이 다음과 카카오톡 채널에 노출된 적도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도쿄 거리'에 대한 글들로 기억합니다
만약 조회수가 갑자기 떡상한다면요? 브런치 앱을 지우시는 일도 좋은 방법입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기 위해서 말이죠. 멘털 관리를 위해서도요. 그렇지만 그럴수록 글에 대한 충실함은 항상 구독자를 향해야 합니다. 저는 항상 이러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누구는 글 14,5개로 구독자수가 1000을 찍기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그건 다른 사람이 이야기입니다. 비교해봐야 남는 게 없습니다.(요즘은 브런치 글을 페이스북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 혹은 개인마다 브랜드 관리를 위해 쓰기도 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 브런치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
브런치가 베타 버전 시절에는 브런치 메인에 일주일에 글이 약 20편 정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3,4편 정도죠. 저 같은 경우 한 11번 정도는 올라간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2018년에 3주 연속 올라간 적도 있습니다. 데스크톱 2번, 모바일 1번 총 3주 동안 메인에 노출되었죠. 이런 경우에는 구독자수가 확실히 많이 증가합니다. 제 경우 평균 최소 30명에서 최대 90명까지 증가하는 걸 보았습니다. 다음 메인 노출과는 다르게 조회수는 10분의 1 정도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독자 전환율은 최소 10배 이상 높습니다. 이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예전 이야기입니다.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로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로는 제가 위에서 적은 과정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습니다. 브런치 메인 페이지에 글은 노출이 돼도 베타 때보다 글이 더 많아져서 그만큼 조회수로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만약 브런치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이 되었다면, 2일정도 뒤에 브런치 메인 글로 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다음메인-브런치메인은 거의 공식에 가깝습니다.]
만약 브런치에 추적 코드를 넣으면 모든 부분을 추적이 가능합니다.하지만 이건 카카오만 할 수 있습니다. 풀스토리, 믹스 패널, 앰플리튜드, 구글어널리틱스등을 브런치에서 쓰지 못합니다. 오히려 브런치 북내 인사이트 기능이 이런 걸 대신합니다. 그래서 전환율 산출은 직접 해야 합니다. 제가 월요일에 통계를 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물론 크롤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브런치 작가에게 제공되는 주 별 통계는 월요일에 새로 갱신됩니다.
브런치가 정식 서비스로 론칭이 되면서 브런치 앱 노출 빈도도 바뀌었습니다. 베타 버전 시에 브런치 앱에서 메인 글은 앱을 열자마자 노출이 되었습니다. 브런치팀의 공지가 없다면, 항상 메인입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날수록 페이지가 밀려납니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로 브런치 앱 순서는 [브런치팀 공지사항-브런치 북 소개-브런치 메인 글- 글 추천- 브런치 북 4개 추천] 등으로 메인글은 3번째 혹은 4번째로 밀려납니다. 당연히 예전처럼 브런치 독자 글을 추천해주는 빈도도 줄어들었습니다. 당연히 조회수도 떨어집니다. 제가 쓴 글 중 가장 최근 글인 ‘스타벅스는 식문화로 공간을 구체화한다’ 글이 브런치 앱에서 메인이었지만, 조회수는 베타 시절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물론 글의 성격도 조회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 주장을 모두 신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제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을 뿐입니다.
아마도 브런치 자체에서 브런치 북 기능을 통해 보다 완결성 있는 글을 추천하는 식의 알고리즘으로 바꾸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브런치 북 프로젝 트시에는 글 종류가 무척 많이 늘어납니다. 그렇기에 글 노출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여기에 노출되면 ‘오가닉 공유’가 엄청납니다. 구독자 수도 제일 많이 늘어납니다. 조회수, 공유수, 구독자수가 모두 떡상하는 가장 좋은 경우죠. 제 글 중에서 ‘스타벅스 마로니에 긴자점’ 글의 공유수는 1500이 넘습니다. 순수한 오가닉 공유죠. 이 공유의 시발점은 ‘브런치를 읽다’의 공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과거 제가 세운 가설 중 하나가 ‘브런치를 읽다’ 페이지에서 ‘브런치 누적 공유수 150’ 이상일 경우에 공유하는 확률이 높다’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마로니에거리 긴자’ 글이 공유수 ’ 30’ 임에도 공유가 되는 걸 보고 제가 세운 가설이 틀림을 발견했습니다. 제 글 중에서 ‘마로니에 긴자점’을 제외하고 ‘브런치를 읽다’에서 공유한 글이 총 4편으로 기억합니다. 모두 공유수가 150개가 넘은 글이었습니다. 아마도 관리자 재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인플러엔서급 분들에게 글이 공유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도 공유수가 엄청 올라갑니다.
글은 대체적으로 3일 이내로 결과가 나옵니다. 만약 3일 이내로 충분한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글에 대한 실험은 실패 혹은 ‘의미 없음’으로 여기면 편합니다. 물론 속이 상할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글을 쓰는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오히려 나 자신이 이런 글도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월수금], [화수목], [월화수목금], [월화토]이렇게 포스팅한 기억도 있습니다. 제가 내린 결과는 요일은 크게 상관없습니다. 다만 주말에 브런치 앱에 노출된 글은 주말 동안 순서가 변하지 않습니다.
일주일마다 가설을 세우고 글을 쓰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 가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으니 개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독자 이탈도 발생합니다. 저 같은 경우 일본 반도체 소재 규제 이후 구독자 이탈이 좀 있습니다. 또한 도쿄와 교토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 구독자 이탈이 심심치않게 발생합니다. 지금도 도쿄 글은 조회수가 나오지 않습니다.일단 일본에 관한 글이 다음 메인으로 거의 노출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 시국 때문이죠. 그래도 제가 도쿄 글을 쓰는 이유는 1200명이 넘는 구독자를 위해서입니다. 제 글을 처음부터 계속 봐주신 분들은 제가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신 분들입니다. 데이터가 중심인 세상이지만 신뢰와 감사는 데이터와 전환율로 따져야 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 데이터로만 보면 제가 멍청한 짓을 하는 것도 같아 보이죠. 그렇지만 구독자에 대한 신의를 지킨다면 멍청한 결정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유튜브에서는 악플도 심심치 않게 받고 있습니다. 다카시먀아 백화점의 아침 오픈을 영상으로 담았을 뿐인데도 ['도쿄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니 참 잘하셨네요~]라는 조롱의 가득한 악플등 말이죠.
여담이지만 제가 9월에 23일간 도쿄와 교토에 갔을때도 이같은 반응을 예상하고 갔습니다.저에게 중요하건 제 글을 보시는 구독자 분들이니까요. 어느 분인지 모르겠습나만, 구글 설문지에 ['도쿄서비스기획'과 '교토의 문화'에 대해서 써주었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제출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일본에 있을때도 설문지에 적어주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취재하러 다녔습니다.
5.1 쉽게 쓰기 위해서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테드 창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글을 써라. 단 엄청 쉽게’ 사실 쉽게 글을 쓰는 게 최고로 어렵습니다. 쉽게 쓰려면 많이 읽고 알아야 하고 많이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걸 자기 기준에서 쓰면 평가가 어렵습니다. 사람들 기준에 계속 맞춰가면서 글을 쓰는 거죠. 저도 이게 안돼서 매일매일 고생합니다. 최근에 제가 들은 말 중에 ‘글이 플레인 하다’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솔직하게 플레인 하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쓰는 말을
남들이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제가 글을 쓸 때 사전을 열어두고 글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제 어머니에게 글이 어렵다고 매일 욕먹습니다.
5.2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글을 찾기 위함이다.
가설과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글 소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브랜드, 공간, 미학, 서비스 기획, 요리, 독서에 대한 글을 쓸 때 문장이 잘 나오는 걸 발견했습니다.(전공이 미술사, 경영학, 요식업 출신이라는 게 글에서 모두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서 브런치 북, 매거진도 모두 바꾸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모두 매주 설정하는 가설과 실험의 결과물입니다. 가설과 실험을 통해 '자기만족을 위한 글들'을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글로 다듬을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고객중심의 글로 바꿔나가는 거죠. 자신의 색깔도 유지하면서 말이죠. 이런 면에서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브런치 글도 SEO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척 중요합니다. 그에 맞는 사진과 글의 품질도 중요합니다. 저는 글자 수까지 실험한 적도 있습니다. 1800자, 2200자. 2500자. 3000자. 5000자, 7000자, 1만 자까지 말이죠.
1만 자는 최근에 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에 대한 데이터를 매주 정리하고 있습니다.글이 무조건 짧으면 좋다고 볼수도 없습니다. 1500번이 넘는 오가닉 공유를 한 스타벅스 마로니에긴자점은 6900자입니다. 게다가 평소 제 글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많이 넣은 글이었습니다.
물론 브런치에서는 믹스 패널, 풀스토리, 구글어널리틱스같은 툴을 전혀 쓸 수 없어서 불편합니다만, 브런치도 브런치 나름대로 BI를 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주별 통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저 같은 경우 최근 구글&다음 대비 네이버에서 유입되는 양이 상당히 많아진 걸 확인하기도 합니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감정이 담긴 글을 많이 봅니다. 또한 새롭게 브런치에서 글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봅니다. 브런치에서 절필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요 2주간 제가 브런치 글을 포스팅하지 못하는 이유는 브런치 글에 넣지 못한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시면 저에게 참 힘이 됩니다.) 저도 브런치 0명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1200명이 넘었죠. 이제 막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제 경험을 전하는 건 어쩌면 브런치를 더 양질의 콘텐츠로 가득하게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같은 글을 씁니다. 물론 저보다 구독자수가 많은 분들은 제 글이 다소 웃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힐 이 글은 브런치 초보가 브런치 왕초보에게 '삽질의 결과;'를 알려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