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X 블랙 미러: '다시 돌아올게'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채운다.
(본 글은 브런치 x 블랙 미러 컬래버레이션에 당첨되기에 적는 리뷰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쓰고 있던 댓글을 멈추고 내가 방금 적은 댓글을 다시 읽어보는 일이 종종 있다.
내가 적은 글이 오해소지가 있지 않을까? 상대방에게 내 의중을 잘 전달하는 단어일까?
한국어는 종종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더더욱 댓글은 조심스럽다. 온라인 상에서도 예의는 중요하니까.
요즘 ‘블랙 미러’를 보면서 기술발전과 우리의 모습 또한 내 모습도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우리가 남을 대하는 자세도 발전했을까?
글쎄다. 모르겠다.
'블랙 미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사람은 무엇인가?입니다.
이를 깊이 고찰하고 이를 드라마에 반영하죠.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기뻐하는지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드라마는 섬뜩한 상상력으로 그려갑니다.
기술이 더욱 진보한 상황을 가정하며 사람의 근본적인 욕구를 탐구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요인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하는데 모든 상상력을 쏟아 냅니다.
사람의 본성을 설명하기 위란 날카로운 실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블랙 미러는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오늘 글에서는 블랙 미러 에피소드 중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가장 잘 묘사한 에피소드인 '다시 돌아올게'편에 대한 리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이를 읽은 마사. 그녀는 친구의 소개로
죽은 사람과 가상 채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게 됩니다.
죽은 애인이 아님에도 마사는 생전 애인의 데이터로 만든 인공지능과의 대화에 의지합니다.
죽은 애인의 인공지능과 이야기하며 슬픔을 조금씩 벗어나는 그녀.
채워지지 않는 애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그녀는 옛 애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생체 인형까지 구입합니다.
죽은 애인인 애쉬와 똑같이 생긴 생체 인형.
섬뜩함에서 반신반의하는 그녀는 생체 인형으로 구현한 애쉬를 보고
처음에는 안도감과 기쁨을 느끼지만 이는 죽은 애인인 애쉬의 겉모습일 뿐,
일생을 함께 할 반려자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같이 밥을 먹고, 잠자리를 갖고, 걸어도 그는 오히려 애쉬를 닮은 생체 인형에게서
애쉬에 대한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 커지는 애쉬에 대한 그리움.
결국 그녀는 생체 인형에게 자살하라면서 절규합니다.
벼량으로 떨어지라는 마사의 말에
"한 번도 학습한 적이 없는 단어다. 나는 자해나 자살을 표현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는 애쉬의 생체 인형. 오로지 데이터만으로 판단하기에
상황과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죠.
생체 인형은 인간만이 가진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이해도 못합니다.
"넌 그냥 애쉬의 잔물결을 뿐이야. 너한테 는 과거가 없어.
너는 그저 생각 없이 애쉬의 행동을 재현할 뿐이야"라며 말하는 마사.
결국 그녀가 깨닫습니다. 애쉬의 데이터, 인공지능, 생체 인형은
결코 죽은 애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몇 년 후 죽은 애인과 마지막 잠자리에서 얻은 딸은 어느덧 귀여운 아이도 자랍니다.
그만큼 주인공도 나이를 먹죠. 그러나 자살하지 않고 옥상 속에 사는 생체 인형은
늙지도 않은 생전 애쉬의 마지막 모습 그대로입니다.
변함없이 애쉬를 재현만 하고 있을 뿐이죠.
생일 케이크를 한 조각 잘라서 생체 인형에 가져다 마샤의 딸은 말합니다.
“내가 케이크를 한 조각 더 먹으려고 아저씨 준다고 핑계 댄 거야.
아저씨는 케이크를 먹지 못하니까 ” 이 같은 딸의 한마디는 생체 인형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마사는 처음 죽은 애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과 이야기하며
슬픔을 이겨냅니다. 애쉬의 모든 걸 똑같이 재현하는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애쉬를 잃은 슬픔을 이겨나가죠.
애쉬의 생체 인형을 구입하면서 그는 애쉬를 잃었던 슬픔 속에서 보지 못했던
애쉬와의 교감을 발견합니다.
그 장면이 가장 잘 표현한 게 애쉬의 생체 인형과의 잠자리입니다.
생체 인형과의 잠자리에서 둘 간 사랑의 교감은 없습니다.
오히려 생체형은 '포르노 데이터를 통해서 학습이 되어있다'라고 말하죠.
이는 분명 죽기 전날 애쉬와 사랑하는 감정을 교감한 잠자리와 아주 대비가 되죠.
아무리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무언가를 완벽하게 재현을 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사람이 느끼는 '정서'와 '교감'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전합니다.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사회에서 핵심
인프라로 변하고 있는 시대가 지금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우리는 기술만 보면
우리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인간 곁에는
결국 살아있는 인간만이 유일한 동반자라는
사실을 드라마는 전합니다.
기술은 마음을 채울 수 없습니다.
마음을 채우는 건 결국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만약 이 에피소드를 보신다면 소중한 사람의 손을 한번 더 잡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