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13. 2021

'연결'을 고민하는 공간. 프레인 빌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은 어떻게만들어야 할까?

경제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상승국면을 지나 피크에 도달한다. 그 피크점에서 다시 하락국면으로 전환한다. 혹은 정점에서 하락 후, 점차 다시 상승하기도 한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방법도 ‘사이클’을 추종한다. 

과거 상품진열이 중심이었던 매장은 '오프라인' 공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동시에 깨지지 않는 거대한 사이클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커머스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사이클은 정점에서부터 급격하게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동시에 츠타야 서점같이 라이프스타일 제안. 책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극대화한 제안들이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현재 이 사이클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는 확실하게 계량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 ‘제안’과 이를 통한 취향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로 추산해본다면? 현재 오프라인 공간 변화는 바닥을 찍고 변화를 위한 '상승'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메타버스’ 같은 온라인 공간들도 이러한 사이클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교육 플랫폼 서비스인 '헤이키도'는 비영어권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교육시장은 오프라인 공간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대면교육이 어려워지면서 ‘교육시장'도 온라인이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비대면 교육이 '교육시장'의 새로운 사이클 상승기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에서 많이 개설되던 영유아 클래스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교육 플랫폼 서비스인 '헤이키도는 비영어권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클을 생각해본다면? 코로나19의 최정점을 지난 지금은 오히려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운 사이클이 생기는 시기라고 보아도 될지 모른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운 사이클에서 공간은 ‘크기’로 가늠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간이 추구하는 ‘메시지’더 중요해졌다. 만일 공간이 콘텐츠와 콘텐츠를 엮어내서 메시지를 엮어낸다면? 그 공간은 편집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와 브랜드를 엮어낸다면? 그 공간을 브랜드를 통한 제안을 전하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관점에서 프레인 빌라는 앞으로의 공간은 무엇을 지향할지 프레인 나름대로의 답을 전하는 곳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삼성동 주택가 사이를 걷다 보면 갑자기 은색 스테인 리스 외관의 비정형 건축물이 나타난다. 간판도 하나 없다. 건물 문에는 ‘Prain Villa’라 쓰인 하얗고 작은 깃발만 펄럭인다. 하지만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벽돌을 많이 사용한 주변 주택들과 다르게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금속 골격. 자칫 보면 프레인 빌라는 회색과 스테인리스가 차갑게 느껴질지 모른다. 금속이 자아내는 차가움. 이 차가움은 무언가 건조한 분위기도 만든다.


프레인 빌라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80% 이상 사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스테인리스를 주 재료로 사용했다는 걸 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모른다. 무엇보다 프레인은 프레인 빌라에 사용한 스테인리스 패널을 직접 개발하고 제작했다. 프레인 빌라에는 일반적인 판재가 아닌, 돌돌 말린 형태의 스테인리스 코일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단열이 충분치 않아서 단열재로 코일을 감싼 외장재를 직접 개발했다고 한다. 물론 스테인리스 외관의 건축물이 적은 건 아니다. 하지만 프레인 빌라같이 ‘강도’를 확보해 외장재이면서 동시에 내장재가 되는 소재를 사용한 곳은 많지 않다. 스테인리스 패널은 크레인을 동원해 폭 1미터, 높이 약 10미터의 원장을 최대한 절단하지 않고 그대로 설치해 마감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겉보기에는 다소 차갑다.

이렇게 만든 패널 마감은 태양 위치와 시간에 따라 프레인 빌라에 다양한 모습을 선사한다. 게다가 첨단소재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조화미를 표현하고자 내부에 물과 녹지공간도 조성했다. 계절감은 덤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금속이 중심인 공간임에도 벽돌같이 광물을 많이 사용한 사운즈 한남과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미메시스 뮤지엄과 유사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방에서 들어오는 빛이 프레인 빌라에 가득한 차가움을 모두 날려버리기 때문이다.

프레인 빌라는 오랜 시간 프레인이 보유하고 있던 200평 대지 위에 만들었다. 지층과 2층은 프레인 TPC 배우들의 연습실, 사무실,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1층에는 젊은 창업자를 위한 워킹 스페이스와 팝업 전시 공간도 있다. 프레인 TPC에서 공간을 주로 사용하지만, 강남권에서 일하는 프레인 직원들도 이곳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프레인 빌라를 관통하는 색은 회색과 흰색이다. 특히 중립적인 회색을 사용한 덕에 프레인 빌라는 동네 정서와 잘 어울린다. 바닥은 회색 같지만 흰색에 가깝다. 차분하게 마감한 바닥은 공간에 존재하는 긴장감을 흡수한다. 공간 안에서 파티션을 이용해 공간 구획을 전혀 하지 않아 스트롤, 프레인 핸스, 산 노루 서울 간의 경계가 미묘하다. 게다가 그 경계를 나눌만한 공간에는 작은 정원을 설치해 공간 안에 계절감을 끌어 온다. 공간이 부드럽게 변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는 블루보틀 교토점에서도 보았던 풍경이다.

프레인 빌라 1층 내 슬라이딩 도와 함께 눈에 들어오는 수공간은 중립적이면서도 차가움으로 시작하는 프레인 빌라 1층을 극적으로 반전시킨다. 하지만 ‘차가움’이 있었기에, 그 반전은 배가 되며, 프레인 빌라 공간 안에서 계절감은 더욱 극적으로 전해진다.  얼핏 보면 슬라이딩 도어 뒤에 자리한 수공간은 일본 정원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프레인 빌라에서의 공간은 날것의 삼성동 풍경을 그대로 가지고 오기에, ‘의도되어 정돈된 자연’을 가져온 일본 정원과는 그 결이 다르다.

프레인 빌라의 슬라이딩 도어 뒤에 자리한 수공간.
가쓰라리큐의 다실 창문에서 바라본 가쓰라리큐의 정원풍경.


오히려 프레인 빌라는 자연스러운 ‘연결’에 더 치중한다. 이 부분에서는 프레인. 특히 프레인 TPC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배우들을 지원하는 여준영 대표의  미감이 충분히 발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공간은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특징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레인 빌라는 국내 PR 1위 회사를 만든 프레인의 창업자인 여준영 대표의 미감을 느낄 수 있다. '잘 보이지 않아도 늘 너와 함께한다. 그렇기에 너는 외롭지 않다.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이러한 느낌을 프레인 빌라에서 계속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프레인 빌라는 차가워 보이는 흰 백자 그릇.  하지만 만져보면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백자에 더 가까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보면 프레인빌라는 스니커즈 맛집이다.

프레인 핸스와 스트롤이 함께 만든 공간에서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비치해 아기자기한 느낌을 더했다. 여기에 프레인 핸스에서 제작한 셔츠, 스트롤 관점에서 선별한 물건들을 오브제처럼 놓아 공간을 갤러리와 편집샵 간 미묘한 경계선상에 위치하도록 한다. 츠타야 서점 같은 방식은 애초부터 '배제'한다. 무엇보다 프레인 빌라 성격에 맞는 선에서 기획을 끝냈다. 그렇기에 스트롤에서처럼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하자’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


사진에서 녹색 동그리미가 스피커의 위치다.

빛, 풍경과 조화를 이용한 공간에 다양한 변주와 감성을 넣는 건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선곡이다.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는 시스템 에어컨 옆에 매달려있으며 원통 형태로 음악이 원형으로 떨어진다. 음악은 언제나 공간에 힘을 넣는다. 그 덕분에 음악은 프레인 빌라를 '새침하면서도 조용한 사람. 그러면서도 개성이 강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든다. 또한 '이런 공간에서는 대체로 이런 음악 선곡이지!' 라며 음악에 익숙해지는 순간 다른 장르의 음악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음악 선곡은 프레인 빌라의 디테일을 서서히 끌어낸다. 

아래 유투브 링크는 내가 프레인 빌라에 머무는 기간동안 나온 일부 음악들이다.

https://youtu.be/rXtCXFgSb0s

https://youtu.be/00f2kSnIxfw

https://youtu.be/EfgAd6iHApE


프레인 발라1층은 차가워 보이나 점차 따뜻해지는 공간이다. 

높은 천장과 전구색 조명, 금속 질감의 반대편에 위치한 바닥은 차가움을 흡수한다. 그 덕분에 공간을 주도하는 차가움은 서서히 사라진다. [물론 프레인 빌라에서 차가움을 지우는 가장 역할을 하는 건 단연코 빛이다.] 

프레인 빌라는 선적인 건축이자, 선적인 공간이 강하다. 하지만 빛으로 모든 걸 상쇄해 자연스러운 조화를 끌어낸다. 차가운 금속 질감 속에서도 편안하고, 강하게 사람을 잡아주는 느낌. 여기에 금속패널들이 연출하는 빛 반사는 공간 안에 불규칙한 무늬도 같이 만든다.


현재 프레인 빌라에서 오픈된 공간은 산 노루 서울, 프레인 핸스, 스트롤이 있는 1층이 유일하다. 그 외 공간은 프레인 TPC가 사용하고 있다. 지하 1층은 아직 오픈 준비 중이다. 그렇기에 이번 글에서는 오직 프레인 빌라 1층과 외관에만 한정한 공간만은 다룬다.


프레인 빌라의 리듬: 연결

누군가 프레인 빌라의 겉면을 본다면? 루이스 칸 혹은 프랭크게티가'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혹은 안도 다다오가 떠오를 수도 있다. 삼성동 고급 주택가에 변주를 만들어내는 프레인 빌라가 마치 ‘게릴라’ 같기 때문이다,. 또한 부드러운 건축,  사람을 감싸는 약한 건축을 지향하는 구마 겐고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느낀 프레인 빌라는 도쿄 나카메구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로스터리의 편안함과 오가타 신이치로가 디자인한 아쿠모사료의 차분함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두공간이 가진 선적인 건축과 정서를 합한 느낌.하지만 이걸 사람을 위해 조화롭게 풀어내고자 한 곳. 프레인 빌라는 그러한 곳이다.

무엇보다 프레인 빌라는 차가운 외면과 다르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공간이다. 공간은 언제나 그곳을 가장 많이 사용한 이들을 고려한다. 중립 색인 회색은 이곳에서 가장 많이 사용할 프레인 TPC배우들. ’ 직업으로서 배우’라는 화려함과 다르게 직업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들을 위한 공간 성격이 더더욱 강하다.


배우란 모든 작품에서 가장 중립적이면서도 작품을 위해 스스로를 균형감 있게 유지해야 하는 존재다. 기획, 표현, 편집력을 중심으로 한 구조력으로 작품에서 외력과 내력을 모두 담당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프레인 빌라는 겉이 멋있는 공간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을 사람에게 내어줌으로써 ‘연결’을 추구하는 면이 강하다.

프레인 빌라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공간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천장은 높고, 채광이 매우 다양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어느 곳에서든지 빛이 돌아오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무엇보다 소재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공간 안에서 넘친다. 특히 프레인 빌라 안에서 긴장이 강해지는 순간마다 [빛, 물, 나무]등 긴장을 상쇄하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오브제 같으나 긴장이 풀리기도 한다. 긴장감이 부드럽게 풀어지고, 마음속에서 쾌활함이 피어 나오는 곳. 프레일 빌라는 이러한 곳이다.

프레인 빌라에서 빛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사진을 보라. 아늑하고 따뜻한 빛이 공간을 감싼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프레인 직원들이 강남 지역에 왔을 때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이기도 하다. 동시에 젊은이들이 편히 일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곳이기도 하다. 공유 오피스가 대세라고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거나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도서관은 딱딱하다. 카페는 너무 캐주얼하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도사관과 카페 이용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프레인 빌라는 이러한 공간 부족을 일부 채우려고 한다. 이를 위해  일종의 창업센터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도 공간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반투명 플라스틱을 걷어내면 멀티탭이 나온다.

산노루 서울 공간에 앉으면 불투명 색 플라스틱이 보이는데 이걸 올리면 노트북 및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탭이 나온다. 프레인 빌라는 단지 이걸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사용해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또한  야외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 벤치를 곳곳에 배치하여 잠시 쉴 수 있게 했다. 프레인 빌라 내부에서 야외를 바라보는 벤치와 통유리 사용이 많은 건 결코 멋이 아니다. 또한 이미 제주도에서 유명한 산 노루가 카페를 운영하기에, 프레인 빌라의 자유롭고 편안한 공간 속에서 건강하고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음료와 다과도 즐길 수 있다. [프레인은 최근 산 노루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차갑다. 차분하다.

프레인 빌라의 안내문을 보면 프레인 빌라는 PCG그룹 산하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인 프레인 TPC가 이용하는 걸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대로 프레인은 PR을 담당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철저하게 고객을 대외적으로 ‘연결’하는 위치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기업이다. 또한 프레인 빌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퓨어 아레나, 스트롤. 이 두 공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프레인 자체가 퓨어아레나를 시작으로 공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으며, 스트롤에서는 ‘미디어’로서 공간을 지향했다. 또한 프레인 TPC의 초창기 시절, 소속 배우가 김무열 배우만 있을 때도 프레인 TPC는 퓨어아레나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프레인은 오로지 ‘사람’으로만 움직이는 기업이기에, 공간, 사람, 연결, 미디어가 연결되는 각 ‘지점’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연결’은  프레인 빌라의 구성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있다.


많은 이들이 찾아보는 여준영 대표의 글과 사진들을 보면 그가 중요시하는 가치 중 하나가 ‘사람과 사람의 연결’ 임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프레인 빌라는 공간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킬지 알려주는 공간이자, 미디어로서 ‘공간’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곳이 비단 프레인에 지향한, 어떻게 보면 여준영 대표가 보여주고자 한 ‘미디어’로서의 첫 공간은 아니다. 오히려 이 공간은 지금은 '세르주 무이' 매장으로 바뀐 과거 '퓨어아레나'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프레인 TPC도 ‘연결’의 연장선이다. ‘배우’ 그 자체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감정을 편집하는 직업이다. 배우는 언제나 사람의 감정을 본인들의 연기로 관객들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브랜드를 사람들과 연결하는 일을 하는 PR기업. PR기업이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를 한다는 건 새삼 놀라운 게 아니다. 오히려 PR기업이 배우 매니지먼트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배우는 이야기에 담긴 ‘사람’을 다루고, PR기업도 사람을 다루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시 안에서 무엇을 가장 많이 볼까? 사실 우리는 도시에 살아도 도시 '정취'보다는 자동차와 벽을 많이 본다. 물론 서울에서도 각 지역마다 용적률과 건폐율이 다르기 때문에 눈이 보이는 공간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도시에서 가장 많이 보는 풍경은 아마도 담벼락이나 주차된 차가 대부분이다. 단지 모양새만 다를 뿐이다.

프레인 빌라에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작은 연못과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빛, 그림자, 공기, 바람 오감을 통해 사람이 공간에서 무언가 느끼게 만든다. 프레인 빌라에 가만히 있으면 처음에는 차갑고 낯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부에 앉아 있지만 외부와 연결된 느낌도 든다.  음악과 슬라이딩 도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은 차가운 정서를 정취로 바꾼다.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 만든 공간은 우리가 도시에서 보는 풍경들을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을 만든다.

이처럼 프레인 빌라는 따뜻함, 차분함, 차가움을 모두 담은 공간이다. 건물 전체는 스테인리스를 사용했지만 건물 안에서 많은 부드러운 느낌은 시간과 날씨에 따라 변하는 빛이 담당한다. 또한 전구색, 주광색이 미세하게 대조를 이룬다. 단순하되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공간은 다양한 감정을 다루는 배우들에게 공간적인 몰입을 충분히 유도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건축물도 건물에 가장 많이 사용한 재료의 물성이 강조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인 프레인 빌라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프레인 빌라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설치된 수공간, 슬라이딩 도어 뒤에 설치된 수공간, 작은 정원을 통해 공간에 계절감을 끌어오고, 이를 통해 공간에 흐르는 차가움을 따뜻함으로 환기시킨다.

프레인빌라의 1층,지하1층에 자리한 수공간은 공간에 차가움을 날려버린다.


빛은 프레인 빌라에 머무는 차가움을 지운다.


부드러운 건축, 열린 건축은 언제나 사람에게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사람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채워주기를 바라고, 그 바람을 공간에 담아 공간 안에는 비움이 많다. 프레인 빌라도 이러한 부드러운 건축에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프레인 빌라는 부드러운 건축을 ‘빛’을 통해 다변화하고자 한 흔적이 많다. 가장 먼저 거대한 유리창을 통해 주변 환경과 채광은 끌어오는 일은 부드러운 건축의 정석이다. 프레인 빌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말끔하게 외벽들을 마감할 수 있었음에도, 외벽의 죽은 공간에 많은 창을 설치에 햇빛을 공간 안으로 끌어온다. 외벽만 본다면, 프레인 발라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외벽 사이 창들이 내부에서 만들어가는 빛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성격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프레인 빌라는 인위적인 빛들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부드러운 건축은 언제나 사람에게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예를 들어, 구마 겐고가 지은 스타벅스 로스터리 도쿄만 해도 나무의 직선과 직선을 교차시켜 부드러운 공간을 ‘연출’한다. 물론 구마 겐고의 이러한 시도는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와 만나 더 강력한 힘을 만든다. 하지만 프레인 빌라는 그보다는 이곳을 주로 사용할 사람들. 프레인 TPC를 최우선으로 놓고 공간을 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만 이것은 공간의 우선순위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오히려 산노루 서울 공간에서 각자의 목적에 맞게 공간을 사용한다. 우선순위는 프레인 TPC가 먼저라고 해도, 공간 자체가‘사람’을 향하고 있기에, 프레인 빌라가 지향하는 공간감. 이를 만드는 빛은 전혀 문제가 없다.

프레인 빌라는 빛을 사용해 공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차가움을 없앤다. 어느 곳에 있어도 크고 작은 빛들이 공간에 들어온다. 빛이 공간 안에서 언제든지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해 공간이 자연스러운 연결을 추구한다. 빛, 물, 돌, 나무들을 충분히 사용한 덕분에 금속 재질이 갖고 있는 차가움을 상쇄시킨다. 채광이 좋으면 공간의 모든 성질을 커버할 수 있다. 빛에 따라서 공간이 미세하게 변하고, 그 변하는 공간에 머무는 이들에게 세밀한 감정을 전한다. 빛을 내부로 끌어오는 건 사운즈 한남, 블루보틀 역삼, 스타벅스 로스터리 도쿄, 료안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내부에서 빛은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프레인 빌라는 빛에 대한 많은 고민이 돋보인다.

주변 정서를 끌어오는 프레인 빌라의 시도는 부드러운 건축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한 수공간은 프레인 빌라 주변의 정취와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일본 석정 정원[가레산스이]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는 찰나의 순간이다. 고요함을 느끼려는 순간 삼성동 주변 풍경이 다채롭게 눈에 들어온다. 고요 해질뻔한 마음은 정겨움으로 변한다. 여기에 다양한 장르의 산노루 서울의 음악은 그 정겨움을 '흥'으로 다시 바꾼다.

프레인 빌라의 예술품과 각종 오브제들은 대체로 부드럽다. 이 역시도 공간을 부드럽게 만든다.사진에서 동그라미친 창가는 산노루 매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깨알같은 디테일.

프레인 빌라에서 빛이 들어오는 창가와 그 빛이 변화시키는 공간을 관찰하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산노루 서울 내 직원들이 상주하는 공간 위의 창문은 산 노루 서울 매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산노루 서울 매장으로 들어가는 길목. 프레인 헨스와 스니커즈들이 진열된 공간과 연결된 통로에서 산노루 서울 직원들 공간 위에 창문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빛이 또 다른 공간에서 들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레인 빌라에서 빛은 어느 곳에 존재한다. 큰 유리창은 물론 시야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창가에서도 빛이 들어온다. 구석 철제 프레임에 설치된 창가로 들어오는 빛. 여기에 시간마다 달라지는 빛은 프레인 빌라, 산 노루 서울을  매우 섬세하게 바꾼다.

프레인 빌라에서 빛은 프레인 빌라 안의 차가움을 날려버린다.

프레인 빌라의 공간이 빛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디테일한지 알고 싶다면 위의 사진을 보면 된다. 보통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금속이 많이 돌출되다 보니 공간이 차갑다. 하지만 프레인 빌라에서는 산 노루 서울과 [프레인 핸스 X스트롤]과 연결되는 지점에 작은 정원과 유리벽을 설치하고, 산 노루를 소개하는 오브제들, 슬라이딩 도어를 활용해 빛을 끌어온다. 자세히 보면 슬라이딩 도어 위의 작은 창에서도 시간에 따라 빛이 대각선으로  다양하게 들어오는 걸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부드러운 공간설계 덕분에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에서 ‘차가움’만 모두 날아간다. 그 차가움을 채우는 건 프레인 빌라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사람들, 주변 정취다. 겉은 새침해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나 부드러운 공간. 프레인 빌라는 사람을 포용하는 부드러운 건축 혹은 약한 건축의 훌륭한 예시라고 보면 된다.

프레인빌라에서 빛이 어떻게 공간에 영향을 주는 알고 싶다면? 사진속 작은 정원위의 내려오는 빛을 보면 된다.
블루보틀 교토점 카페 동의 작은 정원 모습. 프레인 빌라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빛을 공간 안으로 끌어온다.

공간건축에 사용된 재료는 공간과 그 건축을 규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 재질과 공간은 결국 사람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해 결정된다. 무엇보다도 프레인 빌라에서 공간에 중요한 모든 걸 빛이 다한다. 오브제가 가진 성격. 오브제가 어느 곳에 있어야 가장 빛나고, 그 성격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 고민이 담긴 이곳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내력과 외력 간의 조화를 극대치로 뽑아내는 프레인 TPC를 무척이나 많이 닮았다. 이 공간을 만든 여준영 대표가 배우들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오랫동안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건축이 부드러움과 연결을 넘어 개인의 의지를 잘 전달하는 공간은 의외로 매우 찾기 어렵다. 이는 규모와는 전혀 상관없다.

산노루 서울의 물건들은 빛을 받아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빛이 있기에 가능한 전개다.


프레인 빌라는 프레인 TPC만을 위해 지어졌다고 가정한다면? 이 공간 자체는 TPC 소속 배우들에게 매우 소중한 공간이 되리라는 건 분명하다. 특히 프레인 TPC에 속한 배우들은 각자만의 강렬한 개성으로 연기를 펼치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엄태구 배우만 해도 특유의 거친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 캐릭터와 개성을 만든다.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낙원의 밤’ 프로모션 영상에는 오직 엄태구 배우의 ‘다녀올게’라는 한마디만 나오는데 '낙원의 밤'이 지향하는 분위기가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된다.

목소리만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놓는 배우. 엄태구다.

또한 이준 배우는 특유의 차분한 딕션과 날카로움을 연기에 조화롭게 잘 넣는다. 여기에 오정세배우가 표현하는 다양한 연기와 이세영배우가 보여주는 자연스럽고 차분한 딕션 등은 이곳이 프레인 TPC배우들을 위한 공간에 매우 적격임을 알 수 있다. 만일 프레인 TPC 소속 배우들이 가진 개성이 어떤 합을 이루어내는지 궁금하다면? OCN '뱀파이어 탐정'을 보기를 권한다. 뱀파이어 탐정에는 오정세, 이준, 이세영배우가 모두 출연한다. 개성이 모두 강한 3 명의 배우이지만, 각 배우들이 작품을 해석하는 능력. 내력으로서의 배우들의 연기가 '뱀파이어 탐정'이라는 작품을 탄탄하게 만든다. 프레인 TPC배우 맛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는 프레인배우들이 지향하는 연기 방향을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작품이 필요로 하는 선명한 색깔을 잘 만드는 조현철 배우. 

 [차이나타운, 호텔 델 루나, D.P]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조현철 배우, 최근 종용한 악마 판사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작품을 살리는 연기를 보여준 박형수 배우,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포함해 개성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김대명 배우[최근 전속계약 종료]까지 프레인 빌라에서 떠오르는 건 각자마다 개성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탄탄한 내력이 되는 배우들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그 실체를 규정하기 어렵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추상적이라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그들의 개개인 모습도 작품과는 전혀 다르다. 드라마와 영화 속 배우들의 이미지는 배우들이 '직업으로서' 창조한 인물일 뿐이다. 배우의 실제 개개인의 모습만 일부 담길 뿐이다. 실제로 최근 종영한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 열연한 서현진 배우는 소속사의 유튜브 영상에서 ‘많은 이들이 오해영을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은 오해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강다정 정도가 나와 가장 비슷하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빛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프레인 빌라 1층. 이야기에서 다양한 인간들을 표현하는 배우의 이미지와도 맥락이 맞닿아있다.

프레인 빌라는 공간으로서 프레인 TPC를 정의한다. 즉, 프레인 TPC가 생각하는 방향이 그들이 앞으로 사용한 공간에 담긴 셈이다. 공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에게 매우 직관적으로 전달되기에, 프레인 빌라가 가진 공간감과 색깔은 프레인 TPC 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다. 물론 프레인 빌라에 방문하는 이들은 프레인 빌라의 공간 ‘일부’를 볼 테지만, 이곳에 상주하는 이들은 프레인 빌라 안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녹차 본연을 추구하는 산 노루가 프레인 빌라에 있는 것도, 프레인 TPC의 배우들. 배우들이 추구하는 본연을 찾는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유지한다. 그런 면에서 공간은 보이지 않는 두 ‘브랜드’에게 선명함을 제시한다.

프레인 TPC에 소속된 박형수 배우도 작품이 필요하는 인물을 탄탄하게 소화하는 배우중 한 명이다. 출처: 티빙 '악마판사 1화'

프레인 TPC의 배우들은 배역의 비중과 상관없이 모든 작품에서 작품이 필요로 하는 연기. 작품이 원하는 맥락과 디테일을 채우는 이들이 많다. 이들처럼 '프레인 빌라'가 삼성동 주택가에서 만드는 분위기는 화려함과 웅장함이 아니다. 오히려 '삼성로 122길'에 디테일을 더하는 공간이다. 그리하여 프레인 빌라이면서도 프레인 TPC를 무척이나 담은 이 공간은 공간이 어떻게 정체성을 가질지 ‘미디어’를 넘어 공간이 어떻게 ‘창의성’을 끌어낼지는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다.

배우를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화시킬까? 프레인 빌라는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답안 중 하나를 제시한다.

스트롤과 프레인 핸스에서 설치한 티셔츠는 프레인 빌라가 어떤 공간임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류승룡, 이준, 엄태구, 오정세 프레인 TPC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생각'과 '필모그래피'를 담은 셔츠는 프레인 TPC 소속 배우들을 단순히 ‘연기자’가 아닌 ‘직업으로서 배우’이자 동시에 ‘브랜드로서의 배우’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티셔츠에는 배우들 개개인의 개성을 형상화해 넣었기에, 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브랜드’로서 살아남게 된다.

배우의 생각은 이미지로, 이미지를 그걸 담는 물건으로. 이런 방식으로 배우는 브랜드화된다. 출처: 스트롤 인스타그램.


출처: 스트롤 홈페이지.

스트롤은 앨리웨이 광교에서부터 그들만의 메시지를 담고 남성 라이프스타일을 전한 곳이다. 미디어 같은 공간을 지향했기에, 프레인 핸스와 함께 배우들이 어떻게 브랜드와 미디어와 같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이곳에 놓인 티셔츠 4장은 프레인 빌라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배우를 브랜드화한다는 건 어떤 면에서 상당히 낯설 수도 있다. 어쩌면 배우 그 자체가 '브랜드'라고 볼 수도 있다.

배우 매니먼트는 배우를 브랜드화시키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출처: 스트롤 인스타그램.

물론 배우들이 론칭한 브랜드는 늘 있었다. 하지만 프레인 렌스에서는 '배우'들. 그 자신들이 가진 ‘경험의 조각’을 티셔츠라는 오브제로 만들었다. 이는 오정세 배우를 형상화한 티셔츠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다. 100편이 넘는 다작을 통해 탄탄한 연기를 길러온 그의 필모그래피가 적힌 티셔츠. 이는 오로지 오정세만이 가능하다. 다른 어떤 이들도 불가능하다. 


오정세배우가 쌓아온 필모그래피와 아우라는 셔츠에 각인되므로서, 유일무이한 아우라로 바뀐다.
오정세이기에 가능한, 오정세만이 가능한 문구. 유일함은 브랜드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티셔츠를 통해 각인된 오정세의 작품들은 오정세배우의 가치를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 뿐이다. 오정세배우가 쌓아온 아우라가 티셔츠로 옮겨진 셈이다. 이는 이준, 엄태구, 류승룡 배우가 만든 티셔츠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다. 그렇기에 프레인 빌라에 나열된 셔츠들은 배우들의 아우라를 응집시켜놓은 오브제다. 이처럼 배우와 배우의 정체성을 따로 분리시킨 프레인 핸스의 시도는 공간을 건조하지 않게 만든다. 이를 통해 우리는 프레인 TPC가 다른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와 다르게 배우에 대한 뛰어난 관찰과 관점이 분명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도시가 주거, 상업건축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도시는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역사와 브랜드를 내세우는 도시 중에서 주거, 상업건축이 발전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거와 상업은 도시를 이루는 핵심기능이다. 주택과 상업 건축은 견고하게 만들어진 도시에서 공공건축과 함께 빛을 바란다.


어떤 공간은 위대한 사람이 지어 위대한 건물로 인정받는다. 이와 다르게 어떤 공간은 시작은 평범했으나, 꾸준히 공간을 발전시켜 '메시지'를 키운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탄탄한 기본기로 공간을 만들어 시대에 맞추어 적응하는 공간들도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 이를 통해 공간에 메시지를 넣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 프레인 빌라는 프레인이 쌓아온 명성의 정점이라고 할지 모르다. 하지만 내 눈에 비친 프레인 빌라는 '수많은 고민들 하던 어떤 사람이 이제야 자신만의 답을 찾고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처럼 보였다. 사람은 아침 바람 하나에도 수많은 영감을 받는다. 만일 프레인 TPC 배우가 이곳에서 아침에 슬라이딩 도어에 앉아 주변 풍경을 보며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한 고민.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눈치 없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있다면? 그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 아닐까? 그 대상은 배우가 아닌 '나'일 수도 있다. 프레인 빌라는 이곳에 머무는 이들에게 공간을 통해 감정의 강약을 보게 한다. 사람에 관한 가능성, 이를 위해 넣은 디테일. 프레인 빌라는 이에 합당한 공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더 현대 서울이 생각하는 가까운 미래의 백화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