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Feb 21. 2022

예술은 '감각'을 전하는 도구다.

‘예술과 삶’은 어떻게든지 사람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쿠르베는 미술사상 개인 미술전시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사람이다. 쿠르베가 남긴 유산을 에두아르 마네가 이어받았다. 두 사람 모두 당시에는 조롱받았다. 하지만 후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을 ‘현대미술의 기틀’을 쌓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당시 쿠르베와 마네가 보여준 행동은 무모하다고 여겨졌을 것이다. 그 당시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무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남’에게 의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감각. 자신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키우고자 했다.

쿠르베는 자신의 전시회를 스스로 열어 자신의 그림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쿠르베가 개척한 '감각의 항해'를 이어간 이는 마네였다. 마네도 쿠르베처럼 자신의 전시회를 열어 자신의 그림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종종 예술을 ‘삶’과 나누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은 ‘겉’ 모양 때문에 우리에게 ‘모호’하게 전해질뿐이다. ‘예술은 창조성을 가진 누군가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은 이 때문이다. 오늘도 무수히 쌓인 데이터를 바라보면서 UX를 개선하고자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해야 이 서비스를 더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라고 수없이 고민한다.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보다 실제적으로 과감하고 독창적인 생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 실제적인 결과물로 만들고자 한다. 이것이야 말고 예술과 창의성이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결과다. 그렇기에 ‘예술과 삶’은 어떻게든지 사람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최근 메타의 실적으로 주가 폭락 등을 계기로 페이스북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메타의 계열사인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거대한 잡지이자 갤러리다. 메타의 실적과는 별개로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이 담긴 사진 혹은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기 때문이다. 최근 타계한 루이뷔통 아티스틱 디렉터인 버질 아블로도 인스타그램을 놓고 ‘거대한 패션잡지’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Opensea 같은 NFT를 거래하는 플랫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Opensea에서 NFT거래를 위해 사용되는 이더리움은 개인 감각의 가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코인베이스, 바이낸스와 같은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뉴욕 증권거래소도 NFT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라는 두 미술사조는 그 당시의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기술발전. 도시화와 산업혁명을 통해 심화된 계층과 노동문제, 여가생활 발달. 산업사회로의 전환으로 인한 변화를 ‘그림’으로 전했을 뿐이다. 사실주의는 사회는 비판하는 방향으로. 인상주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했다. 

테슬라가 만든 전기차도. 산업혁명이 나은 내연기관의 발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차 및 엔진의 발달. 헨리 포드가 만든 효율적인 컨베이너 벨트. 이를 더욱 개선한 도요타자동차. 여기서 더욱 심화되어 발전한 정보기술. 또한 엔비디아, AMD, 인텔, 삼성전자, 에퀴닉스[데이터센터], 통신기업들은 지금 시대의 라이프스타일 근간이 되는 반도체와 이를 구동하는 인프라를 만든다. 테슬라 같은 경우, 지금까지 개발된 자동차 기술, 정보기술, 재료공학을 합친 HPC모빌리티 기기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진 스타링크는 테슬라 차량을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면서도 에지 컴퓨팅 기기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만든다.

CES2022에서 최고 인기였던 보링 컴패니의 지하터널. 여기에 사용된 기술은 산업혁명과 그 이전부터 축적된 지식의 산물이다. 출처: 보링 컴패니.

‘산업혁명’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기술의 시작이라고 보아도 무관하다.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인프라가 더욱 발전해 정보사회 인프라가 되었으니까. 또한 산업혁명은 ‘예술’이 개인 ‘감각’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는 인프라를 만들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인프라. 즉, 사람들이 ‘예술’이라는 매체로 사회를 다각도로 바라보게 만드는 ‘인식의 인프라’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에 예술은 철저하게 라이프스타일. 라이프스타일 인프라와 연결되어있다. 겉모습이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뿐이다. 

겨울왕국을 비롯한 3D애니메이션은 공학기술이 만들어낸 결정체중 하나다. 출처: 디즈니.

디즈니가 만든 겨울 왕국을 생각해보자. 겨울왕국의 각 장면을 위해 사용된 CG 기술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VFX 소프트웨어[언리얼 엔진, 블렌더, 마야 등등]에 기반한다. 게다가 그래픽카드와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기술은 수학과 물리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let it go’에 사용된 음향기술, 배우의 목소리[이리자 멘데즈], 작곡가의 창의성 등등 모든 걸 고려한다면? 겨울왕국은 다양한 공학기술이 합쳐진 산업디자인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겨울왕국'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왕국에 들어가는 음악은 작곡가,오케스트라,배우, 음향기술, 악기제작기술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다. 출처: 디즈니.

겨울왕국은 무엇일까? 공학인가? 예술인가? 이러한 분류를 중요치 않다. 공학과 예술은 각기 서로가 구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보충해줄 뿐이다. 그렇기에 예술이 라이프스타일 제안에 큰 영향을 끼치는 브랜딩. 기업들이 지향하는 브랜딩에 영향을 주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오설록의 기반은 제주도다. 오설록이 지향하는 방향은 '한국 다도문화다' 출처: 오설록 인스타그램.

티브랜드로 유명한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브랜딩 한다. 차를 비롯해 패키징은 물론이거니와, 다기세트에도 제주도와 차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요소들을 개별 요소로 잘라서 보자. 도자기 기술, 차 재배, 농업, 그래픽 디자인, 건축, 공간기획, 서비스 기획, 마케팅, 플레이팅, 자재, 조경 등 수많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묶여 있다.

오설록이 지향하는 방향은 '차'로 시작하는 당야한 삶이다. 출처: 오설록 인스타그램.

오설록 매장은 어떤가? 아모레 성수와 아모레 퍼시픽 본사에 위치한 오설록의 공간은 같은 브랜드임에도 전혀 다르다. 가령 용산에 있는 오설록 매장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과 맥락을 이루기 위해 오설록만의 따뜻함이 부족하다. 반면에 아모레 성수에 입점한 오설록은 아모레 성수 안에서 필요한 ‘음식’ 콘텐츠를 담당한다. 아모레 성수에서 오설록은 김봉찬 조경 디자이너가 설계한 아모레 성수 가든과 맥락을 같이면서 공간 경험을 극대화시킨다.

명동과 인사동에 있는 오설록 매장은 어떤가? 제주도에 있는 오설록 매장도 마찬가지다. 매장이 입점한 지역 특징에 따라서 공간이 달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요소들도 매장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차를 비롯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오설록 매장은 접객 서비스와 플레이팅. 메뉴판을 비롯한 가구까지 모든 걸 신경 쓴다. 반면에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찻잎'만 판매하는 경우에는 차 패키징이 공간을 지배한다.

산노루는 오설록과 다르게 '차' 가능성
산노루가 집중하는 건 차의 가능성이다. 출처: 산노루 홈페이지.

그렇다면 제주도에서 오설록과 다른 차 브랜드인 '산노로'는 어떠한가? [나는 산노루 제주는 방문한 적이 없다. 이글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산 노루의 판단기준은 프레인 빌라에 입점한 산 노루다.] 산 노루는 제주도를 기반으로 한 오설록과 다르다. ‘녹차’ 그 자체에 보다 더 집중한 느낌이 조금 더 강하다. 오설록 자체가 ‘한국의 차문화’를 만드는 게 집중했다면? 산노루는 보다 ‘차’ 그 자체. 거기서 파생하는 ‘의식주 정도’를 보다 디테일하게 다룬다. 

산노루는 프레인빌라에서  '공간과 사람'사이에서 '차'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를 고민한다. 출처: 산노루 인스타그램.

예를 들어 프레인 빌라에 놓여있는 다기세트만 보아도 산 노루가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볼 수 있다. 또한 프레인 빌라 안에서도 산 노루는 만드는 프레인 빌라에서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는데 집중한다. 최근  네스트 호텔과 선보이는 협업 제품 등. 산 노루와 오설록은’ 차’를 다루면서도 각기 다른 영역에서 자신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술은 어떻게 브랜딩과 연결되는가?


작가의 이전글 '연결'을 고민하는 공간. 프레인 빌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