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 서현진의 연기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편집력을 넘어선 구조 이해력, 서현진의 연기는 한 걸음씩 전진한다.

by 경험을전하는남자

[서현진이 만들어야 하는 '강다정'이라는 오브제는 무엇인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는 우리가 매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이다. 누군가 이 같은 노력을 하는 나를 믿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마음의 '봄'이 되는 사람이다.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우리가 삶에서 쉽게 마주하면서도 쉽게 까먹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너는 나의 봄'에서 강다정은 많은 사연을 가진 여자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쓰레기'로 불리는 나쁜 남자들만 골라 만난다. 처음 만난 주영도가 자신의 물건들을 보고 자신의 대부분을 맞출 때 그녀는 무엇보다 껄끄러웠다. 자신을 오랜 기간 쫓아다닌 한 남자는 알고 보니 '살인자'인 데다가 돌연 자살까지 했다.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고도 웃음을 짓는 사람. 서현진배우가 맡은 강다정이다.

[너는 나의 봄]에서 강다정의 자신감은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인해 산산조각 난다. 그녀는 본인 ‘스스로를 쓰레기 같은 남자만 만난다. 왜? 무의식적으로 어릴 적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주영도의 말처럼 '자신이 극복하고자 하는 상황을 잘 재현한다. 하지만 극복한 경험이 없기에, 극복하지 못한다.'그로 인해 언제나 제자리다. 강다정의 방에 있는 물건들을 통해 이러한 자신을 해석하는 주영도를 보면서 강다정은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라고 자신을 규정한다. 오히려 주영도는 강다정의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알려준다. 하지만 주영도는 강다정에게 고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그는 기다리고, 포근하게 한 마디씩 계속 강다정이 넘어지지 않도록 그녀를 믿어준다.

1화에서 나오는 이 장면을 통해 작가는 [너는 나의 봄]이 나아가고자 하는 질문을 던진다.

'자신이 겪은 아픔은 누구나 다시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 극복을 위해서는 재현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극복할 힘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 작가는 이미 1화에서 [너는 나의 봄]이 전하는 주제를 주영도의 '강다정 분석'으로 전한다. 동시에 그 장면에서부터 드라마에 필요한 질문들을 완벽히 통제한다.'우리는 왜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야 할까? 왜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할까?' 서현진배우가 맡은 강다정은 이 질문과 답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야 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강다정은 매우 높은 결의 편집력을 요구한다. 물론 이러한 강다정을 믿어주려는 주영도를 맡은 김동욱 배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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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봄은 극단을 오가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 극단을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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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봄]은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결합된 매우 독특한 장르다. 로맨스가 맞지만, 동시에 스릴러다. 서현진배우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낯선 형태의 작품이다. 그녀가 인터뷰에서"너는 나의 봄은 로코가 아니다"라고 답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또한 "이 작품을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렸다"라고 말한 블랙독과도 다르다. 오히려 '너는 나의 봄'은 서현진배우가 지금까지 쌓아온 기획, 표현, 편집력이 '구조 이해력'을 발전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히려 그녀가 연기하는 강다정을 통해 서현진이라는 배우가 '연기'의 '기저'가 무엇인지 스스로 그 답을 정립하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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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연기를 촘촘하게 엮는 능력.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배우가 맡은 김다정은 흥미롭다. 어떤 장면에서든지 서현진배우가 맡은 배역들의 향기들이 어렴풋이 다 묻어 나온다. ‘이건 백수지에서 본 건데? 저 까칠함은 이현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곧바로 ‘어? 아니네’라는 인상을 준다. 강다정 안에서는 서현진배우가 지금까지 그려온 많은 얼굴들의 공통점들이 있다. 강다정의 모습에서는 심지어 억척같이 시련을 이겨내려는 수백향의 모습까지 보일 정도다.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 '감정을 촘촘하게 엮는 능력'. 이것이 서현진이 [너는 나의 봄]에서 보여주는 연기의 핵심이다. 그렇기에 [너는 나의 봄]은 이러한 측면에서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서현진 배우는 [너는 나의 봄]에서 한결 더 발전된 그녀만의 창의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기를 앞선 글에서도 언급한 강릉 롱 테이크 샷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너는 나의 봄]은 로맨스 장르면서도 스릴러가 합쳐진 독특함을 가졌다. '2.35대 1'과 '1.85대 1'을 오가는 영상미는 인물들의 심리와 그 심리 기저를 통해 만들어진 인격을 상세하게 묘사한다. 그렇기에 초반 드라마는 상당히 무겁고, 차분하다. 또한 드라마에 사용한 음악도 매우 적다. 특히 물, 눈빛, 표정, 행동, 사물 등 인물을 가늠하는 혹은 성격이 투사된 모든 것들을 드라마 안에 골고루 배치되어 있다.


비주얼만 보았을때,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배우가 만든 김다정은 전작은 블랙독과는 결이 다르다. 블랙독에서 고하늘은 ‘기간제 교사’를 대변하는 인물에 가깝다.그렇기에 블랙독에서는 고하늘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반면에 '김다정'이라는 캐릭터는 감정을 풍부하게 묘사해야 하고, 낮은 자존감을 깔고 드라마가 시작한다. 이런 면에서 ‘너는 나의 봄이다’의 김다정은 [식샤를 합시다]에서의 백수지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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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를합시다,또오해영,사랑의온도,뷰티인사이드 모두 '사랑'에 초점을 둔 인물전개가 주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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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사랑'은 가장 우선시 되는 주제.

서현진 배우는 사랑에만 집중했던 전작의 인물들과 달리 강다정은 '사랑'을 그 자체의 의미를 묻는다. 동시에 주변인이 죽고 다치는 걸 바라보면서도 응어리 진 마음까지 표현해야 한다. 사람들 앞에선 의연하게 웃는다. 홀로 있을 땐 처연한 눈빛으로 거울 바라본다. 마음이 괴로울 때는 화장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감추기도 한다. 상처 하나를 보면서도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본다. 강다정은 고통을 짊어지다가도 엄마를 마주하곤 분수처럼 눈물을 쏟아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강다정'이 어떤 인물인가? 이게 아니다. [너는 나의 봄]은 사랑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고, 사랑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과정'에 대해 세세하게 다룬다. 그렇기에 드라마는 일반적인 로맨스와 결이 다르다. [스포 주의] 실제로 드라마에서 주영도와 강다정이 서로에게 "사랑해요"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극 중후반부에 되어서야 나온다. 이러한 드라마 구조로 인해 서현진배우의 연기도 그동안 보여준 로맨스와 결이 완전히 다르다.

[너는 나의 봄]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필요한 과정에 집중한다.

강다정은 마주하는 인물에 따라 감정 폭이 천차만별로 다르다. 때때로 그 속을 다 헤아리기 어렵다. 무겁고도 깊다. 자기 자신도 상처투성이다. 하지만 안가영에게 "많이 힘들었겠다. 지금은 좀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강다정이 어떤 인물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그녀는 그녀 스스로 아픔을 알기에, 다른이의 아픔을 보듬을줄 안다. 무엇보다 '너는 나의 봄'에서 강다정은 개인을 넘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가지고 있을 아픔을 품고 있다. 이러한 강다정을 서현진이라는 배우가 모두 표현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녀는 작품에서 강다정에게 완전히 스며들어 그녀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안가영과 강다정의 대화의 핵심도 결국 우리는 사람을 통해 '봄'을 찾게 된다는 거다.


지금 시대 여성을 넘어서서

지금 시대 사람들이 품은 감정까지 소화한다.


['식샤를 합시다', '또 오해영' , '사랑의 온도']에 이르기까지 서현진 배우는 지금 시대 여성들을 감성들을 누구보다 잘 표현했다. 그렇기에 사실 강다정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그녀가 가장 잘한 건 언제나 '지금 시대 여성들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강다정에게서는 그동안 담아내지 못한 감정의 '섬세함'. 연기를 넘어 표정과 목소리를 넘어 몸짓 하나하나까지 표현하는 서현진배우를 볼 수 있다. 이는 전작인 '블랙독'과는 다르다. 전작인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인 고하늘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표현해야 했다. 드라마 구조상 블랙독에서 '인간 고하늘'에 대한 묘사는 극 마지막에 가서야 나온다.

블랙독에서의 서현진 배우의 주된 연기는 처연함, 강인함, 인내에 중점을 둔다.

블랙독에서 서현진 배우는 '현실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간제 교사 고하늘'을 우선순위로 표현한다. 하지만 '너는 나의 봄'에서 강다정은 고하늘과 다르다. 직업보다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해야 한다.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이지만, 드라마에서 그 직업을 상세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렇기에 '너는 나의 봄'에서 '강다정'은 그동안 서현진배우가 쌓은 인물들의 감정의 디테일을 편집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너는 나의 봄'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 관계에 초점을 둔다.

[인물의 결을 선명하게 조절한다.]


'너는 나의 봄'은 로맨스와 스릴러가 적절하게 섞여있다. 어떤 면에서는 '로맨스'부분만 생각해본다면? '너는 나의 봄'은 [또 오해영, 식샤를 합시다 2,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작품의 중간지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세밀하게 들어가면 '너는 나의 봄'에서는 [오해영, 백수지, 이현수]가 매우 미세하게 보인다. 감정이 둔감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세밀한 '김다정'을 위해 서현진 배우는 그동안 선보인 캐릭터 요소를 모두 가져온다. 블랙독 이전까지는 서현진의 연기는 과거 자신이 맡았던 인물들의 부분들을 차용하는 선에서 끝났다. 하지만 강다정은 자신이 만들었던 인물들을 차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 자신이 맡았던 인물들의 특징들을 낯설게 재편집한다. 오히려 감정의 강약을 조절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뭔가 익숙해! 하지만 새로워. 세밀해!'라는 생각을 매 순간 하게 된다.


강다정을 표현하는 결은 오히려 ' 블랙독'에서 보여준 '고하늘'과 닮았다.고하늘을 중심으로 '기간제 교사와 학교'를 서술한 블랙독은 고하늘의 감정을 세밀하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드라마 안에서도 고하늘의 감정을 받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기간제 교사로 묵묵히 견뎌야 한다. 그렇기에 고하늘에게서는 감정을 '절제'하는 서현진의 연기가 돋보였다. 반면에 '너는 나의 봄'에서 [주영도&김다정]는 언제나 서로 감정을 나눈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언제나 삶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드라마 구조 탓에 [너는 나의 봄]에서는 블랙독에서 보여준 서현진의 연기파적인 요소가 가려지는 면이 적지 않다.

서현진 배우는 강다정이 처한 복합한 감정을 종종 폭발시켜야 한다. 블랙독의 고하늘과는 감정조절 폭이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정작 극에서 필요한 ‘감정선’에서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그녀의 연기는 오히려 블랙독에서 보여준 연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적용한다. 가령 채준의 죽음 뒤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리는 그 모습은 감정을 안에서부터 서서히 폭발시키며 이를 눈물로 세밀하게 표현한다.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면에서 우리는 서현진이 가진 표현력의 정점을 볼 수 있다.


[듣는 연기의 원숙함.]

블랙독에서 듣는 연기가 제일 중요한 장면중 하나가 이 장면. 딕션과 속도조절이 매우 뛰어나다.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도 두드러지는 서현진배우의 연기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맞게 연기하는 속도다. 이러한 면은 '블랙독'보다 더욱 세밀해졌다. 특히 1화에서 주영도와 대화 장면에서도 주영도 역을 맡은 김동욱 배우와의 대화 속도조절과 상황에 맞는 제스처가 대표적이다.


[감정 빌드업 연기를

가장 잘 보여준 강릉 롱테이크 샷.]

감정의 고백에서 고조되기까지, 강릉 롱테이크 신은 서현진의 기획, 편집, 표현력이 얼마나 세밀한지 고스란히 알려준다.

채준이 죽고 난 뒤 커다란 감정의 교통사고를 당한 강다정은 주영도와 함께 강릉으로 향한다. 강릉 해변가의 대화 장면은 강다정이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고스란히 나온다. 이 장면에서 김동욱, 서현진 배우는 각자가 맡은 두 인물의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연기한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서현진배우 혼자 연기하는 게 아니다. 그녀는 김동욱 배우와 대화 호흡을 맞추면서 강다정이 겪은 '감정 조각'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간다. 동시에 이를 순식간에 터트린다. 이러한 롱테이크 샷을 통해 우리는 서현진배우의 세밀한 연기. 디테일하게 감정을 쌓아가는 연기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장면은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이 왜 훌륭한 배우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편집이 없는 롱테이크 샷이기에, 연기를 더욱 배가 된다. "또 오해영" 3화에서 강도영과 대화에서 스스로 체념하면서 '난 결혼식 전날 차였어요. 우리 이제 다시 만나지 마요'라고 감정을 털어놓은 장면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자는 강다정 그 자체가 되었다는 면이 강하다. 하지만 후자는 감정을 잘 표현한다에서 그친다. 이 두 장면의 차이만으로도 우리는 서현진의 편집력과 표현 혁이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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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블랙독에서 본 카메라 워크는 대체로 서현진배우와 등장인물들을 ‘컷’ 단위로 묘사한다. 그렇기에 '또 오해영'같은 경우 왼쪽 사이드 컷에서 서현진배우의 룩을 매우 효과적으로 잡았으며, 여기에 더해진 노란색 필터는 오해영을 매우 잘 잡았다. '사랑의 온도'에서 이현수도 별반 다르지 않다.'사랑의 온도'자체가 홍콩영화 같은 느낌. 색조와 그림자 채도 특히 순간적인 흑백 묘사와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을 통해 이현수를 묘사하는 서현진배우의 섬세한 연기를 잡았고, '뷰티 인사이트'에서는 한 세계라는 인물 자체가 배우이기에 영상이 서현진 배우는 배우 멋지게 잡는다.

블랙독은 학교생활, 고하늘과 주변을 묘사하는 장면이 많기에, 와이드와 풀샷이 많다. 당연히 서현진배우의 연기는 분산되어 카메라에 잡힌다.

학교생활을 다루는 블랙독에서는 애초부터 카메라 비율이 2.35대 1이었고 학교에서 다루어지는 교사들을 이야기해야 하므로 와이드샷, 익스트림 와이드, 마스터 샷이 많은 편이었다. 블랙독에서 고하늘은 주인공이지만, 관찰자이기에 '배우'의 룩이 강하지 않다. 하지만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는 롱테이크 샷을 비롯한 미디엄, 풀샷, 익스트림 클로즈업 등 다양한 샷으로 김다정의 감정과 상황을 면밀하게 묘사한다.

너는 나의 봄에서 소품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감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3화 강릉 바닷가에 주영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주영도 역을 맡은 김동욱 배우와 서현진배우 모두 롱테이크 샷으로 계속 잡는다. 옆에서 천천히 두 사람의 대화 신을 잡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롱테이크로 잡는다. 이 장면에서 서현진 배우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감정선을 보여주며, 동시에 김동욱 배우 역시 서현진배우와 합을 이루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서현진배우가 블랙독에서 보여준 대화 속도조절이 더더욱 발전했음을 보여준다.'블랙독'에서는 감정을 최대한 감추면서 점차 성장하는 고하늘이라면,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는 감정을 표현하는걸 아예 잘 모르는 사람. [본인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에 대한 넓은 스팩트럼을 보여준다.

서현진 배우의 편집력은 이 장면에서 최고로 빛난다.

보통 축구경기에서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빌드업이라고 한다. 이 빌드업 과정에는 공격을 위한 움직임. 패스와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서현진배우가 [너는 나의 봄]에서 보여주는 빌드업에는 단순히 '표현'을 넘어 표현에 필요한 몸짓과 상대역의 대화흐름까지 담겨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서현진배우만의 특징인가? 그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일관적인 서현진배우의 연기 스타일이 한걸음 더 성장했다는 걸 말한다. 서현진 배우는 항상 '극의 흐름과 속도'에 맞추어 인물을 천천히 만들어간다. 이러한 서현진의 촘촘한 빌드업은 언제나 드라마에서 '조화'를 끌어낸다.'그녀는 언제나 작품에서 인물을 만드는 과정은 언제나 촘촘하다. 작품이 원하는 키 비주얼에서부터 세밀함 들을 촘촘히 만들어간다. 그렇기에 서현진의 연기는 튀지 않지만 잔잔히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형태에 가깝다.

서현진배우의 연기는 화려함과 전혀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작품에 천천히 스며든다. 그렇기에 그녀의 연기는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더욱 풍성해진다.

앞서 말했듯이 축구의 빌드업. 즉, 전략을 만들어가듯 [너는 나의 봄]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계속 이어진다. 오히려 그녀의 빌드업 능력은 더더욱 다양해졌다. 기본적으로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 과거와 현실을 오고 가는 구조다. 김다정의 유년기와 성년기를 오고 가는 과정에서 서현진 배우는 어린 김다정이 가져야 했던 감정을 이해해야 하며, 동시에 그 감정을 성장과정에 대입해야 한다. 또한 이를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인 김다정에게 대입해야 한다. 강다정은 매우 탄탄한 내력을 요구하는 인물이다. 이 같은 김다정의 설정을 서현진 배우는 천천히 빌드업을 해간다. 목소리, 헤어스타일, 말투, 습관, 어조 등등 '서현진'이라는 '본인'으로 세상에 있을지 모를 '김다정'을 충실하게 디자인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너는 나의 봄'의 드라마의 주제 및 결말까지 모두 예측할 수 있다.

서현진배우가 다루어야 하는 김다정의 설정은 1화에서 주영도[김동욱] 배우가 김다정을 분석할 때 고스란히 나온다. 이 장면에서 서현진 배우는 김다정의 성장과정을 물론 그 성장과정에서 겪은 감정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변하는 표정과 딕션 변화까지 매우 빠른 빌드업을 요하는 장면에서 서현진 배우는 그걸 매우 촘촘하게 해낸다. 특히 순간적으로 주먹을 쥐는 행동.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행동은 김다정의 감정을 순간적으로 폭발시키는 표현력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순간에서 서현진은 본인이 아닌, '김다정'을 표현해야 한다. 자신을 그릇 삼아 말이다.


'그리하여'.

'너는 나의 봄'을 관통하는 서현진의 연기.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의 연기는 ‘그리하여’의 연속선이다. 강다정의 마음은 그가 왜 혼자였고 그리하여 그녀는 왜 쓰레기 같은 남자를 만났는지, 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지, 왜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하는지 알려준다. 강다정이라는 인물이 가진 많은 선택지. 이는 강다정에서 우리가 여러 가지 파편적인 우리 개개인의 모습을 감정 이입할 수 있다. 이는 성별과 무관하다. 우리 모두 강다정이 느낀 아픔에 일정 부분 공감하기에, 서현진배우가 연기하는 강다정은 입체적이다. 전작인 블랙독에서는 ‘직업’에 초점을 두었다면, 너는 나의 봄이다. 는 ‘감정’ 그 자체에 중심을 둔 드라마다. 그런 면에서 서현진배우 인터뷰에서 " [너는 나의 봄]는 ‘로맨틱 코미다’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너는 나의 봄]은 '과정' 초점을 드라마다. 그런 면에서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너는 나의 봄]에서 주영도와 김다정이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는 건 이야기 후반이다. 보통 많은 로맨스 드라마는 주인공은 중반부터 연애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너는 나의 봄]은 두 남녀가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안 체이스와 최정민의 이야기는 [주영도와 김다정]이 관계를 만들어가는 걸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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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과 [너는나의봄]은 서현진을 '로맨틱코미디의여왕'이라는 수식어에서 더욱 자유롭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블랙독]과 [너는 나의 봄]은 서현진은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에 '한정'시키는 배우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파 배우로서의 지평을 넓힌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두 작품이 서현진 배우에게 중요한 이유는 '순간적으로 감정을 폭발해 묘사해 아하는 능력'이 과거 필모그래피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의 작품은 대체로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나오는 감정표현이 강했다.

블랙독은 처연함이, 너는나의봄이다는 말할수없는 슬픔이. 서현진 배우는 '결이 다른 슬픔'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한다.

물론 낭만 닥터 김사부에는 '죽음'과 '삶'을 오가는 '진폭'을 묘사했다는 면에서 예외로 두어야 한다. 하지만 블랙독은 직업인로써 느끼는 현대인의 감정, 너는 나의 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속 아픔을 다룬다. 그렇기에 과거 그녀의 필 모그래에서 표현한 '감정'의 결이 다르다. 세밀한 감정을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묘사한다는 말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블랙독 1화에서 고하늘이 교실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과 [너는 나의 봄]1화에서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라는 독백이 나오는 부분의 눈빛은 그 순간에 가장 필요한 '감정'을 폭발시켜 묘사한다.


모든 드라마에서 사람의 감정은 드라마 설정에서 시작해, 이야기 속에서 계속 발생하는 인물과 인물 간 관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에서 시작한다. 배우는 그 분석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인물을 촘촘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자신의 아우라를 벗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드라마의 내력을 여실 없이 무너지게 된다.'믿고 보는 배우'. 서현진을 수식하는 이 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생긴말도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견디면서 쌓아온 결과물이다. 이러한 배우의 연기를 여전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매우 좋고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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