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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Aug 25. 2022

아르떼 뮤지엄 제주.우리에게는 몇초의 쉼이 필요할까요?

디스트릭트가 그려가는 디지털아트의 감각.

단 몇 초라도. 우리에게는 쉼이 필요하다.


유행의 시대는 사라졌다. 유튜브에서 소셜미디어까지 유행보다는 ‘감각’이 돋보여야 하는 시대다. 감각이 중시될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많은 정보’가 아니다. 얼마나 ‘자신의 감각’으로 축적했는가? 자신의 감각이 얼마나 흩어지지 않게 묶었는가? 이것이 더 중요하다. 흩어지지 않고 축적된 감각은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든다. 그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 방향성’을 만든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하는 ‘지금’이다. 그렇기에 브랜드가 만든 공간은 브랜드가 축적한 ‘감각’이 그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감각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얼마나 ‘쉼’이 있는가? 하루 종일 올리는 알림. 하루도 안되어서 도착하는 택배. 지구 건너편에서 메시지가 오기까지 몇 초면 끝이다. 수많은 제안과 감각이 둘러싼 우리의 일상은 우리 스스로에게 ‘쉼’을 제공하고 있는가? 삶에서 ‘쉼’은 가장 중요함에도 제대로 쉬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쉼. 하루에도 단 몇 초라도 ‘쉴 수 있다면?’ 브랜드는 사람들의 ‘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브랜드가 공간을 만든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는 지금 시기.  브랜드가 만든 공간은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제안’이 포함된 감각. 그 안에 ‘쉼’을 담고 있어야 한다. 아르떼 뮤지엄 제주는 이러한 쉼. 휴식. ’ 기술이 어떻게 휴식을 제안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공간이다. 동시에 그들만의 감각이 축적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예술은 삶의 짧은 ‘설렘’을 선사해야 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공간은 사람들에게 숨 쉴 수 있는 시간. 사람들이 잠시나마 ‘여유’를 줘야 한다. 끊임없이 울리는 스마트폰의 울림소리. 내가 원하는 울림도 아니다. 삶에서 필요한 건 단 몇 초 혹은 몇 분간의 설렘이다. 그것은 ‘3초’ 일 수도 ‘10초’ 일 수도‘1분’ 일지 모른다.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 설레거나, 잠시 숨 쉴 수 있는 시간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은 몇 초간이라도, 설레는 순간을 모아주는 곳이다. “ 오늘 간 그곳 때문에 조금은 충만해졌어. 그곳 덕분에 설렘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어. 충만함을 주는 공간. 그곳에 또 가고 싶어’라고 할지 모른다.

온라인은 모두를 연결시켰다. 동시에 모두를 단절시켰다.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은 제품이 아니다. 브랜드가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치‘그것’을 공간에 녹여내면 된다. 그것이 지금 시대. 감각이 주도하기 시작한 시대에 필요한 공간이다. 디스트릭트는 그러한 몇 초간의 설렘을 디지털 아트로 사람들에게 전할뿐이다.

https://youtu.be/ITTzLf8Z4RM

아르떼 뮤지엄, [몰입을 위해 어두움을 설계하자

아르떼 뮤지엄은 디스트릭트에서 만든 디지털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이다. 디스트릭트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공간 경험을 디자인한다. 디스트릭트는 국립중앙박물관, 디올 성수, 배스킨라빈스, 마몽드, 넥센, 롯데월드, 넷마블, 기아 등유 수기 업들과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디스트릭트는 현재 제주도, 여수, 강릉. 총 3곳에서 아르떼 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부산 영도구에 아르떼 뮤지엄 부산을 개관할 예정이다.


왼쪽은 팀랩의 팀랩 보더리스, 오른쪽은 아르뗴 뮤지엄 제주. 두 곳 모두 거울을 활용한 비슷한 컨셉트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르떼 뮤지엄을 보면 일본의 팀 랩이 떠오른다. 적지 않은 면에서 팀 랩과 아르떼 뮤지엄은 비슷하다. 나는 도쿄의 팀 랩 보더리스에 가보았는데 실제로 두 곳은 비슷하다. 하지만 아르떼 뮤지엄이 팀 랩보다 덜 어둡다. 전시관 동선 구획도 아르떼 뮤지엄이 팀 랩보다 직관적이다. 전시장이 덜 어둡다는 점에서, 아르떼 뮤지엄이 팀 랩보다 관람객들을 배려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팀 랩 보더리스는 많이 어두워서 종종 걷기도 힘들었으니까. 무엇보다 아르떼 뮤지엄은 팀 랩 보더리스보다. 전시공간의 ‘어두움’을 잘 조절했다.

팀 랩이 아르떼 뮤지엄보다 조금 더 어둡다.

팀 랩 보더리스는  전시공간이 지나치게 어둡다. 당연히 몸은 긴장한다. 감각도 예민해진다. 물론 다소 날카로워진 감각 덕분에 디지털 아트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어둡다 보니, 전시공간의 이동이 어렵다. 어두운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긴장하다 보니 쉽게 지친다. 직원들이 종종 전등을 들고 안내할 정도로 공간은 매우 어둡다.


아르떼 뮤지엄은 보폭과 어두움을 잘 조절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살렸다.


이와 다르게, 아르떼 뮤지엄은 사람들이 최대한 편하게 디지털 아트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어두움’을 조절했다. 예를 들어, ‘WAVE’,’BEACH’,’GARDEN’ 전시장은 사람들이 전시를 보면서 쉬기 좋다. 따로 쉴 공간을 찾기 어려웠던 팀 랩 보더리스와는 다른 면이다.‘정글’은 전시관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하다. 다른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큰 벽에 ‘정글’ 전시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매한 ‘전시’ 덕분에 전시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오히려 사진을 찍는 포토 벽 역할도 한다. 만일 이곳이 그냥 텅 빈 어두운 벽이었다고 생각해보자. 아마도 ‘몰입형 디지털 인터렉티브’라는 공간 정체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MOON’ 전시관 같은 경우, 멀리서도 포토스폿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아르떼 뮤지엄은 사람들이 디지털 아트에 최대한 능동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했기에, 아르떼 뮤지엄에서 ‘어두움’을 감각을 깨우는 도구다. 특히 아르떼 뮤지엄 제주의 공간 동선이 이러한 면면을 적용했다. 아르떼 뮤지엄에서 ‘어두움’을 공간 경험을 위한 보이지 않은 디테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르떼 뮤지엄에서 ‘어둠’은 ‘아르떼 뮤지엄’이라는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경험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동선 구획으로 통제한 어두움.


디지털 아트 특성상 전시공간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관람객들이 어두운 공간 안에서도 최대한 편하게 전시에 몰입할까? 아르떼 뮤지엄은 동선 구획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아르떼 뮤지엄에서 동선을 정돈하는 전시공간은 정글이다. 

정글과 나이트 사파리 쪽은 상대적으로 밝은 편. 이 동선 계획으로 사람들은 보다 편하게 전시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정글 같은 경우 [MOON, GARDEN, BEACH]다른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아르떼 뮤지엄의 공간 안내도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JUNGLE을 보면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MOON’이다. 어두운 탓에 다소 동선이 헷갈릴 수 있다. 정글을 중심으로 보면 구획이 정돈되어 있어서 전시에 몰입하기 좋다. 어두운 조명에 맞게 관람객들을 최대한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아트는 어두움이 필수다. 프로젝터로 어두운 벽에 미디어아트를 재생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고려한다면 ‘얼마나 어둡게 공간을 만들어야 할까?’ 하는 과제가 생긴다. 어두울수록 디지털 아트는 더 잘 보인다. 하지만 공간이 어두울수록 사람들이 움직이는 동선 입구, 화장실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분명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갤러리는 자연광 혹은 밝은 조명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디어아트는 매 순간 사람들을 몰입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확보된 어두운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르떼 뮤지엄 같은 많은 전시공간들은 거울을 사용해 공간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아르떼 뮤지엄, 팀 랩, 탐의 숲 등등] 거울을 사용하는 경우, 사람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팀 랩 보더리스는 ‘거울’을 많이 사용한 전시공간에서는 개인당 관람시간을 3분으로 제한했다. 이와 다르게, ‘Jungle’ 전시관을 지나 나오는 나이트 사파리 코너는  다른 곳보다 더 밝다. 이 전시관은 어두운 공간 안에 여유를 넣는다. 특히 나이트 사파리 코너는 다른 구역보다 좀 더 밝기 때문에 어둔 환경에서 사람들이 지치는 점을 방지한다.

디지털 아트는 그 특성상 SNS상에서 많이 퍼진다. 그렇다면 영상 혹은 사진이 잘 촬영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두운 공간에서 사진 촬영하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전자기기가 많은 만큼 안전문제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아르떼 뮤지엄에서 어두움, 분위기는 단순한 요소가 결코 아니다.


WAVE: 기술과 관점을 감각으로 키우자.

디스트릭트를 대표하는 작품인 웨이브. 출처: 디스트릭트.

디스트릭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웨이브다. 코엑스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서도 알려진 웨이브는 디스트릭트를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아르떼 뮤지엄 제주 개관 이전,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소규모 전시회에서도 ‘웨이브’만 따로 선보였다. 아르떼 뮤지엄의 웨이브는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WAVE’보다 더 풍성해졌다. 소리는 더 세밀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The Garden’에서는 ‘WAVE’의 확장 버전을 볼 수 있다.

아르떼 뮤지엄 제주에서 ‘WAVE’와 ‘BEACH’는 디지털로  바닷가를 구현한 작품이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어떤 감각을 전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

BEACH전시관.
더 가든에서는 웨이브의 확장판을. 웨이브 전시관에서는 더 역동적으로 발전한 웨이브를 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연을 전하고자 하는 시도. 그 안에 디스트릭트만의 관점을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한다. 현대미술은 작가 관점을 사람들에게 전하는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설치미술 혹은 회화는 사람들이 눈으로 보면서 작품을 해석하면 된다. 이와 다르게 디지털 인터렉티브 아트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와 달리, 디지털 아트는 시각, 청각을 기반으로 해석한다.


THE GARDEN: 중요한 건 감각이다.

아르떼 뮤지엄에서 디스트릭트가 지향하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GARDEN’이다. ‘GARDEN’에서는 ‘WAVE’뿐만 아니라,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디지털 아트로 재구성했다.‘GARDEN’에서는 WAVE, 제주를 담은 빛의 정원, 명화를 담은 빛의 정원, 이 세 가지가 순환하면서 나오는데, 세 가지의 디지털 아트는 전시관 벽면과 2층 조형물을 설치해 디지털 아트의 몰입도를 높였다.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볼수있는 더 가든.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에서는 미켈란젤로를 비롯해 르네상스, 바로크의 렘브란트, 마네와 에드가 드가 같은 인상주의 화가같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그림이 나온다. 더불어 전시공간에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악은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GARDEN’의 디지털 아트는 사람을 압도한다. 하지만 그 웅장함은 사람을 거세게 누르지 않는다. 애초부터 사람이 압도될 이유가 없다.‘Garden’의 전시는 자연이 주는 거대한 전율도 아니다. 이곳에 온 이들은 디지털 아트가 자연을 모방한 인공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파도가 실존하지 않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러한 면이 오히려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더 가든 전시관에서는 적지 않은 이들이 가만히 앉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전시장 주변을 둘러보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있다. 벽에 기댄 이들도 있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더 가든 안이 조용한 건 아니다. 단지 클래식 음악과 파도소리가 사람들의 존재감을 덮을 뿐이다.‘웨이브’를 보면서 홀로 명상에 잠긴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WAVE 같은 경우 소리가 매우 디테일하기에, 홀로 벽에 기대어 멍 때리기 좋다.

많은 이들이 벽에 허리를 두고 앉아 조용히 명화를 감상한다. 커플 혹은 친구끼리 서로 마주 많아 서로를 의지하면서 안온하게 앉아있다. 중요한 건 디스트릭트가 ‘멋진 디지털 아트를 만들었다’가 아니다. 디지털 아트의 ‘CG 기술’도 아니다. 디지털 아트에 사용된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결을 전할지 그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디지털 아트도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한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디지털'이라는 단어 때문에 '기술'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차분히 공간을 둘러보면 프로젝터밖에 없다. 가든과 마찬가지로 ‘BEACH’ 전시장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바닥에 앉아 바닷가에 온 것 같이 디지털 아트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 아트가 만드는 몰입. 그 몰입이 개인의 ‘쉼’을 만들어낸 다는 점이다.


브랜드 정체성에 집중할 것인가? 경험에 집중할 것인가?


디지털 아트는 ‘무엇’에 집중하는가에 따라서 결과 방향이 다르다. 아르떼 뮤지엄이 지향하는 방향은 ‘개인’과 ‘시간’이다. ‘사색’은 이 두 가지가 합쳐서 나온 결과물이다. 이와 다르게 최근 성황리에 끝난 팀보타의 ‘탐의 숲’ 전시회는 신세계그룹이 만든 ‘연작’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전하는데 집중한다.

8월 20일에 끝난 팀 보타의 '탐의 숲' 전시회. 신세계가 만든 '연작'브랜드의 브랜딩 전시회였다.

 팀 보타는 ‘탐의 숲’에서 ‘연작’이라는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전시의 방향을 ‘감각’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팀보타는 진짜 모래, 흙, 나무를 사용했다.여기에 ‘연작’ 제품에 사용된 향을 포함한 창의적인 가드닝을 선보인다. 여기에 '인스타그래머 블한 공간.  트렌디한 포토 맛집. 마그리트와 달리를 연상시키는 초현실주의적인 가드닝. 이 역시도 ‘연작’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하기 위함이다.'탐의 숲' 전시회는 철저히 '연작'이라는 브랜드를 위해 존재한다.

브랜드 '연작'의 키 비주얼과 전시회에서 선보인 가드닝. 브랜드정체성을 진짜로 구현했다.
'탐의 숲'은 사람들에게 신세계가 만든 '연작'이라는 브랜드를 무의식적으로 전한다. 

사람들은 ‘탐의 숲’에서 멋진 사진을 찍지만 무의식 속에서는 ‘연작’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는 셈이다. 단지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회 느낌 때문에 '브랜드 정체성'이 천천히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이 부분은 애초부터 신세계그룹의 의도일 수도 있다.

아르떼 뮤지엄은 '사람'에 초점을 둔다. 브랜드에 초점을 둔 '탐의 숲'과는 다르다.

반면에 아르떼 뮤지엄은 사람에 ‘집중’한다. ‘탐의 숲’같이 특정 브랜드 정체성과 키 비주얼을 구체화하는 일이 없다. 오히려 ‘예술’ 그 자체와 사람에게 집중한다.  아르떼 뮤지엄은 ‘‘탐의 숲’과 다르게,‘사색’과 ‘몰입’을 도 강조한다. 이 두 전시회를 두고 ‘무엇이 우열한가?’는 소용없다. ‘예술이 어떤 ‘방향’을 따르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 이 부분을 봐야 한다.

마른나무와 모래는 사람의 피부와 취향을 상징한다. 연작이라는 화장품은 이걸 어떻게 채울지. 이러한 부분을 사람들에게 전한다.

특히 ‘탐의 숲’은  ‘화장품’이라는 실제로 일상에서 만지는 ‘제품’ 그 제품이 선사하는 ‘추상적인 경험’을 가드닝으로 구현했다. 시각에 집중한 디지털 인터렉티브와 다르게 오감을 모두 동원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디지털 인터렉티브 아트가 가진 ‘한계’에 대한 팀 보타만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할 수 있다. [탐의 숲은 다음 글에서 보다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예술은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우리는 예술작품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뿐만 아니라 생각을 자신의 경험과 맞추어 보면서 예술을 해석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러한 연유로 갤러리나 박물관에서 쉬라고 의자를 둔다. 사실 예술을 즐기는 일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갤러리 혹은 박물관 전시공간에 소파를 설치하는 이유도 단순히 ‘앉아서 보라’는 의미 이상이다.

같은 예술이라도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건 천차만별이다.

아르떼 뮤지엄의 모든 부분은 관람객들에게 경험으로 이어진다. 이는 디스트릭트가 작업한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아르떼 뮤지엄에서 각 전시관은 사람들을 몰입시켜야 한다. 당연히 경험을 ‘설계’ 해야 한다. 경험 설계는 감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르떼 뮤지엄의 디지털 아트는 단순히 ‘멋진 CG 기술’이 아니다. CG 기술과 이를 통해 사람들이 마주할 ‘경험’을 바라본다. 이는 호텔이 선사하는 ‘공간 경험’과 결이 비슷하다.

아르떼 뮤지엄 제주의 'waterfall'오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호텔과 아르떼 뮤지엄은 맥락이 같다.

호텔은 하루라는 투숙 기간이 있다. 반면에 아르떼 뮤지엄은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을 결정한다. 감각이 주도하는 시대에서 공간이 나아가야 하는 결. 그 결은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 경험은 일방적인 경험이어서는 결코 안된다. 사람들에게 단 몇 초다고 ‘쉼’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공간이 가진 미디어 요소. 공간이 지향할 경험은 ’ 사람들이 원하는 경험’과 ‘내가 전하고 싶은 경험’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사이에서 분명하게 ‘선택’ 해야 한다.


예술은 ‘감각’을 만드는 기반이다.


아르떼 뮤지엄의 디지털 아트는 디스트릭트만의 ‘관점’과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예술은 ‘기술과 관점’을 합치는 기반이다. 무엇보다 예술은 이 과정에서 ‘관점’을 세밀하게 담아내는 게 기여한다. 이는 ‘예술’을 다루어야 하는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브랜드와 브랜드 간 협업에서도 ‘예술’을 차용해 브랜드와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PSGXGOAT’의 파트너십은 예술이 브랜드의 결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참고로 패션 플랫폼 회사인 GOAT는 PSG의 Principle Partner다.)

PSG의 도쿄투어에서 GOAT가 선보인 키 비주얼. 출처:고트 인스타그램.

PSG와 GOAT는 파리에서 축적된 예술 감각을 축구구단과 패션 플랫폼이라는 분위기와 엮는다. GOAT는 PSG의 도쿄 투어 중 PSG의 22-23 유니폼 색상은 네이비블루가 검은색을 활용해 GOAT만의 분위기를 담으면서도 PSG를 돋보이는 사진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선보였다. 사진 자체만 보면 ‘축구구단’보다는 ‘패션 화보’에 더 가깝다. 


GOATxPSG 협업.
구스타브 쿠르베의 '오르낭의 장례식' 인물 배치가 'PSGxGOAT'와 유사하다.

또한 이번에 선보인 협업의 컬렉션에서는 그림자를 활용해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 후 세련되면서도  고전미가 넘치는 분위기를 을 연출했다. 게다가 사진구도는 구스타브 꾸르베의 ‘오르낭의 장례식’을 연상케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브랜드가 감각을 표현할 때 예술을 가져오는 건 어떤 면에서 필연적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예술을 단순하게 차용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아르떼 뮤지엄은 예술을 디지털 아트로 재해석했을 뿐이다.

디스트릭트는 아르떼 뮤지엄 제주에서 그들만의 관점으로 예술작품을 쪼개고 묶고. 해석해 사람들에게 미디어아트로 다시 제공한다. 작품을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오히려 작품이 만들어낸 분위기. 디지털 아트는 그 분위기를 통해 사람을 몰입시킨다. 그 몰입이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한다. 이때 예술은 그저 ‘예술’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 브랜드가 만들고자 하는 분위기의 바닥을 만든다. ‘분위기’ 감각의 시대에 브랜드와 사람이 만들어가는 공간을 담아내는 단어는 이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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