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스테이 제주는 안온함을 지향한다.
단어의 힘은 강력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다룰 신라스테이 제주도 마찬가지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자신들이 투숙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단어를 한마디로 잘 정리했다. 그렇다면? 신라스테이 제주의 공간을 한마디로 표현해본다면? ‘안온하다’다.‘안온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조용하고 편안하다.’다. 이 단어는 모든 호텔이 지향할 가장 최우선 해야 하는 ‘가치’ 일지 모른다.
호텔은 여행지에서 가장 안전한 편안한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호텔은 ‘안온함’ 밑바탕으로 삼는다. 여기에 ‘브랜드만’의 관점을 그 위에 겹겹이 쌓아 올려 자신들만의 '제안'을 만든다. 근 몇 년간 호텔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코로나를 거치면서 ‘호캉스’는 ‘여행’의 장르가 되었다.
장르가 되었다는 말은 ‘감각’이 선명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스릴러는 스릴러만의 감각이. 호러는 호러만의 감각이 필요하다. 액션 영화 장르에 액션보다 스릴러만 가능하면? 우리는 장르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는가? 호텔도 마찬가지다.
호텔이 ‘감각’을 선보여야 하는 하는 이유는 호텔 그 자체가 라이프스타일 기획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호텔이 다루는 '의식주'는 호텔이 지향하는 방향과 같이 간다. 그 방향에는 '감각'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호텔은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니까. 그렇기에 호텔은 ‘감각’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이와 다르게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은 옷, 음식 등을 자신들이 선별한다. 제안으로 유명한 츠타야 서점도 자신들이 선별해서 묶은 것들을 묶고 엮어 사람들에게 제안한다.
츠타야 서점이 보여준 '제안'들은 이제 많은 서점과 상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츠타야 서점도 '제안'을 줄이고 라운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스며드려고 한다. 이제 사람들은 ‘제안’을 보고 ‘살까? 말까?’라고 판단할 뿐이다. 지금 시대는 유행은 사라졌고, '감각'만이 살아남는 시대니까.
호텔은 다르다. 호텔은 감각을 파는 곳이다. 호텔은 최소 ‘하루’라는 ‘의식주’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당연히 ‘의식주’에 기반한 모든 요소를 사람들에게 전할 수밖에 없다. 호텔은 자신들의 공간에 묶는 이들에게 ‘음식’에서 시작해 어메니티, 침대, 온도, 수압 등등 모든 요소들. 호텔이 엄선한 관점을 사람들로 하여금 경험케 하기 때문이다. 호텔의 1분 1초의 모습들이 고객에게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호텔은 사람들에게 ‘오감’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호텔 투숙객들은 ‘살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호텔로부터 제공받은 감각과 그것으로부터 이어지는 경험을 판단한다. 느끼고 즐기면서 호텔의 감각을 평가한다. 그렇기에 호텔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결’을 오감으로 투숙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 ‘결’이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호텔에 묶을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호텔은‘의식주 정도’를 모두 엮을 수밖에 없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안온한’ 공간 경험을 만들기 위해 3가지로 공간 경험을 설계했다. 첫 번째로는 로비의 편안함이다. 물론 많은 호텔 로비가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검은색, 진한 갈색을 사용해 로비를 차분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호텔신라의 상징인 대형 신라 베어를 배치. 차분함에 부드러움을 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늑하면서도 편안한 공간은 공항 혹은 제주도에서 당일 여행을 마친 투숙객들에게 안도감을 전한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두 번째는 차분함이다. 호텔 체크인후, 숙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객실로 가는 공간은 회색과 흰색이 주를 이룬다. ‘ㅁ’ 자로 둘러싸인 공간들. 이 공간들은 여행객으로 안도감과 객실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회색이 사람 마음을 차분하게 다듬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아늑함이다. 객실 자체가 아늑함을 연출하는 아이보리, 짙은 갈색, 전구 색조명을 사용한다. 화장실도 주변 가구와 동일한 짙은 갈색 타일을 사용한다. 짐을 놓고, 침대에 눕는 순간 몰려오는 아늑함. 제주여행은 여행지가 아닌 신라스테이에서도 이어진다.
여행을 떠났다.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어디에서 잘까? 여행을 하다 보면 ‘숙소’를 위치에 따라 ‘여행의 시작’이 결정된다. 특히 여행 첫날은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이다. ’ 숙소’에 도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정이기 때문이다. 국내여행은 그나마 괜찮다. 말도 통하니까. 하지만 ’ 해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낯선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태어나서 처음 가는 곳이다. 언어도 다르다. 여행 속에서 만나는 낯섦은 즐겁다. 동시에 그 낯섦안에는 불안함도 있다. 그렇기에 어떤 여행지에 도착하면? ‘숙소’에 최대한 도착하는 일은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니다. 불안함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모든 여행 일정의 시작은 ‘숙소’ 위치에 결정된다. 신라스테이 제주로 돌아오자. 신라스테이 제주의 위치는? 제주시다. 만일 신라스테이 제주에 투숙하는 경우, 제주시가 제주여행의 출발점이다. 제주 여행에서 시작은 언제나 제주시인 셈이다. 또한 [신라스테이-제주 국제공항] 간 교통편. 신라스테이에서 서귀포까지 교통편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조식’의 유무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 같은 경우, 서귀포시에 위치한 베케방문이 가장 고민이었다. 베케가 위치한 서귀포까지 가기 위해서는 동선을 정말로 잘 짜야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가는 시간. 버스 간 대차 시간까지 계산해야 했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숙소가 신라스테이 제주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 때문에, 오전에는 [블루보틀 제주]에 집중했다. 오후에는 베케에 집중했다. 누군가는 매우 비효율적 인동선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맞다. 틀린 말이 아니다. 나는 운전면허가 없다. 차량 렌트가 불가능하기에, 버스 이용만이 유일한 해답이었다.
‘아침을 어디서 먹는가?’라는 질문은 여행에서 매우 심각한 고민 중 하나다. ‘음식’은 여행의 경험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텔 조식은 투숙객들의 여행의 결을 채우는 역할도 겸한다. 그렇기에 호텔 조식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각종 호텔 조식은 '호캉스 콘텐츠'로 활용될 만큼 고객 경험에 매우 중요하다.
신라스테이 조식은 신라스테이 12층의 카페에서 먹을 수 있다. 조식 시간은 평일은 오전 6시 30분-9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다. 가격은 성인 23,000원. 어린이 15,000원이다. 조식은 오전 6시 30분이다. 7시경만 되어도 이미 많은 이들 이조식을 먹으러 12층에 온다. 음식은 전형적 인호텔 조식이다. 한식, 양식, 중국음식이 조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샐러드도 당연히 있다.
야채는 양상추, 치커리, 토마토. 여기에 발사믹, 프렌치, 레몬 드레싱이 있다. 햄과 샐러드는 너무 많거나 적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충분하다. ABC주스를 포함한 주스와 요구르트. 뮤즐리, 아몬드 후레이크도 있다. 여러 가지 한식 반찬도 있다. 베이컨, 감자, 브래드 봉봉 같은 기름진 서양 아침식은 안쪽 주방에 비치되어있다. 쌀국수도 있다. 또한 그릇에 쌀 국수와 야채를 넣고 셰프님께 건너면 된다. 나머지는 셰프님이 알아서 해주신다. 이러한 신라스테이의 조식 식사는 너무 많지도. 그렇다고 적지 않은 ‘충분함’에 집중한다.
‘이 정도면 조식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담은 신라스테이의 조식은 12층이 보여주는 공간감과 연결된다. 특히 12층이 보여주는 공간감은 ‘환대’다. 차분한 ‘환대’ 그 자체를 최대한 공간으로 구현했다고 보아도 무관하다. 이 덕분에 투숙객은 신라스테이에서 조식을 차분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신라스테이는 식탁과 테이블을 회색 계열로 배치해 공간에 중립성을 더했다.
여기에 통유리창으로 제주시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온다. 아침 제주시의 풍경이 공간 안으로 고스란히 들어오는 셈. 여기에 갈색 바닥과 천장은 공간을 평안하게 만든다. 특히 전구색 조명과 검은색 천장 패널은 공간에 묵직함을 넣어 12층 카페를 ‘안온’하게 만든다. 여기에 수많은 자기 그릇이 진열된 벽. 이 벽은 신라스테이 12층을 더욱 안온하게 만든다. 이는 신라호텔이 많이 사용한 ‘갈색’을 신라스테이 공간에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공간감 덕분에 사람들은 조식을 평안하게 먹을 수 있다. 이 같은 점 신라스테이 자체가 신라호텔의 핵심 요소만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사 스테이 제주의 조식은‘음식’이 절반 공간감이 절반이다.
객실 통로는 아늑한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외벽은 회색이다. 중립 색상인 회색을 고려한다면? 객실 통로는 차분하다. 아늑함이 주를 이룬 1층 로비와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로비의 아늑한 분위기와 회색 객실 통로는 신라스테이 제주만의 ‘환대’를 ‘공간감’으로 표현한다.
이번 글에서 객실 설명에 사용한 사진은 ‘자고 일어난 뒤의 모습’ 그대로다. 호텔 객실은 실제로 사용한 이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제로 사용한 공간을 직접 봐야 신라스테이가 어떻게 자신들의 색을 객실에 담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묵은 숙소는 신라스테이 제주는 7층 709호다. 호텔 신라는 브라운 계열을 색을 많이 사용한다. 세컨드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도 브라운 계열을 많이 사용했다. 게다가 호텔신라는 신라 스테이를 설명하기를 신라호텔의 ‘핵심’만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내가 호텔신라에 투숙한 경험이 없다.]
신라스테이는 4성급의 비즈니스호텔이다. 이러한 특징을 반영해 각종 업무를 할 수 있는 책상도 있다. 생수, 커피, 녹차도 충분히 준비되어있다. 어떤 면에서 호캉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말이 ‘신라스테이는 호캉스에 적합한 호텔은 아니다’라는 말은 아니다.‘신라스테이 서초’처럼 도심 뷰가 좋기 때문에 호캉스 호텔로도 알려진 경우도 있다. 객실 조명은 노랑, 브라운, 회색이다. 전반적인 느낌은 호텔신라가 사용하는 색이 신라스테이에도 적용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객실은 화장실과 한 몸을 이루고 있다. 화장실 바깥 미닫이 벽을 통해 화장실 욕조 풍경이 객실 내부 창 풍경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화장실 구조를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제주에서 화장실은 고객 경험의 ‘결’을 살리는 디테일이자, 공간의 중심이다. 조금 더 자세히 보자. [유튜브 영상을 도 같이 있으니 참고하자.]
일단 객실 냉장고 통로에 큰 미닫이문이 있다. 이 미닫이문 자체가 큰 파티션이다. 이 미닫이 문 때문에 화장실에서 창가를 그대로 볼 수 있다. 파티션이 객실 공간을 한번 더 나눈다고 할 수 있다. 미닫이문을 닫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욕실에서 바깥 풍경이 보인다.
투숙객들은 욕조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면서 목욕을 할 수 있다. 화장실 욕조 풍경에서 바라보자. 창가 풍경이 고스란히 보인다. 이처럼 객실 동선과 이를 나누는 문 하나만으로도 고객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다음은 화장실 내부다. 화장실 문도 미닫이문이다. 화장실에 처음 들어가면 공간 간의 각이 딱 맞는다.‘정돈되어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화장실 동선은 투숙객이 화장실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면대부터 이어지는 동선을 살펴보자. (욕조-세면-파우더룸)까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어메니티는 모두 아베다 제품이다. 여기에 타일, 벽, 문, 객실 내부까지 갈색 계열로 통일되어있다. 객실 통일감도 좋다.
이제 유행이 지배하는 시대는 끝났다. 온오프라인의 시간 간격도 기술이 함몰시킨 지 오래다. 기술이 온프라인간의 경계를 지웠다. 키오스크같이 비대면 주문은 이제 일상이지 않은가? 이 과정에서 더욱 중요해진 것은 ‘감각’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어떤 공간이던지. 자신의 편집력이 기반이 된 ‘감각’.
그 감각이 주도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내 관점에서 ‘신라스테이 제주’는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호텔은 아니다. 신라스테이 제주만의 '안온함'은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오히려 더 매력적 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제주도에는 ‘신라스테이 제주’ 말고도
좋은 호텔들이 많다. 개개인이 갖은 감각. 감각의 ‘결’에 맞는 호텔을 선택하고 경험하는 일. 이것이야 말도 여행 안에서 자신이 '지향' 하는 '감각'을 더 끌어올리지 않을까? 이 과정에서 사람과 브랜드는 각자만의 결. 감각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거다. 내가 본 제주도는 이 ‘감각’을 전하기 위해 서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신라스테이 제주도 그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