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사람이 만들어가는 '제주'를 맞추며.
브랜드, 공간, 사람 간의 관계는 유기적으로 변했다. 내가 제주도에서 본 브랜드 공간은 모두 ‘제주도’에서 뿌리를 찾고 있었다. 지금은 브랜드, 사람, 공간을 나누는 경계가 사라졌다. 오히려 공간은 브랜드와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릇 안에는 다양한 제안들이 자연스럽게 담겨있다.
사람이 브랜드를 만든다. 이 말은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공간은
‘사람’을 더더욱 향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브랜드’를 특정 페르소나로 설정해 공간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9CM가 만든 이구성수다. 이 브런치 북에서 다룬 블루보틀 제주도 마찬가지다.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라는 때문에 ‘제주도’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산노루 제주'도 마찬가지다. '산노루 제주' 안에는
‘제주도에서 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베케'안에서는 김봉찬 조명 디자이너의 의지와 꿈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보는 모든 브랜드 뒤에는 언제나 묵묵히 브랜드를 일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데이터와 온라인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은 직접 발로 뛰면서 본 세상과 다르다. 온라인에서 스크롤에서 쉽게 넘기는 화면도. 실제로 가보면, 사람 손길이 뻗어있다.
나는 언제나 하나씩 찾아다닌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였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제주도 풍경에 언제나 집중했다. 제주도 사진과 영상을 찍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관찰했다. 새소리에 귀 기울이고, 햇빛이 주는 포근함에 빠졌다. 제주도에서 본 브랜드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브랜드를 생각하는지 몸으로 알고 싶었다.
“내 경험이 내 선에서 머물고 있다면? 어떤 기획 혹은 구현을 잘할 수 있는 경험과 이 개인 울타리 안에서 머무르고 멈춘다는 걸 의미한다. 누군가의 경험이 다른 이들에게 공유가 되지 않는다면? 각자 시간을 들여서 처음부터 다시 알아내야 한다. 그렇지만 경험이 잘 정제되고 전해진다면? 사람들이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 때 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사람의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실패 횟수나 자료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을 거다.”
이 같은 내 생각은 이번 브런치 북에서도 동일했다. 내 경험에서 나온 모든 것은 나 혼자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나 자신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내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깝고 슬픈 일이다.
나는 글을 통해서 직접 경험한 라이프스타일 기획, 브랜드, 공간에 대해서 전하는 게 우선이다. 또한 누군가가 기획, 디자인, 공간을 보러 갈 때 내 글을 통해서 그곳의 기획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게 돕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이 브런치 북에서 다룬 제주도 공간도 이 방향에 근거하였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은 변하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