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을 걸으며 유독 많은 꿈을 꾸고 있다.
신기하게도 이런 꿈들의 내용은 항상 둘 중 하나다. 나를 괄시하던 사람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꿈 혹은 안쓰러운 나를 안아주며 하는 위로하는 꿈. 어제는 전과 있는 전도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 “전과자새끼가 어디서 설치고 다니느냐”라고 따라다니며 호통을 치는 꿈을 꿨다. 오늘은 가난한 나를 도와주던 형에게 "이제 나도 성공했으니 더 이상 나를 도와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며 안겨 우는 꿈을 꿨다.
이런 꿈들은 결국 나를 둘러싼 부당함에 대응하며 스스로 방어하거나 어린 나를 안아주며 스스로 위로하는 내용들이다. 나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 걸까. 그냥, 내가 나를 이렇게 지켜주고 치료하며 아껴주고 있으니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하는 것 같다. 내 내면에 있는 가치 중 가장 깊은 곳에 인정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엔 복수와 위로에 대한 결핍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흔히들 꿈같은 일이라고 표현한다. 내게 복수와 위로는 정말로 황홀하고 따뜻한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쉽게 이루어지기 않기 때문에 '꿈같은 것'임을 나는 또한 알고 있다. 나는 언제쯤 이런 꿈을 꾸지 않게 될까 생각하면서도 영원히 꿈속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쉽다. 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