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이 북적이는 삼청동, 북촌에서 나만 알고 싶은 장소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우리에겐 익숙한 호떡을 보며 신기한 듯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그들에게서 여행자일 때의 나의 모습을 보았다. 아, 내가 저랬겠구나, 저렇게 사진을 찍으며 한 없이 즐거운 표정이었겠구나. 행복한 여행자들로 가득한 삼청동 안에서, 현지인만 아는 곳으로 데려가준 것 같은 한적한 나만의 스팟을 찾아보았다.
삼청동과 북촌을 둘러보는 코스는 크게 2가지로, 안국역과 경복궁에서 시작하는 길이 있는데, 시작을 경복궁에서 출발했다면 돌담길을 따라 국립민속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무료관람에 어린이 박물관도 갖추고 있어 주말이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국립민속박물관까지 왔다가도 지나치기 십상인 이 곳은 '추억의 거리'라 명명한 곳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의 세트장으로도 종종 활용된다.
국립민속박물관 동편, 경복궁 담장 안쪽에 위치한 이 추억의 거리는 1960~70년 대 국밥집,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등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대부분 상점은 밖에서만 볼 수 있는 반면, 다방만큼은 실제로 들어가 앉아 추위를 잠시 녹일 수도 있고, 가벼운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단, 전시의 공간인 만큼 실제로 음료를 판매하지 않고, 소지한 음료 역시 마실 수 없다. 하지만 그 옛날 다방의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하지 않다.
가족동반 관람객이라면, 이 곳을 지나칠 수 없다. 아이들이 '그 옛날엔 이랬어' 라는 설명에 지루해할 무렵 점방 옆에 눈에 띄는 추억의 목마. 단순해 보이는 목마이지만 생각보다 균형을 잡기 힘든지 아이들이 오래 타지 못한다. 몸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라서일까.
가회동 한옥마을 꼭대기 쪽으로 향하다보면 ‘북촌 최고의 전망’이라고 써 붙인 한옥이 우뚝 서 있다. ‘입장료 5천원’이라는 글귀에 대부분 발길을 돌리지만, 이곳은 문화관이라기보다는 조용히 차를 마시며 북촌을 내려다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입장료 5천원에는 차 한 잔 값이 포함되어 있으니, 사실상 찻값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곳은 세종대왕의 스승이자 당시 좌의정이었던 맹사성 대감의 집터였던 곳으로, 세종이 경복궁 강녕전에서 맹사성 대감댁의 창가에 등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 침상에 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지금도 창가에 앉아 삼청동을 내려다보면 경복궁의 지붕이 보인다. 삼청동의 시끌벅적한 카페를 피해 조용한 장소에서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입장료에 대한 편견을 버려보자.
아담한 한옥 방 한 켠에 몽환적인 선묘화들이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안성환 작가의 작업실이자 전시공간이다. 선묘화는 선의 중첩으로 이미지가 표현되는 독특한 기법으로 가느다란 선이 모여 이루어 낸 커다란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묘하게 빠져든다. 그림을 의뢰하면 즉석에서 그려주기도 하는데 외국인들이 제법 많이 요청한다. 작은 액자는 2만원부터, 관람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