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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앉아가기

눈치 싸움

by freetime

지하철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 먼저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서서 글을 쓰기도 어렵고 장시간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제가 파악한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는 방법입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역을 지날 때 캐리어를 가지고 앉아 있는 승객은 내릴 확률이 높습니다. 바로 앞에 섭니다.

대학교 근처 역에서 교재, 출력물에 색연필로 표시하고 있는 학생은 내립니다.

자리에 앉아서 스마트폰도 안 보고, 잠도 안 자고 있는 사람은 곧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곧바로 잠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낭패입니다.

도봉산행 7호선에서 배낭을 안고 있는 승객은 안 내립니다. 바로 다른 자리도 이동합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대림역은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내리면서 많은 자리가 납니다. 이때를 잘 노립니다. 이 역에서 실패하면 그냥 서서 갑니다.

역 위치를 수시로 확인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계속해서 40분을 앉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밉습니다.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측은한 표정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 자리 안 나는데 서있는 게 딱하다는 뜻입니다. 바로 자리를 옮깁니다.

출퇴근하다 보면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칸, 같은 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친근한 표정을 지으며 앞자리에 섭니다.

승객이 내린 자리 앞에 서는 게 좋습니다. 대체로 뒤에 앉은 승객도 빨리 내릴 확률이 높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하고 있는 승객은 계속, 쭉 앉아서 갑니다. 다른 자리를 찾아 떠나세요.


서서 가는데 좋은 글감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스마트폰에 글의 소재와 키워드를 입력해 놓습니다. 다음번에 앉아서 갈 때 계속해서 글을 쓰면 됩니다.


이런 풍경은 사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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