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과 중앙일보 서평을 중심으로
※ 아래 글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의 서평을 함께 참고하여,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 글입니다.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이 보여준 ‘인셀’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예외가 아니다. 여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고 느끼는 젊은 남성들, 그리고 그들의 분노는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책이 사이먼 제임스 코플런드의 『젊은 남성은 왜 분노하는가?』다.
저자가 주목하는 대상은 ‘매노스피어(manosphere)’라 불리는 온라인 남성 집단이다. 여기에는 남성 권리 운동가, 픽업 아티스트, 인셀, 여성과의 관계를 스스로 거부하는 ‘믹타우’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 불만을 여성·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으로 전치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저자는 분노의 뿌리를 ‘남성성의 변화’에서 찾는다. 20세기 남성이 지녔던 역할—가족을 부양하고 공동체를 지키는 존재—는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해체되었다. 시장 경쟁이 삶 전체로 확장되면서 남성의 사회적 인정은 ‘기능’이 아니라 ‘소비 능력’으로 측정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는 약화됐고, 정서적 지지 역시 사라졌다.
결국 많은 젊은 남성들은 ‘무너진 삶의 위치’를 여성에게 돌린다. 복잡한 자본주의 구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대상에 분노를 투사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들에게 일종의 공동체처럼 작동하지만, 실상은 ‘자기계발’과 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적 논리를 그대로 반복할 뿐이다. 저자는 이를 “가짜 공동체”라고 단언한다.
문제는 이 분노가 반정치·극우 정치의 자양분이 되고, 여성과 사회 전반을 공격하는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셀 커뮤니티의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제재와 추방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고립을 심화시켜 더 극단으로 몰 가능성이 크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대안 서사’다. 혐오를 정면에서 반박하기보다, 젊은 남성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원인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대화의 상대는 혐오로 영향력을 구축하는 리더가 아니라, 그 주변에서 흔들리고 있는 ‘관망자들’이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다.
혐오를 멈추게 하는 힘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이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온라인이 아닌 다시 복원된 공동체, 안정된 일자리, 그리고 서로에게 기대어도 되는 사회적 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