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보인가?
또 다시 나를 저격한 스레드 유저가 있었다. 이번에는 여러 철학자를 인용하며 “가치판단과 사실은 혼재되어 있다, 콰인이 70년 전에 가치판단/사실의 이분법적 구별을 논파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분석철학 전공자들이 차분하게 반박했다. 인식론적 구분/형이하학적 구분을 혼동한 것 같다는 점, 그리고 가치판단과 사실의 구별은 여전히 유효한 분석 틀이라는 지적이었다. (첨부 사진 참조)
그러나 그는 이러한 비판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며칠 뒤, 그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올렸다.
이 문장을 읽으며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배움은 본질적으로 끝이 없는 과정이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는, 학문 이전에 이미 태도의 문제다. 확신에 찬 자기폐쇄는 종교적 맹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후 그는 또 다른 글을 게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화려한 파사드가 피로하고 소비주의가 진절머리 나니, 연말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는 내용이었다.
예상대로 다수의 스레더들이 반발했다. (첨부사진 참조)
각자의 삶과 선택을 하나의 정답으로 재단하려는 태도에 대한 거부감이었을 것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를 ‘진보적’이라 규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보편적 기준으로 삼아, 교조적인 태도로 타인에게 이를 강요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진보란 특정 입장을 고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수정해 나가는 태도에 더 가까운 개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