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책장 사진들.
독서가이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저는 책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유년기 우리 집에는 TV와 컴퓨터가 없었습니다.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부모님께서 모두 정리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독서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책을 펼쳤고, 주로 국한문 혼용 소설을 읽었습니다. (사회과학 영어 원서에 비하면 국한문 혼용이 훨씬 낫다고 느꼈습니다.)
그 결과 제 말투는 점점 문어체적으로 변하였습니다. 어른들께는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친구들로부터는 “젠체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였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책들에 대해 또래들은 거의 관심이 없었고, 반대로 저는 그들이 열광하던 대중문화—특히 케이팝 컬처—에 다소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책 이야기를 꺼내면 “잘난 척한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었기에, 저는 대중문화에 관심 있는 척하며 그저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곤 했습니다.
그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야 대단히 개선되었습니다. 요즘은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예능 이야기가 나오면, ‘웃긴대학’에서 리뷰를 찾아본 뒤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