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있는 삶

우리 외삼촌 이야기

by 에밀리

개인적 이야기입니다. 우리 외조부모님은 교사 부부였습니다. 두 분께 교육은 삶을 지탱하는 최고의 가치이자, 가장 확실한 안정이었습니다. 특히 외조모님은 1933년생이신데, 아이 넷을 출산하신 뒤에 대학에 입학하여 교사 자격을 취득했고, 그 길을 평생 걸어가셨습니다.


그 영향인지, 외조부모님께는 ‘교육이 곧 안정’이라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네 남매 모두 대학교육을 받았고, 그중 두 분—저희 어머니와 외삼촌—은 교사가 되셨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외삼촌에 관한 것입니다.


젊은 시절 외삼촌은 막 인기를 얻던 한의학과에 진학하고 싶어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조부모님은 늘 안정성을 가장 높은 기준으로 삼으셨고, 외삼촌의 선택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외삼촌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에 반강제로 진학하셨습니다. 그리고 추후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여, 교사가 되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평생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와 번민 속에서 살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3이던 어느 날, 외삼촌의 부음을 들었습니다.


외삼촌에 대한 제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 선명한 장면이 있습니다. 외삼촌 댁에서 인생 최초로 게임 ‘피카츄 배구’를 했던 일. 외삼촌은 늘 그렇듯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저와 동생과 함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장면만큼은 아직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충격받을까 걱정해, 재수에 성공한 뒤에야 외삼촌의 부고를 알려주셨습니다. 장례식에 갈 수 없었던 그때의 일은 지금도 제 마음속 작은 죄책감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상했던 삼촌, 그리고 제 삶에서 최초로 ‘게임’이라는 세계를 허락해 주었던 분.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안정성’만을 기준으로 아이의 길을 정해주는 것이 정말로 자식에게 이로운 일일까?


때로는 실패를 허용하는 길이, 오히려 한 사람의 생을 존중하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선택은 그 사람의 것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결국 그 사람의 몫일 테니까요.


저는 지금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답을 강요하기보다, 그저 소중한 아이가 삶의 여정을 이어가며, 살아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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