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시장의 착취 구조

by 에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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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교육 시장은 대단히 기형적입니다. ‘전인교육’이라는 목표와는 상당히 멀어진 채, 결국 의대 혹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줄세우기 교육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는 원장의 의도나 성향과 관계없이, 강사와 학생을 ‘성과를 내기 위한 도구’로 다루게 만듭니다. 다시 말해, 선량한 원장이라 할지라도 시장 구조 자체가 착취를 유발합니다.


오늘 한 강사 단톡에서 흥미로운 논의가 오갔습니다. 바로 “이상한 원장이 많은가, 아니면 이상한 강사가 많은가”라는 주제였습니다. 저는 단언컨대, 강사 쪽에 ‘이상하다’는 '사회적 낙인'이 붙기 쉬운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강사를 착취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구조 자체


사교육업은 인건비 대비 매출 효율이 극단적으로 중요합니다.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수업 스케줄, ‘강사 교체 리스크 최소화’, 상담 매출 압박 등이 결합되며 강사는 늘 구조적 소모품이 됩니다. 착취는 ‘특정 원장의 악의’가 아니라,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비용 절감 논리에서 비롯됩니다.


(2) 갑(원장)-을(강사)의 불균형한 권력관계


강사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취급되며, 원장은 고용과 배정을 독점합니다. 이 불평등한 권력관계는 강사의 목소리를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고, 원장의 행동은 제약받지 않는 반면 강사는 불합리해도 참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보니 강사들끼리조차 “저 사람 이상하네?”라고 말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됩니다.


(3) ‘떠난 자는 말이 없다’는 사교육계 특유의 침묵 구조


중소형 학원은 조직 규모가 작아 내부고발이나 구조 비판 자체가 어렵습니다. 잡플래닛 리뷰를 올리는 것조차 퇴사 직후에는 위험하고, 남아 있는 강사들은 더욱 침묵하게 됩니다. 결국 학원은 문제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폐쇄적 공간이 되며, 그 안에서 강사는 비가시적인 착취를 감내하게 됩니다. 또한 애초에 잡플래닛에 등록조차 되지 못할 만큼, 일반 중소기업보다도 규모가 작은 학원이 대다수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고려하면, “3일 만에 도망간 강사가 있다”는 한 원장의 항변은 저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반례가 착취구조가 존재함을 방증합니다.



왜 3일 만에 떠났을까요?
왜 견딜 수 없을 만큼의 노동과 압박이 존재할까요?
왜 그 원장의 ‘경험담’ 속에서 문제의 초점은 늘 강사 개인에게만 향할까요?


사교육 시장의 핵심 문제는 강사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강사를 이상하게 만드는 구조에 있습니다. 개인의 도덕성이나 성향으로 설명되기엔, 이 산업을 지배하는 동인은 너무나도 체계적이고, 너무나도 시장 논리에 철저합니다.


결국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왜 이상한 강사가 많은 시장인가?”가 아니라,

“왜 따뜻한 마음씨 - Compassion을 지닌 -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인가?”

이 질문을 외면하는 한, 사교육 시장의 착취 구조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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