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지화문

by 조 용범

현판이 겨울 하늘에 맞닿은 곳까지 오르니

불현듯 공간이 축소되고 소리는 확장된다

한 해의 마지막 겨울바람에 춤을 추는 사자들과

처마를 지키는 신화 속 동물들의 향연

곧 백 년을 네 번째로 맞이할 바위들이

말없이 지켜온 그 무언가

망루들을 잇는 산성 에움길엔

행인들의 염원을 담은 작은 돌탑들

잠시 겉옷을 벗어 성벽에 걸치었더니

언제 적부터 머리 위로

원을 그리던 말똥가리가 자유로웠다

그래 돌 하나 더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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