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구백팔십이 년에

by 조 용범

요즈음의 디에스엘알 인기처럼
필림-카메라를 사던 그 시절,
한국어판 설명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래 사랑하는 이가 알기 쉽도록
수기로-그림을 덧붙여- 직접 번역한
설명서를 선물하는 것은 대단한 정성이었던 것이다.
물론 문장 중간의 주요한 단어는 漢字로
써야 맞는 것이었고, 그것이 격식이었다.
컴퓨터도 없었고, 해외여행조차 하기 어려웠던
그 날의 기록. 서로를 향한 그 정열은, 눌러쓴 글자따라 영원한 사랑으로 남았다.

1982년 4월 10일 북대서양에서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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