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아들 찰리는 이 도시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있다고 했다. 빛나는 은발을 멋지게 빗어 넘긴 택시 운전사 제임스였는데, 나이 지긋한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택시를 몰았다. 짐이 기사 일을 하는 동안 차량 종류가 몇 번을 바뀌었다고 하니, 그 기간이 아마 한평생 아닌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지금은 따로 살고 있는 찰리를 만나는 날이면 그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마치 비밀 작전과도 같이 어느
약속 장소에서 그를 태워 함께 식당으로 간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있는 둘만의 작은 이벤트
라고나 할까.
대기 후 좌회전 신호에 문득 붉은 우체통이 보였다. 아직도 사용한다는 그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클래식함을 지니고 있는 외관이다. 택시들이 대기하던 곳도 저런 빠알간 색의 공중전화 박스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택시에 재떨이가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차내 흡연은 할 수 없는 시대 아닌가. 제임스가 이제는 중국 회사가 이곳에 전기 차 공장을 세워서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미 예전부터 택시의 부품 일부는 중국 회사에서 생산 중이었다고 하지만. 더 이상 순수 영국 제작의 택시는 박물관에서 만나게 될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도 하였다. 차량 실내 거울에 비친 그 눈가 주름이 깊었다.
오늘은 찰리를 만나는 날이라고 하였고, 옆 차로를 얼룩말로 페인팅된 흰색 블랙 캡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