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happened, happened."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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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 중에서 '인간이 자신들만을 위해 행하는 일'을 가장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라 볼 수 있겠다. 그는 언제나 한 개인이 특정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를 탐구해왔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영상미나 수많은 복선이 아닌, 그의 초기작 중 하나인 '메멘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시공간의 '압축'과 '재배열'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인버전'이란 소재를 통해 생명력을 갖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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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은 인류를 위협하는 알고리즘의 악용을 막으려 노력한다. 또 누군가는 후손과 자유를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며 이 사건을 이겨낸다-는 스토리. 하지만 이를 제외한 부분들은 그의 작품 중에서 다소 평이한 축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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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시선으로 캐릭터 간 감정을 최대한 담백해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많은 관객이 [인셉션]보다 이해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측면은 '인물 간 감정선을 조금 더 친절하게 풀어냈다면 어땟을까.' 하는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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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주인공들과의 충분한 공감대를 이루기에 도입부가 다소 타이트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인물들이 보여주는 '개인사'에 대한 정보가 적어서, 또는 세계관의 설명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호흡이 빠르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극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버린 이후에는 '다들 정말 열심히 연기하고 있구나.' '이 부분은 긴박함을 느껴야 하는 장면인 것 같아!' 하는 생각이 드는 「극과 관객의 순간적 분리 현상」을 체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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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 또한 감독이 오랜 시간 동안 시도해 온 부분이다. 비트나 음계의 전통적인 조합을 벗어나, 하나의 감정선을 엠비언스와 유사하게 디자인하여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배트맨 시리즈'를 비롯한 그의 작품들에서 자주 사용되어 왔다. 이번 영화의 경우 사운드 디자인이 더 적극적으로 사용되다가, 종반부에 이르러 인물들이 최초로 인간적 감정을 가지고 나누는 대화에서만 우리가 보통 '음악'이라 부르는 비교적 대중적인 스코어가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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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닐'은 그런 삶 안에서 장르적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그 현실에서 행하는 일의 난이도를 떠나서) 또다시 과거로의 회귀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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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옆 좌석 커플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심야영화 장르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