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의 활동이 학회의 붕괴와 함께 무너지면서 필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 커뮤니티가 바로 에펨코리아라 불리는 곳 펨코였다. 여기에 처음 들어간 계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때 오프라인에서 만난 이들 가운데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이들과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이들과는 C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로 거의 지금 기준으로는 10여 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이들과는 연락도 하면서 카카오톡 방에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정치적 견해로 인한 갈등이 심해졌고 결국은 내가 이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나와 맞는 정치 커뮤니티를 찾아다녔다.
에펨코리아 즉, 펨코는 이 과정에서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는 2020년 총선 이후의 일이었기 때문에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해당 커뮤니티에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던 상황이었다. 조국 사태가 있었기는 했지만 총선 이후에는 민주당이 승리했기 때문에 보수 성향을 띠는 커뮤니티는 부정선거까지 나올 정도로 가상공간은 양극단으로 분리되었다. 필자는 당시나 지금이나 보수라고 생각하지만 정당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민주당으로 성향이 변화되고 있었다. 아마 펨코를 들어간 것도 온건 보수 성향으로 대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들어간 것 같다.
처음 들어갈 때는 필자가 활동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네이버 카페 이상의 개방성이 있었고, 당시 네이버 카페는 개방성이 점차 무너진 뒤였기에 디시인사이드나 에펨코리아와 같은 커뮤니티는 당시로서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포를 주는 것과 마는 것은 필자에게 상관은 없었지만 개방성은 정말 네이버 카페 이상으로 넓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넓은 개방성이 주는 해악이었다. 필자는 펨코에 몇 주 정도 있었던 것에 불고하지만 그곳은 네이버 카페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처음 충격이랄까 충돌을 한 지점은 역사관의 문제였다. 온건 보수를 표방한 이들이 총선이 끝나자마자 며칠간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과 섞여 있어서 별다른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들이 빠져나가면 일제 강점기의 문제라던지 한국현대사의 몇몇 부분에는 역사학에서도 틀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분과 식민지 근대화론에 관한 부분이었다. 두 부분은 역사학에서 많이 논의가 되었고 식민지 근대화론은 새로운 논의로 흐르고 있었음을 이야기했으나 이들은 듣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언사의 문제였다. 즉, 말의 강도가 매우 쌨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이버 카페만을 전전한 필자로서는 개방성이 가장 넓고 정치성향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가면 갈수록 그 어조가 도를 넘는 경우를 본 경우가 많았다. 처음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대화라는 게 쉽지 않음을 느낀 순간이었다. 비속어와 반말은 기본이고 필자조차도 혐오라는 것에 조금 발을 담근 느낌이랄까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필자는 몇 주를 버티기가 힘들었고 디시인사이드라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최선이었던, 이와 동시에 지금까지 영향을 준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