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파원 입국기 3]
일상 생활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음식이다. 외부의 자극이 적은 2주간의 격리생활에서 음식만큼 민감한 품목은 없다. 생활 패턴이 단순해지는 만큼 세 끼 식사가 공급되는 시간 기준으로 하루의 스케줄이 돌아가게 된다.
거기에 격리 당사자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맛과 질이 맞는지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식사 시간이 기다려지는 것이 아니라 힘겹게 느껴질 경우 격리 생활 자체가 매우 힘겹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우리와 식습관이 비슷한 중국이지만, 엄연히 한국과 중국 음식은 다르다.
중국 음식이 입에 맞는 이들은 괜찮지만, 아닌 경우 매 끼니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하루에 3번, 격리기간 14일을 감안하면 최소 42번의 고민을 해야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식이 쌀이어서 대부분 끼니마다 쌀밥이 나온다는 점이다. 거기에 중국 음식은 한식처럼 장을 이용해 볶거나 데치고, 식단에 국물이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건 맛인데 여기서부턴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 입에 맞는 이들이야 문제가 안 될 텐데, 일반적인 중국 여행 왔을 때 음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원하는 음식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뷔페도 아니다. 그냥 나오는 대로 먹어야한다. 호텔이 어떤 곳이지 그곳에서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음식이 입에 맞으면 먹으면 되고, 아니면 잘 못먹게 된다.
톈진(천진)에서 머물고 있는 격리 시설 ‘천진천우해열주점(天津天宇海悅(간자체)酒店)’은 규모가 큰 호텔이 아니다. 자부담해야할 숙식비가 1인1실 기준 14일간 3780위안(약 65만원), 하루 평균 4만6000원꼴이다. 다른 지역 격리 호텔에 비해 비용이 낮게 책정된 것으로 봐서 시설 수준은 좋은 편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이중 식비는 하루 세 끼 기준 1인당 80위안으로 책정했다. 하루 세 끼에 약 1만3700원으로 한 끼당 4600원이다. 중국 기준으로는 낮은 금액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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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오전 7시30분(현지 시간), 오전 11시30분, 오후 5시30분이 식사 시간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죽 종류가 나오지만 어느 날은 볶음밥이 나오기도 한다. 점심엔 만두로만 모두 채워진 도시락을 받게 되기도 한다. 저녁은 점심과 비슷하다. 밥과 반찬 2개, 국물 한 개가 기본이고, 거기에 우유, 요플레, 과일 등이 돌아가며 나온다.
그래도 한국에서 중국 입국 준비를 하는 중이라면 선택의 여지는 아직 있다. 부담스럽더라도 다양한 한국 식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수 있기에 한국에서 미리 음식을 준비해오면 격리 생활이 훨씬 수월하다.
포장이 완비된 다양한 국거리와 고추장, 김, 김치(볶음 김치 등), 참치(캔은 호텔에서 반입 안 될 수 있음) 등은 필수다. 취향에 따라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자장, 카레 등도 준비하면 좋다. 이를 위해선 라면 하나 정도 끓여 먹을 수 있는 전기 포트를 준비해오면 매우 유용하다. 특히 김자반과 볶음 고추장은 필수 리스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여기에 컵과 그릇, 플라스틱 숟가락(숙소에선 대부분 젓가락만 제공된다) 등을 추가로 준비하면 좋다. 일회용이 아니면 당연히 주방 세제도 준비해야한다.
지역과 호텔마다 제공하는 물품의 종류와 수량이 다르기 때문에 외부의 조달이 없어도 2주간 지낼 수 있도록 생활용품을 준비하면 좋다. 빨래 비누와 옷걸이도 있으면 좋다. 2주간 보통 수건은 두 장만 지급되기 때문이다.
격리시설의 위생상태가 좋지 못해 벌레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침대 진드기 퇴치제와 벌레 제거용 제품 등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격리 기간 동안 캔이나 칼 등 격리기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물품은 반입 못 하게 하는 격리시설도 있으니 가능하면 이를 제외하는 것이 좋다.
‘호캉스(호텔+바캉스)’가 아니다. 호텔 측에 이것저것을 요구하기 힘들다. 본인이 격리 기간 편하려면 힘들더라도 최대한 준비를 해오는 것이 ‘슬기로운 격리생활’이 될 수 있다.
톈진=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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