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파원 입국기 4]
중국 톈진(천진)에 지난 25일 입국해 첫 주말을 맞았다. 군대 있을 때도 주말엔 평일과 무엇인가 다를 거라는 기대를 하지만, 격리 시설에선 그런 게 없다. 똑같은 일상이다.
격리 기간 방에서 생활은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매일 똑같이 반복해서 지켜야 행동이 하나 있다, 바로 체온 측정이다.
격리 첫날 방에 들어오니 책상에 중국어 설명과 함께 QR코드 표시가 있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공항 입국시 ‘건강 신고서’를 작성하면서 위챗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써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주저 없이 위챗으로 QR코드를 스캔했다. 그러자 위챗에 ‘천우의호’가 친구로 등록됐다. 톈진 지역 방역 담당자다.
매일 오전 8시(현지 시간)와 오후 3시 기준으로 체온 측정 후 위챗으로 보고를 해야했다. 시간을 넘기면 위챗으로 보고하라고 연락이 온다. 만약 위챗에 QR코드 인식을 하지 않아 ‘천우의호’가 친구 등록이 안됐다면, 방으로 전화가 온다.
체온 측정만 하면 간단한 일이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본인이 가져 온 체온계가 없으면 호텔(또는 방역 당국)에서 제공하는 체온계를 써야한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수은 체온계다. 한국에서 전자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는 게 익숙해져, 수은 체온계로 체온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체온계의 은색 부분을 겨드랑이에 넣고 꽤 오랜 시간(5분 이상) 오른 팔을 몸에 밀착시켰다. 문제는 온도계 보는 방법이었다. 오랜만에 쓰다 보니 수은이 어디까지 올라와 있는지 잘 보이질 않았다.
체온계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눈에 잘 안 띄다가 우연찮게 36도와 37도 표기 사이에서 은색 실선을 찾을 수 있었다. 가능하면 머리 위로 뒷 배경이 흰색 등 무채색이어야 눈에 잘 보인다. 과거 체온계 수은주가 빨간색이었던 이유를 알 듯싶다. 수은의 색인 은색 자체는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이다.
체온이 정상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위챗으로 보냈고, 격리 시설의 가장 중요한 일과를 마무리 지었다.
체온 측정이 간단한 일이지만, 사실 격리 기간 체온이 정상범위를 넘으면 긴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아니라 다른 곳이 아프더라도 체온이 얼마인지부터 신경 쓰게 된다. 중국에 일을 하러 온 상황에서 체온이 높아져 격리 기간이 길어지거나 하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하면 향후 일정에 차질이 크기 때문이다. 2주 간의 격리 기간 동안 정상 활동이 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올 때까진 약간의 긴장이 필요하다.
톈진=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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