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사람들 54화
오래된 카페 카르마를 찾았다.
T는 많이 지쳐 보였다.
"난 늘 여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거든."
T는 여행을 좋아했다.
일 년 중 통으로 쉬는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틈만 나면 부지런히 어디론가 떠나곤 했다.
"옛날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곳에 쭉 살았겠지."
휴일에 늦잠을 잔다거나, 온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며 쉬는 걸 못 봤다.
그런 에너지가 어디서 퐁퐁 샘솟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떠나려니 무서워. 겁 나."
T는 익숙한 일터에서 떠나게 되었다.
반은 자의로 반은 떠밀리듯
휴가가 아닌 생존을 위한 여행으로 내몰렸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T는 초조한 지 빈 손등을 몇 번이고 쓸어내리고 있었다.
하나의 직업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단축된다.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여행을 더 떠나게 될까?
미래가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는 힘주어 말했다.
"너라면 잘 해낼 거야. 진짜."
애처롭게 떨리는 T의 손이 내 손을 꼬옥 마주 잡았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기꺼이 언제든 여행의 말벗이 되어 주고 싶다.